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현재의 방법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찾아야 한다

[ 대한항공사가 항공요금 인상방침을 밝히면서 지역항공사 설립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지방항공사 설립문제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여론이 있는가 하면, 지방항공사 문제에 대해서는 찬성하면서도 현행 제주도가 추진하는 방식에는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건전한 논의를 위해 제주중국여행사 황인호 대표께서 보내주신 기고 전문을 싣습니다. 반론도 보장됩니다. 편집자 주 ]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좋은 고양이" (黑猫白猫 住老鼠 就是好猫)

즉 중국의 실사구시와 개혁을 대표하는 '흑묘백묘론'과 마찬가지로 항공문제와 관련한 문제의 정답은 바로 제주도민에게 저렴한 가격과 안정적인 좌석 확보 그리고 현재의 양대 항공사를 능가하는 안전성을 갖추는 것입니다.

이러한 3가지 원칙을 항상 중심에 놓고 원점에서부터 지역항공문제를 논의해야 만이 제대로 된 답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제주도에서 만들 수 있는 지역항공의 형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제주도 차원에서 만들 수 있는 지역항공의 형식은 크게
-. 현재 제주도가 추진하려는 지역 부정기 항공사
-. '제,중,일 3자 연합의 정기항공 형식의 제주항공'
-. '제주도민전용특정항공기를 중심으로 한 항공권판매회사'
3가지로 들 수 있습니다.

1) 현재 제주도가 추진하려는 지역 부정기 항공사

지금 제주도에서 추진하려하는 부정기항공 형식에 쌍발기 비행기를 리스형식으로 임대해서 운항하는 형식으로 장점은 제주도 자체의 항공이라는 심리적 만족이 채워지며 일시 채용에 따른 고용효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항공운임 면에서는 양대 항공사에 비해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으나 양대 항공사에서 경쟁차원으로 항공료인하가 이루어질 경우 별다른 장점으로 작용하기 힘들며 좌석 확보 면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현재 양대항공사의 경우에도 특정 성수기를 제외하고는 항공편 증가로 인해 좌석확보가 그다지 어려운 편이 아닌 점을 감안하면 별다른 장점이 될 수 없습니다.

안전성 면에서는 지역항공사 추진론자들의 입장에서는 안전성을 장담하지만 소비자의 심리적 안전성은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며 대다수 소비자가 구형 비행기로 인식하여 기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항공의 최대 단점은
첫째, 초기자본금이 많이 소요되며 적자가 지속될 경우 증자 등에 따른 도의 추가부담이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으며
둘째, 공기업의 특성상 타 항공사에 비해 서비스 등의 경쟁력이 떨어지며
셋째, 현재의 유가인상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에 무방비 상태이며 항공보험료 등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이런 지역항공의 장단점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본인이 생각하는 두 가지 새로운 형식의 지역항공을 공개적으로 제안합니다.

2) 새로운 형식의 항공회사-1

'제,중,일 3자 연합의 정기항공 형식의 제주항공'
제주도에서 추진하려는 항공과는 다른 형식중의 하나로 처음부터 논의대상이 아니었지만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는 제주도에서 제주도민에게는 저렴한 항공요금 혜택을 줄 수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유치에 획기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으로 지금 시기에 한번쯤 논의해 볼만한 형식입니다.

주된 내용은 제주를 기점으로 한 새로운 제3의 정기항공 - 현재 제주도에서 추진하려는 부정기항공과는 다른 형식임- 형식으로 제주도와 민간에서 기본 자본금을 마련하고 중국와 일본의 항공사는 항공기 현물 투자방식으로 참여하며 제주도의 공기업이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형식입니다.

장점으로는 일본과 중국에서 서울을 찾는 관광객에게 제주까지 연결하는데 있어서 용이하므로 외국인관광객 유치에 많은 효과가 기대되며 정기항로이므로 안전성에서도 기존의 양대 항공사와 경쟁이 가능하며 가격면에서도 제주도가 주도적으로 결정이 가능하므로 현재 추진중인 제주항공의 요금 선에서 가능하리라 봅니다.

현재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10%내외에 불과합니다. 이들이 제주를 방문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비싼 항공료 때문입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서 한국에 들어올 경우에는 ADD-ON요금이나 루팅요금을 적용 받아 비싸지 않는 요금으로 제주에 올 수 있으나 외국항공사를 이용해서 한국에 들어올 때는 할인혜택이 거의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제주에 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약 이런 '제,중,일 3자 연합의 정기항공 형식의 제주항공' 을 이용할 경우 중국의 항공사나 일본의 항공사에서도 지금보다는 저렴한 요금으로 자국에서 서울-제주까지의 발권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지금 중국은 중국의 항공정책에 따라 15여개의 항공사를 중국국제항공, 동방항공, 남방항공 등 3개 항공으로 통합조정이 거의 마무리 된 상태로 그 과정에서 잉여 비행기와 조종사 등 많은 인력의 수요처를 찾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본의 경우에도 오사카항공 등에서 한국의 지방노선으로 확충 등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이런 주변국의 객관적인 요인들을 활용할 경우 지역항공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제,중,일 3자 연합의 정기항공 형식의 제주항공'이 이루어질 경우 제주도에 일본과 중국의 항공사 유치가 보다 원활해질 수 있으며 컨소시엄에 참가하는 항공사의 자국 연결이 쉬어지므로 해당 국의 각 도시와의 직항개설이 보다 용이해지리라 봅니다.

