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제주바다가 그립다.
도회지 숨 막히는 곳에서
벗어나
파도에 씻겨버린
그대 발자국이 있을
바다로 가고 싶다가뭇한 해무가 아련히
산자락 넘어갈 때
그대와 무수한 별을 세면서
별빛을 그려 놓았던
바다로 떠나고 싶다
모래톱이 파도에 씻겨
가장 눈부시게 빛날 즈음
작은 떨림으로 다가온
입맞춤의 음표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마침표로 채색되어 버린
그곳이 그립습니다.
외로움이 밀려올 때
비가 오면 바다가 그립다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주하고
행복을 나눴던
그곳에 가면
추억이 아련히 떠오르니까
-박장락의 '비가 오면 바다가 그립다'-
한줄기 소낙비가 쏟아지더니 드디어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여름이 꼬리를 잡힌 듯 합니다. 찢어진 구름 속에 나타난 하늘이 파랗게 변해갑니다. 아직 바다구경을 하지 못한 아이들은 걱정이 생겼습니다. 가을이 성큼 다가오면 바다구경을 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1km가 넘는 제주 이호해수역장 백사장에 떠나는 여름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바다를 메워갑니다. 수심이 1-2m밖에 되지 않아 올여름 많은 사람들이 찾았던 이호해수욕장, 서둘러 바다를 찾아온 사람들의 웅성거림 속에 철없는 파도는 하얀 포말을 그립니다.
유난히 무더웠던 올여름. 여름이 꼬리 잡힌 제주이호해수욕장에서 시 한편을 바다위에 씌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