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나무지기 성주엽 씨 에세이집 <나무편지> 펴내
제주 나무지기 성주엽 씨 에세이집 <나무편지>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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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정원 ‘생각하는 정원’ 성주엽 실장 나무·정원 주제의
두 번째 책 출판 

“1968년부터 황무지를 개간하여 정원을 가꾸기 시작한 20여 년의 시간은 탄생을 위한 몸부림이었고, 개원 후 10년간은 여러 분쟁과 다툼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아를 성찰했던 혹독한 시련의 시기였습니다. 어쩌면 분재의 형성 과정과도 그렇게 닮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 시련과 아픔 속에서 이곳을 굳건히 지키고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사람들만 주변에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상처받은 이들, 세파에 지친 고독한 이들, 외로운 이들이 모여 자신의 소명을 깨달으며 믿음의 돌담을 쌓고,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며, 지상에 잃어버린 에덴동산을 소망하고, 자신의 모든 것들을 쏟아 부어 함께 다듬고 만들어 가는 곳이 되었습니다.”(다섯 마디─나무의 꿈을 꾸는 농부의 서재 中에서, 268페이지)
땔감을 베거나 줍는 나무꾼은 아니다. 그러나 나무꾼만큼이나 나무꾼처럼 살아가고 싶은, 나무들만큼이나 나무처럼 살아가고 싶은 나무꾼이 나무들과 나눈 편지들을 엮어 책으로 펴냈다. 

나무지기이자 정원 스토리텔러로 살아가는 ‘생각하는 정원’의 성주엽 실장이 나무들과 나눈 마음의 대화와 편지를 모아 엮은 에세이집 『나무편지』를 최근 펴냈다. 값 1만7000원.

365일 나무를 돌보는 나무지기가 예민하게 듣고 담백하게 써서 우표도 주소도 없이 보내온 나무들과의 편지글을 소개했다.  

나무편지.jpg

부친 성범영 원장을 도와 제주 한경면 저지리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인 ‘생각하는 정원’을 일궈가고 있는 성 실장은 나무들과 만나면서 전혀 다른 세상, 신기한 세상을 경험했다고 고백한다. 

이 책은 지난 1월 출판한 『생각하는 나무이야기』에 이어 나무의 가지를 잘라주고 뿌리를 솎아내며 나무들이 건강하게 자라나는 과정을 나이테처럼 정리한 나무역사서이기도 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나무편지』는 ▶한마디-작란하는 새싹, 봄의 교향곡 ▶두 마디-정오의 잎 새, 한여름 밤의 야상곡 ▶세마디-결실의 찬가, 가을 세레나데 ▶네 마디-나목의 고향, 겨울 소나타 ▶다섯 마디-나무의 꿈을 꾸는 농부의 서재 등 전체 다섯 마디로 구성됐다. 

시인 윤석산(제주대 명예교수)은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간혹 푸르른 하늘을 우러러보다가 남은 인생을 나무로부터 배우면서, 서로 사랑하고 나눠주는 ‘생명의 미학과 예술’의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그냥 마음을 비우고 읽다보면 저절로 깨달음을 주게 한다”고 추천했다. 

성 실장은 “나무의 속살 깊은 곳에 스며든 이야기, 때로 울고 웃으며 주고받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있고 신기해서 한 통씩 편지로 옮겼다”며 “25년 동안 정원 곳곳에서 만난 분재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은 이들과 공감하고 싶어 켜켜이 쌓아온 나무들과 나눈 편지들을 책으로 펴냈다”고 말했다. 

댕유지나무의 황금 열매에서 인간의 게으름을, 붉은 산당화의 꽃잎에서 도발적이고 당당함을, 돌담에 바짝 붙어 자라는 능소화와 길섶에 핀 자주괭이밥에서 절대 사소하지 않은 생명의 가치를 읽어낸다.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나무편지 한 통이 도착했는지 마음의 우체통을 한 번 열어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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