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무덥고 길었던 여름이 가고 가을은 고양이 발자국처럼 소리 없이 우리주위를 맴돌며 찾아 왔습니다.

수없이 오고간 가을이지만, 깊어가는 가을은 늘 우리를 긴장케 합니다.

이렇게 옷깃을 여미는 계절이 오면, 누렇게 물드는 들판을 가로질러 산불감시원은 오름을 오릅니다.

오름 꼭대기에는 1평도 안되는 조그만 초소가 있습니다. 차갑고 매서운  북풍도 몰아치지만 언제나 사방을 살피면서 산불을 감시해야 하는 장소입니다.

아름다운제주의 숲과, 눈부시게 하얀 억새꽃과, 정겨운 우리의 산야를 불태울지 모르는 산불을 예방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이곳에서 근무하는 산불감시원의 노고가 참으로 고맙게 느껴집니다.

최근에 전국적으로 많은 산불이 발생하고 또한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산야는 해방 후 꾸준히 나무를 심고 가꾸어 지금은 큰나무가 많아지고 숲이 우거져 산불발생시 대형 산불로 이어질 그런 환경여건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고장은 지난 2004년에 안덕면 산방산에서 발생했던 산불이후에는 한건의 산불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산불을 담당하는 여러분들이 노력도 있었고, 적당한 시기에 내려준 비 날씨도 한몫을 했지만 중요한 것은 도민모두가 산불예방에 주의를 기울여 주신 것이 그동안 산불 없는 지역으로 만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산불은 대부분 산악지역에 발생하는 것이라서 강한 바람이 동반하여 발생되므로 불길이 커지고 불끄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산불은 우리가 공들여 키운 숲을 한순간에 불태울 뿐 아니라 가축, 주택 등 재산상 엄청난 피해가 발생함은 물론 심하면 인명피해까지 발생하게 됩니다.

그 외에도 생태계파괴 등 산불이 발생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참으로 많습니다.

미국이나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이 소방비행기 등 많은 최신 장비와 인력이 투입됨에도 불구하고 며칠 또는 한 달 이상 계속되면서 수십, 수백만평의 숲과, 주택, 목장, 가축이 불타고 많은 주민이 대피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해 보셨을 것입니다.

그렇게 산불은 무서운 재난이므로 발생되지 않도록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되는 것이지요.

제주특별자치도에서도 우리의 아름다운경관을 산불로부터 지키기 위해 예방활동에 모든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만 도민의 적극적인 협조와 동참이 기대되는 시점입니다.

요즘은 등산의 계절입니다. 직장, 동문, 친목모임, 또는 거주지등 에서도 오름 동우회랄까 그런 유사한 등산동아리들이 많이 결성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말에 가까운 지인과, 연인과, 또는 가족과 오름을 오르며 땀을 흘리고 서로 마음을 나누며 하는 등산 활동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최고의 운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찾아가는 오름 들은 거의가 산림관련 법률에 의해 산불조심기간에 입산을 통제하는 지역입니다.

물론 입산시 취사도구나 불씨를 갖고 가셔서도 안 될 것입니다.

산에서 담뱃불 부주의로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경우도 있습니다.

산으로 가실 때 절차를 지키는 다소의 불편이 산불을 예방하고 우리의 아름다운 산야를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즐거운 등산길, 산불을 조심하는 마음이 아름답습니다.

등산로 변에 피어있는 억새꽃도 바다의 하얀 포말처럼 흔들림이 그림 같습니다.

[ 제주특별자치도 환경녹지과 사무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