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애의 담배를 다 피워버린 여자의 담배 이야기, 서명숙의 「흡연 여성 잔혹사」
담배 피우는 여성은 나날이 증가하는데 정작 내 주변 여성에게서는 보기 어려운 이유는 여성들의 '몰래 흡연' 때문이다. '아빠가 알면 둑음, 남친이 알면 절교'. 바로 현대 여성을 '몰래 흡연'의 구덩이로 몰아 넣는 공고한 사회의 올가미들이다.
27년간의 흡연 경력으로 '담배 고프다'의 단계를 넘어 '담배 마렵다'의 경지까지 갔던 한 흡연여성이 풀어내는 한국 흡연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잔혹사.
스무살 시절 대학선배의 소개로 알게된 담배에 홀딱 반해버린 서명숙(47)씨. 그렇게 그녀의 20년이 훌쩍 넘는 담배와의 동고동락이 시작됐다.
「시사저널」 편집장을 역임했던 저자는 "원래 여성의 금연에 관한 책을 내려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삼십여년 전과 별반 달라진 게 없는 여성들의 몰래 흡연을 발견하게 됐다"며 "모든 금기를 깨고서도 끝끝내 흡연에서는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여성의 흡연 문제를 먼저 짚어야 했다"고 자신의 첫 작품이 여성의 흡연 이야기가 된 이유를 밝힌다.
「흡연 여성 잔혹사」. 1970년대 시국 사범으로 끌려가 취조를 받던 중 발견된 담뱃갑으로 인해 "담배나 피우는 ○○같은 년들"이란 말을 하던 경찰이 남자들에게는 협박 반 회유 반으로 담배를 권하는 모습. 그 후 30여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이 사회에서는 담배 피는 여성이 '죄인이고 마녀'이다.
한낱 기호품인 담배가 현대판 마녀사냥의 미끼가 되는 이런 현실 속에서 27년간 담배 피우는 여성으로 살아왔던 저자 서명숙은 그간 알면서도 모른 체 해야했던 여성의 흡연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흡연 여성 잔혹사」는 담배에 대한 저자의 자전적 보고서이다. 자신이 담배를 피우며 겪었던 파란만장하고 엽기발랄한 일들뿐 아니라 이미 잘 알려진 여성 인사들의 숨겨진 흡연 일화, 평범한 여성들의 다양한 흡연 일화까지 담배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담아낸다.
만인의 연인으로 불리며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 자리에까지 오른 재클린 케네디와 국모로서 조선의 문호 개방과 개혁에 앞장섰던 우리나라 퍼스트 레이디 명성황후가 공유하는 비밀은?, '나 죽으면 담배와 함께 살라주오!'라고 외치는 흡연자들의 심리, 여자는 담배 피우기에서부터 용기가 필요한 우리 사회에서의 왕골초 금연 성공기 등.
'뭐든지 햇볕에 내놓고 말려야 제대로 마르는 법'이라며 '몰래 흡연'으로 인해 금연까지도 몰래해야 어려움을 갖고 있는 우리 사회의 흡연 여성들에게 다가오는 5월31일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세계 금연의 날'을 빌미 삼아 '오늘부터 이 몸은 금연 시작이야! 건드리지마!'라고 선언해 보길 권유한다.
저자는 「흡연 여성 잔혹사」를 통해 당당하게 피우지 못할 담배는 끊는 것이 흡연 여성으로서 스스로를 사랑하는 길임을 제시한다. ㈜웅진닷컴. 9000원.
| 「흡연 여성 잔혹사」 저자 서명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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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초등학교·서귀여중·신성여고 졸 독자사이트 : http://cafe.daum.net/smso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