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노컷 뉴스] "우 전 지사도 진 후보 도울 것"
6월 5일로 예정된 제주도 지사 보궐선거가 박빙의 승부로 전개되자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일부에서는 백중열세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 고위 당직자는 "4.15 총선에서 지역구 3곳을 싹쓸이하고서도 도지사 선거에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는 것은 당선자들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부산과 경남, 전남, 제주 등 4곳의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전남과 제주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여당 도지사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지난 4.15 총선에서 제주는 지역구 3곳 모두 열린우리당이 휩쓸었던 곳이고 우근민 전 지사도 사실상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상태다. 전남 유권자들도 민주당 대신 열린우리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줬다.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시쳇말로 적어도 전남과 제주 두 지역을 지켜야 본전을 하는 것이다. 31일 신기남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김혁규 전 경남지사 등 현 지도부는 물론 정동영 전 의장, 김근태 전 원내대표까지 제주도에 총 출동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선거전이 치열한 만큼 '갖가지 인연'이 동원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제주도 지부는 신기남 의장과 제주도의 각별한 인연을 '풍문'으로 알리는데 애쓰고 있다. 한라산 백록담에 있다는 '한라산 개방비'가 바로 신 의장의 부친인 신상묵 옹의 공덕을 기린 조형물이라는 것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1954년 4.3 항쟁이 어느정도 마무리될 시점에 신상묵씨가 제주도 경찰국장으로 부임했는데, 토벌작전 때문에 접근이 금지됐던 한라산의 입산 금지 조치를 풀어주면서 제주 도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고 전했다.
신기남 의장도 공개석상에서 백록담 기념비를 언급하며 "제주는 자신의 삶을 바르게 이끌어준 성지"라고 고백하는 등 제주와의 오랜 인연을 소개하며 제주 민심잡기에 나섰다. 신 의장은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자신은 제주에서 유치원을 다녔고 동생은 제주에서 태어났다"며 "제주 발전을 위해 땀 흘렸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지사직 상실 이후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일본에 잠시 머물렀던 우근민 전 지사도 '음지'에서 열린우리당 후보 당선을 위해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지사의 한 측근은 CBS 기자와 만나 "우 전 지사는 일본에서 오늘 귀국했으며, 지사 시절 알고 지내던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진철훈 후보 당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열린우리당은 '제주국제자유도시'추진을 위한 대통령 직속 기구 설치, 지역 항공사 설립, 영장류센터 유치, 제2 국가대표선수촌 유치 등 여당 프리미엄을 적극 활용한 지역 개발 공약을 내걸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일부에서는 공약 남발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도 보낸다. 열린우리당의 제주 올인전략이 빛을 발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CBS정치부 도성해/제주방송 김대휘기자(CBS 창사 50주년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162) : 이 기사는 제주CBS 가 제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