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한 고창실 감사위원장 前 내정자 "후회는 없어"
"행정·정치가 안돼…감사위원장은 최종적 종합 판단할 수 있어야"

"차라리 잘됐다. 홀가분한 마음이다"

도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임명동의를 받지 못한 고창실 전 감사위원장 내정자가 그간의 짧은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 "차라리 잘됐다.후회는 없다"며 홀가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고 전 내정자는 16일 오후 3시께 임명안이 부결되자 바로 김태환 지사를 찾아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강창식 부의장(인사청문특별위원장)을 만나 덕담을 나눈 후 의회를 떠났다.

그간 고 전 내정자는 임명 예고와 함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첫 인사청문 과정을 겪었던 짧은 소회인 셈이다.

고 전 내정자는 "사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역대 감사위원장이 모두 법조인 출신이 아니냐"며 "앞으로 감사위원장의 자리는 법조인 계통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감사위원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라며 "행정가와 정치인은 제 식구를 제대로 볼 수가 없어 안된다"고 말했다.

또 "감사위원장은 '법대로만' 소극적인 자세를 가진 공무원, 흔히 '복지부동' 공무원을 재촉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아울러 사심과 비리가 없다면 자그만 실수가 있어도 격려해 줘야 한다"고 나름대로의 의견을 피력했다.

▲ 고 전 내정자는 "행정가와 정치인은 안된다. 최소한 법조인 계통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전 내정자는 "사실상 감사위원회 현만식 사무처장과의 인척 관계가 이처럼 민감하게 생각할 줄은 몰랐다"며 "이랬다면 차라리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간의 고충을 내비쳤다.

이어 "도 의회 청문에서도 답변했지만 만약 감사위원장이 된다면 다른 곳으로 인사조치를 해달라고 건의하려고 했다"며 나름대로 중립성을 위해 노력하려 했음을 언급했다.

수년 전 언론에 기고했던 컬럼을 통해 나타난 '의회 무시' 발언 대해서도 "글의 취지가 잘 못 이해되면서 의회관(觀)이 잘 못된 것처럼 비쳐졌다"며 "이는 의도했던 것과 다르게 전달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특히 "의원들이 공부를 많이 한 것 같다. 굉장히 매섭고 일리 있는 지적이 많았다"고 달라진 도의회를 지적한 그는 "하지만 의회의 입장을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쓴소리도 했다.

이는 '감사위원회가 도의회 산하 기구로 둬야 하지 않느냐'는 답변을 강요한데 따른 발언이다.

"사실상 그런 강요성 답변 유도는 무리한 것 아니가하는 생각이 든다"며 "사실상 기본적인 입장표명밖에 달리 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간 속앓이도 털어놨다.

"사실상 도지사의 부탁을 받고 나이가 든 마당에 3년 동안 서귀포로 출퇴근해야 한다는 부담도 없지 않았다"는 고 전 내정자는 "차라리 잘 됐다는 생각이 든다"며 조금은 후련하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학교는 일찌기 정년 퇴임한 만큼 그 동안 하던 강연을 나갈 생각"이라며 "더 좋은 인물이 추천돼 감사위원장 임명을 받아 성공적인 특별자치도를 끌어가는데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지인과 함께 의사당을 나서는 고창실 전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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