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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다양한 사연으로 동참 잇따라...‘동백 한 그루 평화 한 걸음’ 캠페인 참여 접수 중

“앞으로 제주4.3평화공원에 활짝 필 동백꽃을 하늘에 있을 여동생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제주4.3평화공원을 4.3의 상징인 동백꽃으로 가득 채우자는 캠페인이 뜨거운 관심 속에 호응을 얻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은 2월 1일부터 20일까지 동백나무 캠페인 기증 접수 결과, 모두 1195그루가 신청됐다고 밝혔다. 4.3 당시 억울하게 피해 입은 유족들이 기증에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사연들도 들려왔다.

동백나무 다섯 그루를 기증한 양성홍(82·제주시 도남동) 씨는 70여년전 군경의 토벌로 갓난아기 여동생을 이유도 모른 채 떠나보냈다.

양 씨는 “여동생은 혼란스러웠던 시절을 잘못 만나 이름도 가지지 못했다. 앞으로 4.3평화공원에 활짝 필 동백꽃을 여동생으로 생각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김경범(50·제주시 오라동) 씨의 외할아버지는 4.3당시 용강동에서 총상을 당하고 큰아버지가 대전형무소로 억울하게 끌려간 아픔이 있다. 그는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알리는 활동에 힘써달라며 동백나무 200그루를 기증했다.

동신레미콘(대표이사 고영만)은 단체‧기관 중 가장 먼저 기증 의사를 밝혔다. 회사 직원 가운데 4.3유족인 김석환 씨를 통해 수령 30년 이상의 동백나무 네 그루를 기증했다.

고 대표는 “평소 4.3에 대해 관심이 많아 이번 캠페인에 동참했다. 기증한 동백나무가 4.3유족들에게 치유의 상징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제주시청 청정환경국 공원녹지과는 20년생 이상 동백나무 150그루를 조경 설계를 통해 기증 식재하겠다고 밝혔다. 

한응린(57‧조천읍 함덕리)씨는 수령 45년생 제주 토종 동백나무 40그루를 기증했다. 재단 관계자들은 20일 현장을 방문해 수목을 살피기도 했다.

한 씨는 “어려운 시절 아버지께서 땀 흘리며 심은 동백나무를 좋은 일에 쓰일 수 있어 더 없이 뿌듯하다”며 “지금처럼 4.3평화공원의 동백나무 심기 캠페인에 많은 관심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정희 4.3희생자유족회 부녀회장도 동백나무 다섯 그루 기증 의사를 재단에 전해왔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애기동백과 겹동백은 12월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늦어도 3월이면 진다. 그러나 토종 동백은 1월말부터 4월까지 꽃이 달려있어 4.3 추념식에서도 만날 수 있다.

4.3평화공원 동백나무 심기 캠페인 ‘동백 한 그루 평화 한 걸음’은 제주도의회, 제주도교육청, 제주4.3희생자유족회의 후원으로 진행 중이다. 재단은 동백나무 기증 신청을 계속해서 받고 있다. 

문의 : 4.3평화재단 공원기념관관리팀 064-723-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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