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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부검 결과, 외부 충격 여부는 불명확...경찰, 뇌에서 조직 확보 국과수 정밀조사 의뢰

제주에서 아동학대 의심 사건으로 숨진 다섯 살 배기에 대한 부검이 이뤄졌지만 학대 혐의를 특정 지을 만한 직접적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강현욱 박사는 27일 오후 3시부터 A(5)군에 대한 부검을 진행하고 “외상성 격막하출혈이 사인”이라는 소견을 경찰에 전했다.

외상성 경막하출혈은 외부 충격으로 뇌를 둘러싸고 있는 경막 안쪽 뇌혈관이 터지면서 혈액이 뇌와 바깥쪽 경막 사이에 고이는 경우를 의미한다.

부검의는 출혈이 외부의 직접적인 충격에 의한 것인지, 아이가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쳐 발생한 것인지는 특정 짓지 못했다.

경찰은 정밀 조사를 위해 A군의 뇌에서 조직을 일부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기로 했다. 검사 결과는 10일 이후에 나온다.

부검의는 다른 신체 부위에 대해서도 살펴봤지만 폭행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A군이 20일 가까이 병상에 누워있어 멍 자국 등이 나올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경찰 관계자는 “뇌출혈이 외부에서 무언가를 가격해 생긴 것인지 부모 진술대로 계단에서 넘어져 발생한 건지 확인이 어렵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A군은 6일 오후 8시13분 뇌출혈 증세를 보여 119를 통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담당 의사가 7일 오전 10시10분쯤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하자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군의 엄마인 B(35.여)씨가 11월말부터 아이를 다치게 한 것으로 보고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중이다.

B씨는 “아이가 집 계단에서 넘어져 다친 것”이라며 일관되게 아동학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B씨의 가족들도 학대행위는 없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사경을 헤매던 A군은 26일 오전 5시48분 제주시내 모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도중 뇌좌상으로 사망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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