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환경운동연합에 5백만원 전달하려다 거부당해

제주도와 환경단체로부터 환경영향평가 불이행 사실이 잇따라 적발된 한림읍 금악리 소재 블랙스톤 골프장이 도내 환경단체에 수백만원의 돈을 전달해 로비를 벌이려 했던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블랙스톤 골프장 측이 6.5 재·보궐선거 이틀전인 지난 3일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을 찾아와 500만원의 현금을 두고 갔다가 이를 발견한 환경운동연합 실무자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되돌려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스톤 관계자는 이날 오후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을 방문해 골프장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잘 봐달라” “성의니 잘 받아달라”며 아무런 이유도 없이 1만원 지폐로 백만원 묶음 다섯 다발을 종이가방에 넣은 채 자신이 앉은 의자 밑에 두고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스톤 골프장 관계자가 사무실을 떠난 후 돈가방을 발견한 실무자들은 골프장 관계자에게 이를 돌려주려 했으나 사무실을 떠난 후였고, 즉시 이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되찾아 갈 것을 강력히 요구해 돌려줬다.

블랙스톤은 이보다 이틀 전인 지난 1일에는 제주참여환경연대에 전화를 걸어 사무실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실무자들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환경영향평가 이행문제로 말썽을 빚고 있는 블랙스톤 골프장 측이 도내 환경단체를 상대로 로비를 하려했다는 것으로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특히 환경운동연합과 제주참여환경연대는 도내 대표적인 환경단체로 지난 4월에는 골프장환경감시 특위를 구성해 도내 골프장 환경을 감시해 왔다.

블랙스톤 골프장은 지난 4월21일 제주경실련에 의해 토석불법채취와 농지불법전용 사실이 폭로돼 북제주군으로부터 경찰에 고발당한 상태이다.

또 지난 1~2일에는 제주도와 환경단체가 합동으로 환경영향평가 협의사항 이행여부에 대한 사후 관리실태 현장조사에서도 불법사실이 적발됐다.

블랙스톤 골프장은 환경평가 협의과정에서 페어웨이에 활성탄층을 포설하지 않아도 차수대책이 충분한지 검토한 후 사업을 시행하도록 협의됐으나 이런 검토 없이 공사를 강행했으며, 지하수 함양량을 증대시키기 위해 하천 경계부에 지하수 인공함양정 9개를 설치하고, 인도·카트 도로·관리도로는 투수성 재료로 시공해야 하는데도 이를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블랙스톤은 환경운동단체들에 의해 자신들의 불법사실이 드러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500만원의 돈 다발로 로비를 시도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상당한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운동연합은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블랙스톤 골프장의 이 같은 로비시도를 폭로할 예정이다.

블랙스톤골프장은 북제주군 한림읍 금악리 산 67-1번지에 46만여평 규모로 조성되고 있으며 모두 27홀 규모로 오는 2006년 8월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