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섬 숨, 쉼] 즐겁게 기쁘게 감사하며 선택의 길 가고 싶어

“엄마, 틴트 하나 사다 줘.”
“뭘로?”
“이니스OO꺼는 지금 내가 쓰는 거고 올리브O꺼는 새로운 건데…뭘로 하카?”

지금 쓰는 것을 다시 쓰자니 좀 지겹고 새로운 것을 쓰자니 내게 잘 맞을까 확신이 없고, 딸의 고민은 끝이 없었다. ‘아무거나 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꾹 참고 내가 결론을 내주었다.

엄마 가기 편한 곳에 가서 살게.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은 선택과 선택의 연결인 것 같다. 틴트 하나 고르는 사소한 선택부터 진로나 사업의 방향을 정하는 큰 선택까지. 해마다 새해가 밝아오면 각자 비장한 결심 한 두가지씩은 할 텐데 그 결심 역시 선택한 길을 가기위한 다리일 것이다. 선택의 기로에 서서 결정을 한다는 것, 쉬운 일은 아니다. 나도 마찬가지다. 시험처럼 열심히 공부해서 이미 있는 정답을 찾아나가는 거라면 오히려 쉽겠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인생은 시험처럼 단순하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현명한 선택을 하기위해 평소에 의식적으로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상황이나 조건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내면으로 연결된 선택을 할 수 있다. 여러 갈래 길에서 일단 선택을 했으면 다음 할 일은 그 길이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애쓰는 것이다. 

뒤돌아보면 나는 올바른 선택(누군가 정해 놓은)을 해야 한다는 것에 집착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살아왔던 것 같다. 이제 보면 아쉽긴 하지만 다 과정이라 생각한다. 지난 연말 동문 송년회자리에서 한 선배님이 자기만의 정답을 찾아가는 삶을 살라고 조언하셨다. 누군가 정해놓은 답이 아니라 자기만의 정답을 찾아가는 것, 그 여정이 삶의 여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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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쿠아플라넷 제주 전시관을 찾은 젊은이. 제공=홍경희. ⓒ제주의소리

2019년 새해가 밝았다. 건강 시험 번창 등 이루어야 할 목표들이 휙휙 지나가며 결심들을 많이 할 때다. 나 역시 그렇다. 올해 나의 바람은 삶의 우선순위를 잘 잡아 가는 것이다. 나만의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먼저 해야 할 일을 우선 정하고 급해 보이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은 뒤로 미루어야겠다. 그리고 그 일들을 잊지 않도록 잘 적어두었다가 자꾸 보면서 여러 가지 선택의 기준으로 삼을 것이다. 그리고 선택했으면 즐겁게 기쁘게 감사하며 그 길을 가고 싶다.

새해 결심이 결심으로 끝나지 않도록 지금부터 그렇게 해보련다. / 홍경희 제주교재사 대표( https://blog.naver.com/jejubaramsum )

덧붙임: 사랑하는 나의 기달왕자님이 결국 자기 길을 간다. 이제는 섣부르게 훈계할 수 없다. 큰 세상을 향해, 남들이 잘 가지 않는 독특하고 새로운 길을 가는 아들에게 선택했으니 그 길에서 너만의 정답을 찾으라는 선배님의 조언을 되풀이할 수밖에. 

“자 이제 품을 떠나니 너의 날개로 훨훨 날아가라. 나는 지켜보며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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