또한 현재 제주도를 찾는 중국인관광객의 고질적인 문제인 무박 또는 1박의 관광패턴과 서울로 다시 돌아가서 본국으로 가야하므로 제주에서는 쇼핑을 하지 않는 문제들이 많이 해소되어 지역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문제점으로는 건설교통부로부터의 정기항로 개설가능여부와 중국일본 항공사의 투자 가능여부에 대한 심도 있는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나 건설교통부의 정기항로개설의 경우 국제자유도시 특별법의 개정을 통해서 추진해야하며 중국과 일본의 항공사 참여문제는 제주도차원에서 법적 제도적 검토를 바탕으로 확실한 마스터플랜을 세운 후에 양국의 항공사와 접촉을 통해 컨소시엄 참여를 유도한다면 그 가능성은 보다 높으리라 봅니다.

제주도의 관광 산업 활성화면에서는 가장 필요한 형식이나 위 문제 해결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아직 한번도 공론화가 안된 상태이므로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리라 봅니다.

3) 새로운 형식의 항공회사 -2

'제주도민전용특정항공기를 중심으로 한 항공권판매회사'
위 두 가지 항공형식과는 달리 제주도가 처한 섬이라는 현실적 조건을 이용하여 저렴한 항공료, 안정된 좌석확보, 안전성, 초기자본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주된 내용은 현재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양대 항공사의 비행기를 제주도의 공기업 (예를 들면 제주도개발공사 항공사업부)에서 제주도민들의 수요에 맞게 제주-서울 기준 1일 5-7회정도 임대하여 그 항공편에 한해 제주도에서 제주도민들에게 저렴하게 재판매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제주도에서 건교부나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항공기가 제주의 주요 연륙교통수단임을 이용하여 항공료를 인하시킬수 있는 방법은 교통비보조, 부가세 면제, 면세유 공급등이 있으나 사실상 지금과 같은 항공체계에서는 타 구간과의 형평성, 재경부등의 반대와 세수 감소 등으로 정부의 반대가 심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제주도에서 양대 항공사의 '제주도민전용특정항공기'만을 지정하여 교통비보조와 부가세면제, 면세유공급을 요청할 경우에는 정부차원의 재정부담이 크지 않으며 제주도민만이 이용한다는 특수성으로 인해 타 자치단체의 반발을 무마할 수 있어 보다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동안 제주도에서 항공료인상과 관련하여 정부에 건의할 때 정부에서도 납득할 만한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정부를 설득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교통비보조, 부가세 면제, 면세유 공급만을 고집했기 때문에 항상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했다고 봅니다.

이제라도 구체적으로 우리 제주도에서 연륙수단인 항공기를 제주도민이 '제주도민전용특정항공기' 형식으로 운영하고자 하니 제주도민전용특정항공기에 한해서라도 교통비보조, 부가세 면제, 면세유 공급 등의 혜택을 요청한다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으리라 봅니다.

양대항공사의 경우에도 제주도민전용특정항공기에 대해 이용객과 상관없이 일정수입이 보장되며 새로운 항공사 설립보다는 경쟁이나 피해가 덜 할 것이므로 상생의 논리로 설득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이런 형식의 '제주도민전용특정항공기'가 도입될 경우 항공료는 기존 추진하려던 제주지역항공보다 요금이 저렴해지며 안정적인 좌석확보가 가능하며 안전성 면에서도 양항공사가 직접 운항하므로 전혀 문제가 없으며 가장 중요한 장점은 초기자본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점과 추후 소요비용의 경우에도 경영이 잘 이루어 질 경우 흑자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단 이런 형식의 제주도민전용특정항공기를 추진할 경우 선결과제는 먼저 제주도민이 이용하는 항공실적과 시간대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며 그 조사를 바탕으로 건교부와 정부에 대한 설득작업 그리고 양대 항공사와의 교섭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항공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바로 '우리 제주도의 객관적 조건을 바탕으로 한 실사구시' 입니다. 어떤 것이 가장 제주도에 바람직한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만 지금 추진하고 있는 지역항공만이 최고일 수는 없으며 더 좋은 안이 있다면 새롭게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필요하리라 봅니다.

위에 제시한 두 가지 안에 대해 많은 분들께서 의견을 제시해주시기 바라며 이런 논쟁이 제주도의 항공문제 해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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