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이어 '신예로펌' 한승 영입
치열한 법리싸움 '창과 방패'… 과연 누가 뚫을까?

재판부의 공판중심주의가 진행되면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변호인단이었다.

김태환 도지사를 비롯한 공무원들의 공직선거법 위반협의에 따라 24일 열린 제4차 공판에서도 변호인단의 면모가 조금씩 드러났다.

특히 3차 공판에서 '검찰의 불법 증거물 채택'이라는 예기치 않은 초(?)강수를 들고 나온 터라 법원 안팎으로 이들에 대한 관심은 적지 않았던 상황.

두 곳 로펌 + 도내.외 개인 변호사 10~15명으로 구성 

이번 사건을 맡은 변호인단은 대략 10~15명. 서울 소재 두 곳 법무법인과 도내.외 개인변호사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수사과정에서는 자칫 피의자에게 불리하게 진행될 수 있는 불씨를 차단하거나, 공판과정에서는 피고인의 변호인으로 피고인신문, 증거제출, 증인신문, 변론요지서 제출 등 변론을 통해 최대한 의뢰인에 대한 권익보호에 나선다.

▲ 재판장 앞에서 작전(?)을 논의중인 변호인들.

전 검찰총장 이끄는 로펌업계 2위 '태평양'

일찍이 이번 사건을 맡은 태평양 법무법인은 특히 이명재 전 검찰총장이 이끄는 등 전현직 판검사가 즐비한 말그대로의 '호화' 변호인그룹.

지난 87년 법인으로 설립해 국내 최대 로펌인 김&장 법률사무소와 어깨를 겨룰 정도의 막강한 변호인력을 확보해 로펌업계 2위를 굳히고 있다. 국내변호사 130여명과 외국변호사 24명, 변리사 15명, 공인회계사 8명, 특별자문역 11명, 연구원 16명 등 모두 200여명의 각계 멤버로 구성돼 있다.

이번 사건을 맡은 태평양의 형사부는 서울지법과 서울고법 판사를 지낸 문강배 변호사를 중심으로 미국 하버드 로스 쿨(Harvard Law School) 출신인 강동욱 변호사 등이 나서고 있다.

이들 태평양팀과 제주출신으로 판사를 지낸 전호종 변호사와 권범 변호사와 함께 호흡을 맞춰왔다.

신생 로펌 '한승' 가세...10~30년 경력 중심 행정소송 전문으로 '높은 승률' 보여
 
여기에 신생 종합법률회사인 '한승'이 가세,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이번 재판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5차 공판부터 적극 변호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7월 설립된 법무법인 한승은 올해만 현직 판사출신 변호사 3명을 영입하는 등 20여명의 변호사 가 활동하는 중형 로펌.

아직 2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 로펌이지만, 탄탄한 실무 능력으로 서울 서초구 일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법무법인 한승은 지난해 33년의 판사경력을 지닌 송기홍 전 서울가정법원장이 대표 변호사가 된 후 최근 이우근 전 서울중앙지법원장까지 영입하는 등 전직 판검사 출신이 대거 포진돼 있다.

그 만큼, 사법연수원 졸업 후 바로 개업한 변호사가 대부분인 대형 로펌들과 달리 법원이나 검찰에서 적게는 10년에서 많게는 30년까지 실무를 담당 했던 변호사들이 주심 변호사를 맡는 등 높은 승소율을 자랑한다.

특히 행정소송 분야에서 실무능력을 인정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3차 공판 '반격' 성공...4차 공판 '1퇴'....그 다음은?

지난 제3차 공판에서 '검찰의 불법 증거물 채택'을 주장하며 반격에 나섰던 변호단은 제4차 공판에서는 재판부가 검찰의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 '1진 1퇴'하는 분위기다.

이날 변호인은 압수수색 증거물 채택과 관련해,  "현재 대법원은 설령 압수수색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현상변경이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불법한 압수수색 물건을 증거로 인정하고 있으나 이 것은 마치 축구에서 오프사이드 반칙을 범해 골을 넣더라도 현상(축구공)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골인을 인정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법적 논리를 펼쳤다.

한마디로 "법원의 역할은 오프사이드 반칙을 범한 검찰에게 벌을 줘야 한다"는 논리에 따른 것.

나아가 변호인들은 "잘못된 압수수색에 의한 증거를 인정한다면 앞으로 또 어떤 사람이 피해를 당하지 모르는 만큼 정당한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면서 "우리가 대학에서 배운 원칙이 무엇인지를 재판부가 판단해 달라"고 말했지만 재판부는  결국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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