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운동연합, 11일 곶자왈 보전을 위한 토론회

제주 중산간의 '허파', 생명의 숲, 자연생태계의 보고로 일컬어지는 제주의 곶자왈이 골프장 건설 등 개발 바람에 위협받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 김경숙·홍성직·강영훈)은 11일 제민일보사와 제주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와 공동으로 제주 곶자왈에 대한 가치와 실태, 개발의 문제점 등을 조명하고 보존방향의 모색을 위한 '곶자왈 보전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송시태 박사(제주외국어고등학교)의 '제주도 곶자왈의 분포 및 지질학적 특성'과 김봉찬 평강식물원 소장의 '제주 곶자왈의 생태적 의미와 가치'에 관한 주제발표가 있었다.

주제 발표는 곶자왈의 형성과 분포, 지질학적·생태학적 가치, 보존방향 등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어진 지정토론에는 모두 7명의 지정토론자가 참가, 각 분야별로 곶자왈이 갖는 가치와 다양한 보존 방법들이 제시됐다.

첫 번째 지정토론자로 나선 현해남 교수(제주대 환경생명공학과)는 "곶자왈은 지질학적 특성상 다량의 지하수를 함양하는 저장고와 같지만 그 특수성으로 인해 지하수 오염에 매우 취약한 곳이다"고 정의하고 "지하수 오염을 우려해 인위적 시설이나 개발을 해서 표토를 변형시키면 하구지역의 홍수 피해 등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으로 지하수 보존 등급 상향이 필요하다"고 지하수와 관련한 보존 방안을 제시했다.

두 번째 토론자인 윤남호 소장(환경부 제주출장소)은 "지리정보시스템(GIS) 확대로 곶자왈에 대한 개발은 더욱 가속화 됐다"며 "곶자왈 개발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과 식물자원의 보고로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소장은 보존 방법으로 "곶자왈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선행돼야 하고 개발에 앞서 철저한 사전환경성 검토를 실시, 보존과 개발을 완충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철수 소장(한라수목원)은 "곶자왈에 대한 사전 환경성 검토 이전에 예정지 조사를 실시해 보존·개발지역을 구분하는 틀을 특별법 조례 등에 반영해야 한다"며 "곶자왈 전체에 대한 보존이 불가능하다면 생태학적으로 중요 식물체 등을 희귀식물로 지정해 식물보호지 형태의 보존도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김효철 기자(제민일보 곶자왈 특별취재반장)는 "곶자왈에 대한 취재를 하면서 곶자왈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할 필요를 절감했다"며 "단순히 '가시가 많은 덤불이나 잡목림'으로 지정된 지질학적 정의만이 아닌 생태·인문·사회적 정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존의 차원에서도 사적 개념이 아닌 환경에 대한 공적 소유의 개념이 중요하다"며 "'제주의 곶자왈'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도민의 실천적 관심'과 자본의 논리를 떠난 환경에 대한 개념을 달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팔진 국장(제주도 환경건설국)은 "과거 대대적인 중산간 종합 조사 등을 실시했던 시기에 이와 같은 토론회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아쉬움을 표현한 후 "지하수 보존 등급 상향 조정 등으로는 실질적인 보존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생태적 지역 지정으로 보존하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곶자왈 보존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소유주의 재산권 행사에 대한 해결책으로 매수청구권 행사 등의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고 곶자왈 보존 의지를 밝혔다.

정광중 교수(제주교대 사회교육과)는 "곶자왈을 포함한 중산간 지역의 골프장 개발 등으로 도민들의 곶자왈에 대한 인식도는 높은 편"이라고 밝히고 "이는 지하수 오염을 우려한 환경단체의 홍보나 제민일보가 크게 기여한 결과"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곶자왈에 대한 인문·사회적 요소를 포함한 총체적인 연구가 필요하고 관심을 높이는데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지정토론자로 나선 양수남 팀장(제주환경운동연합)은 "개발에 편중된 지방자치단체의 관광정책이 곶자왈의 대규모 개발을 가속시키고 있다"고 자치단체의 태도를 비난하고 "곶자왈에 대한 광범위하고 집중적 조사를 실시해 대규모 개발이 아닌 생태관광과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진정한 보존과 개발"이라고 토론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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