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대생, 교수들 '외면' 속에 외로운 통·폐합 반대 '투쟁'

교육인적자원부의 교·사대 통합 방침에 반대하며 8일째 학사일정 전면거부 투쟁을 벌이고 있는 제주교대 학생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지난 7일부터 '학사일정 전면거부'라는 초강경 투쟁을 결의해 수업거부는 물론 일부 학생들인 경우 현장실습까지 거부하며 교육인적자원부의 통합방침에 온 몸으로 맞서고 있으나 그들의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로 그들에게만 다시 들려올 뿐이다.

교·사대 통합문제가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닐진 데…. 제주초등교육의 산실인 교육대학의 존폐여부와 함께 오히려 교수와 직원들인 경우 어쩌면 '생존권'의 문제가 결려있지만 교수들은 여전히 '총장선거 싸움'에만 묻혀 자신들의 목을 조르는 통합문제는 사실상 나 몰라라 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들의 투쟁에 제주사회도 관심을 주지 않기는 역시 마찬가지다. 도민들도 교수들의 자리싸움에만 흥미 있어 할 뿐 학생들의 주장에는 귀 기울여 주지 않고 있다.

   
25도를 웃도는 초여름 날씨에 제주교대생들이 학교를 뛰쳐나와 뙤약볕 아래서 피킷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는 이유도 지금까지는 무관심한 사회에 대해 그들이 표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지난주까지만해도 대학내에서 집회와 토론회를 통해 교·사대 통합의 부당성을 주장해 왔던 교대생들은 14일부터 방법을 바꿔 거리투쟁에 나섰다.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기에 도민들을 상대로 직접 부당한 통합방침에 항거하겠다는 이유이다.

교대생들은 14일 낮부터 제주도청과 도교육청, 제주시청과 시교육청, 그리고 중앙로와 광양로터리 등에서 1인 피킷 시위를 벌이며 대도민 홍보전에 나섰다.

피킷시위에 나선 학생들은 마스크를 끼고 취재원의 질문에도 응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따가운 햇볕아래서 온 몸으로 교육인적자원부의 방침에 저항하고 있다.

교대생들은 16일 오후 3시부터 전 교생이 대학을 출발해 제주시내에서 가두시위를 벌이며 오후 4시40분에는 제주시 관덕정 입구에서 거리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또 18일과 19일에는 관덕정과 탑동에서 교·사대 통폐합 반대를 위한 도민서명운동도 나설 계획이다.

▲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교·사대 통합 반대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교대생.
고용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금까지는 학생들만 투쟁을 전개해 왔지만 대학 기성회와 총동창회, 공무원직장협의회와 함께 공동투쟁방안을 모색 중"이라면서 "현재 약간의 이견차는 있으나 어쨌든 대학 존폐가 걸린 문제인 만큼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또 "교수님들도 교수협의회 차원에서 의견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율이 끝나는 대로 공동대응에 대한 입장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총동창회와 기성회, 공무원직장협의회, 그리고 비상대책위원회는 15일 낮 1시 모임을 갖고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어서 이날 회의 결과에 따라 투쟁의 폭과 수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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