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9일 토요일.
퇴근하고 나서 친구와 도서관으로 가는 길입니다.
점심을 굶은 친구에게 점심을 사 먹이고,
역시나 내 눈을 벗어날 수 없는 숨결이 있었습니다 도심의 한 복판에.
꽃과 나비
이 가을이 다하기 전에 못다한 사랑 실컷 나누렴아.
꽃등에 가까이 날고 있었는데 서툰 나는 포착하는데 실패했습니다.
어찌나 그 향이 좋던지 허공에서 꿀이라도 한 사발 떠 올릴 것만 같았습니다.
아니 단지 하나 들고만 있어도 금새 꿀이 찰것만 같더이다.
예와 덕을 갖추고 대해야 한다는 예덕나무
약효가 뛰어난 나무라 그럴까요?
우리의 산과 들에 흔히 볼 수 있고 약효가 있는 나무가 이 하나 뿐이 아닐텐데 왜 특별히 '예덕'나무라고 불리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무더기로 있는데 다소곳하니 암꽃이 여물어가고 있습니다
구상나무도 웅장한 성인 듯
정교한 탑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 가을, 하나는 외로워 둘이랍니다.
성근 귤 하나가 못난이의 멋을 과시하고 앉았습니다
보기만 해도 침샘이 분비되지 않나요?
숙성의 날 머지 않았습니다.
고봉선 시민기자
hyhhhyh@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