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대응책 단계에 따라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있다"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역항공사의 채산성과 안전성에 대해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해 발언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역항공사 설립은 보통문제가 아니다"면서 "(이미 제출된) 지역항공사 설립을 위한 용역결과를 다시 검토하고 금주 중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그러나 지역항공사 설립에 상당수 도민들이 공감하고 있음을 의식한 듯  "지역항공사 설립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결코 아니다"면서 "(도의회 등에서) 안전성과 채산성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용역결과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해 재검토 문제가 확대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김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지역항공사 설립자본금 승인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도의회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말 도의회 정기회에서 올해 예산으로 지역항공사 설립자본금 50억원을 승인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용역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삭감된 바 있어 도의회의 의견을 존중하려는 정치적 발언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 지사는 또 대한항공 요금인상과 관련해 "오늘 오후 조양호 회장을 만나기로 했으나 큰 기대는 하지 말아달라"면서 "아시아나항공과는 직접 통화했으나 (요금을 인상하겠다는) 직접적인 이야기는 없었다"며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고 당부했다.

김 지사는 "대한항공이 요금인상을 강행할 경우 대응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일단 대화를 해 봐야 하겠다. 마음속으로는 여러 가지 (대응방안을) 갖고 있다"고 말한 후 "(대응이)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여서 할 수 있는데 까지 노력한 후 단계적으로…"라며 말끝을 흐려 나름대로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지사는 우근민 전 지사의 성희롱 항소 취하여부에 대해서는 "(여성단체들과) 금주 말까지 대화하기로 했다"면서 "금주 중에 (도청에) 오셨던 분들을 다시 만나 도의 입장과 방침을 정해서 전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기획관리실장은 인사위에서 추천하면 그대로 하겠다"고 말한 후 "인사청문회의 구체적인 방법을 정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장·단점이 있고, 처음 시행하는 만큼 어떤 게 좋을지 의견을 수렴 중에 있다"며 "좋은 의견이 있으면 말해 달라. 첩첩산중이다"라며 도지사 취임하자 마자 난제에 부딪히고 있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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