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섯알오름사건과 병합 조사 개시 결정
2일 설명회…1500여명 양실 학살 진실규명 본격화

한국전쟁 직후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제주예비검속 사건’에 대한 정부의 조사가 본격 시작된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송기인 신부)는 지난달 24일 제28차 전체회의에서 제주예비검속 사건으로 신청된 192건에 대한 조사결정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진실화해위원회는 2일 오전11시 제주도청 대강당에서 제주예비검속 사건관련 진실규명 신청자와 유가족, 단체들이 참가한 가운데 지역 설명회를 개최한다.

진실화해위가 예비검속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조사에 착수함에따라 이미 조사가 개시된 '제주섯알오름사건' 52건도 예비검속사건으로 병합, 처리키로 해 244건으로 늘어나게 됐다.

‘제주예비검속사건’은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전국요시찰인 단속 및 전국 형무소 경비의 건(1950.6.25)’, ‘불순분자 구속의 건(1950.6.29)’, ‘불순분자 구속처리의 건(1950.6.30)’등의 지시가 제주경찰국에 하달되면서 제주관내 각 지역 경찰서에 의한 예비검속이 실시됐고 군에 의해 집단 희생된 사건이다.

신청인들은 당시 제주·서귀포·모슬포·성산포 경찰서가 중심이 돼 제주도내 주민에 대해 예비검속을 실시했고 군 당국에 의해 예비 검속자 1500여명이 희생당했다며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희생자 유족들은 제주경찰서 관내 예비검속 희생자들은 1950년 6월말부터 8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경찰에 연행돼 제주시 주정공장에 구금 중 행방불명됐으며, 일부 희생자들은 군 트럭에 실려 나가 7월 16일부터 17일경까지 바다에 수장됐다. 또 8월 18일부터 20일경에는 제주비행장에서 총살당해 암매장 됐다는 증언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서귀포경찰서 관내 예비검속 희생자들의 경우 1950년 6월말에서 7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경찰에 연행돼 서귀포 절간고구마창고에 구금 중 행방불명되었으며 일부는 이 군 트럭에 실려 나가 7월 29일경 수장됐다.

동시에 모슬포경찰서 관내 예비검속 희생자들은 1950년 6월말부터 8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경찰에 연행돼 모슬포 절간고구마창고·한림 어업창고에 구금되었다가 8월 20일 대정읍 상모리 ‘섯알오름’에 위치한 일제시대 탄약고 터로 쓰이던 굴에서 총에 희생돼 암매장되는 등 4.3의 광풍이 휩쓸고간 이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또 차 차례 불어닥친 양민 학살사건이다.

희생자 유족들은 1956년 유가족들의 유해 발굴 작업으로 제주예비검속사건으로 추정되는 시신 195구가 수습(한림면 63구, 대정·안덕면 132구)되기도 했다며 정확한 진실규명을 요청하고 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이미 조사개시 결정을 내린 제주섯알오름사건(52건)을 제주예비검속사건으로 병합 처리해 신청인들의 진술과 참고인 조사, 자료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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