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헌 전무 "공사 끝나가는 마당에 뭐가 아쉬워서…" 로비의혹 전면부인

환경단체에 현금 500만원을 건네려 했던 것과 관련, 뇌물 로비 의혹을 받고있는 블랙스톤골프장 천병헌 전무는 15일 "순수한 뜻에서 준 후원금"이라고 로비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천 전무는 이날 오후 제주도청에서 제주환경운동연합이 로비의혹을 제기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골프장 건설 공정률이 93%인데 로비를 하려 했다면 초기단계서 하지 왜 지금에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특히 "(많은 문제가 드러난 마당에)더 들춰낼 것도, 드러날 것도, 감출것도 없는데 뭐가 답답해서 로비를 하겠느냐"고 강조했다.

다음은 천 전무와의 일문일답.

▲ 블랙스톤 골프장 천병헌 전무.
-500만원을 건넸다는데 맞나.

"그렇다"

-어떤 명목으로 줬나.

"환경단체에서 많은 (문제를)제기할 때마다 답답했다. 대안 제시를 안했기 때문이다. 구체적 데이터와 다른 지역 사례를 갖고 논리정연하게 해결방안까지 제시했으면 했다. 그래서 그런 것(환경단체들의 연구)에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그런 의사표시를 (환경단체에)초기단계부터 했다. 그때마다 (환경단체들은) '정 그렇다면 공사가 끝나면 달라'고 했고, 유보하던 차에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위반 등과 관련한)경찰조사를 받게됐고 지적도 받았다.
더 이상 감추고 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아서 떳떳하게 후원금을 보내게 됐다. 내가 (총무부장에게)지시했다. 그런데 (되돌려받은) 지금은 적절치 않다 해서 그외 단체는 보류했다"


-'순수한 후원금'이라는 뜻인가.

"선한 뜻에서 줬다. 개발과 보전의 조화에 저희도 기여하고 싶고, 이후에 누가 사업을 하더라도 구체적 기준을 들이대고 지도해 줬으면 해서 '연구기금'이란 좋은 뜻에서 줬다. 안 받아들인 것은 이해한다. 로비자금은 절대 아니다. 우리는 외자유치사업 1호다 보니 많은 분(공무원)들이 순수한 뜻에서 도와줬다. 그분들까지 매도당하는 기자회견은 도민사회에 좋은 일이 아니라고 해서 이 자리에 나왔다.

-환경운동연합에선 더 많은 로비가 있었을 것이라며 인·허가 과정에서의 로비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향응제공이나 금품제공 등 구체적 사실을 적시해서 인·허가 담당을 매도하면 이의를 달지 않겠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분까지 매도해선 안된다. 나는 (공무원들에게)십원 한 장, 술 한잔 산 적 없다. '후원금으로 받아주고 지속적으로 (골프장을)방문해달라'는 게 왜 로비란 말인가. 이 자리에도 고민고민하다 왔다"

-다른 환경단체에도 '연구기금'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는데 무슨 뜻인가.

"대학의 연구기관은 용역을 통해 연구비라도 줄 수 있지만 환경단체에는 이게 여의치 않다. 후원금은 가능할 것으로 여겼다"

-좋은 뜻이라면 대표가 나와서 언론에 공개도 하는게 정상 아닌가.

"골프장 사업자가 환경단체에 후원금을 낸다면 대체적으로 좋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아니지 않는가. 골프장은 불법을 저지르는 곳으로 인식돼 있는게 사실이다"

-이번 말고 후원금을 낸 곳이 있나.

"환경단체는 없지만 마을 자생단체에 후원금을 준 적은 있다"

-환경운동연합 방문에 앞서 후원금 전달 의사를 미리 밝혔나. 후원금을 준 시점이 왜 하필 감시활동 뒷날인가.

"사전에 (방문목적을) 밝히진 않았다. 그러나 방문했을 때는 후원금이라고 밝힌 것으로 안다. (후원금을 준 시점이 문제가 되는 것은)타이밍이 안맞았을 뿐이다. 공정률이 93%라서 더 이상 문제가 드러나 사정을 봐달라 부탁할 일이 없을 것 같았다"

-후원금이라면 영수증은 왜 안받았나. 대기업이라면 회계처리도 했을 텐데.

"신문광고를 내거나 자생단체 후원금을 줄 때도 통상적으로 영수증을 주고 받지는 않았다. (환경단체가)받았다면 당연히 영수증을 줬을 것이다. 영수증을 받은 뒤 회계처리를 하려고 했다"

-순수한 의도라면 공정률 93%가 아니라, 100% 공사가 완료된 후에 줘도 되지 않았나.

"앞서 밝혔듯이 더 이상 지적받을 일이 없는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주장대로 떳떳하다면 (환경단체가) 명예를 훼손한 것이 된다.

"그렇게 명예를 훼손당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인·허가 담당공무원들까지 매도돼선 안된다고 생각해 나왔다. 공무원들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한치도 그분들 한테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고 그분들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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