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투병 김준혁군의 추석나기…수술 경과 좋아 '희망'
"의사가 되서 아픈사람 치료해 줄래요"…3달째 항암치료

소아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은 후 추석을 맞아 제주에 내려온 김준혁군
"준혁아 꼭 나아서 같이 공부해"…"그래 조금만 기다려줘!"

신제주교 1학년인 김준혁군(7). 명랑하고, 호기심 많고, 개구장이였던 준혁이는 지난 7월 갑작스럽게 뇌종양 수모세포증이란 흔히 말하는 '소아암'에 걸렸다.

아픈 사람들의 병을 고쳐주는 의사가 꿈인 준혁이가 오히려 생명의 위협을 받고 3개월째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준혁이는 지난 6월부터 머리가 자주 아프고, 학교급식을 먹지않아 처음에 '꾀병'인 줄 알았는데 7월4일 병원에서 '소아암'이란 청천벽력의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7일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수술을 받고, 현재까지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다.

추석을 맞아 4일 제주에 내려온 준혁이를 '제주의 소리'에서 만났다. 준혁이는 투병생활을 하기 전보다 얼굴이 많이 부어 있었다.

어른도 힘든 항암치료를 두차례나 받고, 방사선치료를 거치면서 머리털이 빠졌고, 투약 후유증으로 얼굴은 '퉁퉁'부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감기까지 걸려서 마스크를 써야하는 형편이었다.

준혁이 어머니(김용선)는 "지난 7월7일 수술이후 항암치료를 두번이나 받았고, 방사선도 15회 치료를 받았다"며 "아직은 어렵고 힘들지만 희망적인 징후들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픈 준혁이도 예전보다 말수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씩씩했다. 준혁이는 "수술받을 때도 아프지 않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병원 생활이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준혁이는 "2달 동안 나가지도 못하고 계속 병원에만 있어서 답답했다"며 "또 약(항암치료)을 먹으면 자꾸 구토가 나와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준혁이는 제주에 내려온 후에도 바로 학교로 가자고 할 정도로 친구들 소식에 목말라 했다고 어머니가 귀뜸했다. 하지만 이날은 신제주교가 추석을 맞아 임시휴교한 상태라서 학교는 갈 수 없었다.

준혁이는 "제가 아프다는 말을 듣고 주변에서 도움을 많이 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내가 나으면 꼭 의사가 되서 아픈 사람들의 병을 고쳐줘서 보답할 것"이라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준혁군의 학교 친구들이 빨리 나으라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준혁이의 투병생활에 대해 학교 친구들도 잘 알고 있었다. 신제주교 1-2반 친구들은 "준혁이가 머리에 뭐가 나서 학교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단짝 친구인 김원군은 "준혁이는 박력있구, 힘도 세다"며 "하지만 지우개와 연필도 잘 빌려주는 착한 아이"라고 말했다.

담임 선생인 김경미 교사는 "호기심이 많고, 장난도 잘 쳤던 준혁이가 6월부터 시름시름하고 학교급식도 잘 먹지 않아서 처음에는 '꾀병'인줄 알았다"며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그제서야 뇌종양인 걸 알았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암기력이 좋았던 준혁이는 방과후 '판소리'를 배워 TV에 나올 정도로 똑똑했다"며 "빨리 회복돼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뛰어놀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준혁이는 추석을 제주에서 보낸 후 9일부터 다시 서울에 올라가 방사선 치료를 11월까지 받을 예정이다. 다행히 수술과 치료경과가 좋은 편이지만 학교에 다시 등교할 수 있기까지는 1년 이상 걸릴 것 같다.

   
 
 

학교 게시판에 오른 준혁이의 꿈은 아픈 사람들을 고쳐주는 '의사'다

신제주교 1-2반 교실의 준혁군 책상.

어머니 김용선씨, 준혁군, 동생 지혁군, 아버지 김창섭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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