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읍 42개 자생단체·군사기지 반대 대책위, 잇따라 성명
'알뜨르 등록문화재 무산 강력 반발…'군사기지 의혹' 제기

공군이 반대로 '알뜨르 비행장'이 문화유산에 지정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정읍 주민들과 시민단체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도 군사기지반대 도민대책위와 대정읍 자생단체협의회는 30일 잇따라 성명을 내고 공군을 규탄했다.

먼저 대정읍 자생단체 42개로 구성된 자생단체협의회(회장 허정헌)는 '문화재 등록 공군을 강력히 규탄하고, 도 당국은 부지반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대정읍 자생단체는 "알뜨르 비행장 일대 문화재 등록이 공군의 반대에 의해 무산되었다는 소식에 비통함을 넘어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며 "대정주민들은 최근 문화재청이 알뜨르 비행장 일대 일본군 전적시설이 등록문화재로 추진과 더불어 이를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로 한 방침에 큰 기대를 가져 왔다"고 분노했다.

대정읍 자생단체는 "공군의 반대로 문화재 등록이 제외되었다는 사실은 지역주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군이 추진하는 화순항해군기지 건설과 이 곳 알뜨르 비행장 일대를 연동해서 서남부권의 군사기지화(화순항해군기지, 알뜨르 일대 공군기지)하려는 국방부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리를 분노케 한다"고 공군을 성토했다.

대정읍 자생단체는 "알뜨르 비행장부지는 우리 지역 주민들의 땅으로 국가는 당연히 그것이 일제치하에서 강점되었다는 점에서, 이제라도 이를 우리 주민들에게 돌려주어야 마땅하다"며 "국가안보의 논리로 우리주민들의 삶을 도외시 하는 매우 부당한 처사"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대정읍 자생단체는 제주도의 무대응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했다.

대정읍 자생단체는 "또한 문화재 등록 추진 등 사실상의 환수여건이 성숙되는 상황에서 아무런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는 도 당국에 심심한 유감을 감출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출신 국회의원, 제주도의회는 ‘빼앗. 땅, 알뜨르 비행장 부지’ 환수를 위한 최대한의 노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대정읍 자생단체는 "알뜨르 비행장 부지의 군사기지화는 어떠한 명분과 필요에 의해서도 원천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며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번 기회를 계기로 부지환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다.

군사기지 반대 도민대책위도 '알뜨르 비행장 등록문화재 무산에 따른 성명'을 발표해 공군과 제주도를 비난했다.

도민대책위는 "제주지역 일제 전적시설들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아픔의 역사를 새롭게 기억해 내고 문화적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하지만 등록문화재 가운데 핵심내용 중 하나인 '알뜨르 비행장' 활주로 부지가 제외됐다"고 주장했다.

도민대책위는 "부지를 소유한 공군측에서 반대 입장을 표명해 이번 지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며 "우리는 역사의 아픈 기억을 다시금 재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공군측의 태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도민대책위는 "알뜨르 비행장은 일제 강점기의 일본군 군사시설의 하나로 태평양 전쟁 말기, 수세에 몰린 일본이 제주도를 저항기지로 삼았던 역사의 현장으로 역사, 문화적 가치가 높은 곳"이라며 "특히 '알뜨르 비행장'이 제외되면서 이 일대 일제 전적시설들을 중심으로 한 ‘평화테마 코스’ 개발 등 제주 평화의 섬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계획들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또한 도민대책위는 "공군기지 창설 문제가 폐지됐다는 명확한 입장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공군이 이번 등록문화재 지정을 반대하는 것은 군사기지문제와 연동돼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도민대책위는 김태환 도정이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은 채 강건너 불구경하듯 무대응으로 처신했다고 비판했다.

도민대책위는 "김 도정은 평화의 실천방안으로 모슬포지역 평화프로젝트 등을 언급해 왔지만 정작 문화재청이 문화재 등록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도대체 도정은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참으로 한심스럽기 그지없다"며 "확인 결과 김태환 도정은 '2007년도에 모슬포 전적지 현황 및 기반시설에 대한 실시 설계 용역'을 추진할 계획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화재 등록 추진과 관련한 도당국의 어설픈 행보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도민대책위는 "앞으로 알뜨르 비행장이 해군기지와 연결된 공군기지로 전환되는 것에 대해서 강력하게 반대해 나갈 것"이라며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제주도 당국은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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