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님은 이렇게 우리도 모르게 오시려나 봅니다
이 매미는 저에게 주어진 생을 마치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제주의 '가을 빛깔'이 이렇게 형형색색으로 빛나고 있는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나뭇가지에 살포시 걸터앉은 가을 님.
이 베짱이, 한 쪽 다리도 없고 더듬이도 축 늘어졌습니다. 저 자세로 밤새 새벽 이슬을 덮어썼나 봅니다. 흡사 조락하는 잎사귀를 닮았습니다. 가을 님을 맞는 베짱이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연못 위를 떠다니는 잎사귀. 마치 하늘 속을 부유하는 것 같습니다.
시들어가는 낙엽과 '푸르디 푸른' 녹색 이끼. 묘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하모니'를 이룹니다.
가을 님은 이렇게 우리도 모르게 오시려나 봅니다.
송현우 시민기자
nang051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