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5주년-제주의소리에 바란다] 문근식 (사)한국농업경영인 제주도연합회 감사 
 
KakaoTalk_20190226_093934858-p.jpg
▲ 문근식 감사.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며칠전 [제주의소리]에서 원고를 부탁한다며 전화가 왔다.
 
나는 대뜸 [00의 소리]라 불리울 만큼 변해버린 [제주의소리]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오히려 [제주의소리]에서는 “쓴 소리를 듣기위해 원고를 부탁한다”고 한다. 스스로 매를 맞겠단다. 그 순간 내 얼굴이 화끈거렸다. 자기 생일날 듣기 좋은 덕담보다 스스로 회초리를 들어 때려달라고 한다.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다. 
 
알 속의 병아리와 알 밖의 어미닭이 함께 힘을 합쳐 동시에 달걀 껍질을 쪼아 깨뜨려, 알 속의 병아리가 세상 밖으로 무사히 나오게 하는 일을 일컫는다. 
 
문제를 인식하고, 고쳐나가기 위한 자구 노력과 분위기 쇄신은 내부의 동력만으로는 어려울 때가 있다. 그래서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이러한 내부의 움직임이라면 더 이상 회초리를 들 이유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회초리 대신 격려의 박수를 보내야 하는 것이다. 이미 자신들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또한, 내 자신을 거울에 비춰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그동안 어느 한 쪽 편에만 서서 판단을 하고, 행동을 하기만 하였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누군가는 스스로 종아리를 걷는데 나는 과연 그들처럼 스스로 종아리를 걷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누군가를 경계에 서게 하고, 좌우를 넘나들며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게 하는것 역시 언론의 또 다른 길일지도 모른다. 
 
15년전 제주에서 진보 언론의 깃발을 들고 탄생한 게 [제주의소리]였다. 원희룡 도정의 출발과 함께 진보에서 관보로 변해버린듯한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그렇게 비춰지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 했고, 지금도 안타까워 한다.
 
왜 관보처럼 보였을까? 그 원인과 해결방안도 스스로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하는 것이다. 초심이 무엇이었을까? 궁금하기도 하여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글귀들이 보였다.
 
소통을 기반으로 세상의 변화를 추구하는 진보언론!
항상 열어놓되 기계적 중립을 멀리하는 참 언론!
소외받는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따뜻한 언론!
 
이게 15년 전 [제주의소리]의 초심이란다.
 
세상에는 다양한 소리들이 있다. 자연의 소리, 잉태의 소리, 출산의 소리, 아이들의 소리, 청년의 소리, 노인의 소리, 약자의 울먹이는 소리, 도청 앞 천막촌 사람들의 다양한 목소리 등등.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스스로에게 회초리를 든 [제주의소리]를 응원하며, 앞으로 눈을 부릅뜨고 다양한 소리들을 어떻게 듣는지 지켜볼 것이다. 
 
끝으로 15년동안 성장하였고, 앞으로 성숙해져갈 [제주의소리]를 응원한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