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나라의 정치는 국민의 수준을 반영한다. 지방자치 역시 지역주민들의 수준에 맞춰 전개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은 지역주민들의 자치에 대한 참여 수준이 곧 그 지역의 자치의 질을 결정한다는 말과 다름없다. 따라서 참여의 시민문화가 자치의 거름이다.

지방자치의 과제는 크게 보아 두 가지이다. 하나는 지역주민들의 생활상의 요구를 해결하는 것이요, 또 하나는 그런 해결능력을 구사할 수 있는 인적 ․ 물적 역량을 지속적으로 획득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 둘 다를 국가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국가는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단위가 아닐 뿐더러 아직은 그럴 의지도 보여주지 못함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생활상의 요구는 주로 소득 ․ 교육과 문화 ․ 위생 환경 ․ 복지를 그 주된 내용으로 한다. 그런 영역에 있어서 실상 국가는 지역의 실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설사 제도적으로는 그런 장치가 구비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중앙집권적인, 그것도 오랜 동안의 과도한 권력집중에 의한 경직된 관료주의 체제하 층층시하의 과정을 거치면서 정보는 왜곡되게 마련이고 그에 입각한 판단과 시책은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반면에 지방자치는 원칙적으로 현장의 현실을 반영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지방자치가 얼마나 충실하게 지역사회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거의 전적으로 지역사회의 책임에 속한다. 물론 여기에는 중앙정부가 지방자치에 대한 책임의 상당 부분을 제도적으로 지방정부에 위임하고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제 지방자치의 충실성은 지역사회의 역량에 달려 있게 되었다. 다시 말하자면 지역주민들이 구현해 내는 자치문화의 방향과 내용에 따라서 지방자치의 충실도가 판가름 난다는 말이다.

주민참여의 조건

성공적인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주민참여는 중요한 전제조건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참여를 당위적인 것처럼, 또는 마치 선험적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나 지방자치에 대한 주민참여-그것도 성공적인-는 그것을 위한 몇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가능성이 드러나는, 매우 까다로운 사회적 요인이다.

그 중 몇 가지만 들어본다면 우선 해당지역의 발전 전망에 대해서 지역사회 차원에서 합의된 바가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지역사회에 대한 정보를 주민들이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조직화된 시민운동이 있어야 한다.

지역사회의 발전 전망은 주민참여의 가장 주된 원동력이다. 따라서 그것이 명확할수록 그리고 실현가능성이 높게 나타날수록 끌어낼 수 있는 힘은 커진다. 지방자치란 본래 그 의미 속에 독립성과 그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경쟁력,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한 타지역과의 공존 지향성을 내포하고 있는데, 발전 전망이란 그런 영역들에서의 차별적 우월성을 조성해내기 위한 청사진을 뜻한다. 그것은 명시적일 수도 있고 묵시적일 수도 있으나 어쨌든 지역사회 단위에서 공동의 것으로 대체적인 수준에서나마 합의될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 초입에서는 명시적일수록 위력이 있다. 그것이 일정 정도 성과로서 인정되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그 자체가 동력을 얻게 되면서 지역사회의 주된 가치지향이자 판단척도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 지역사회의 리더쉽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지방정부라는 공식적인 리더쉽일 수도 있고 지역언론이나 민간 오피니언 리더들의 것일 수도 있는데, 장기적이 되었든 단기적인 되었든 지역의 자원을 근거로 하는 발전의 단서를 포착하고 구체화하고 표적화하는 일련의 작업 과정을 통해서 주민들 앞에 제시되고 공유될 수 있도록 하는 공학적인 접근은 리더쉽의 몫이다. 사회적 통합은 리더쉽의 성과이면서 동시에 토대이다. 지리멸렬함 속에서 얻어질 수 있는 발전 전망이란 없다. 발전 전망 없이 주민참여를 위한 동기유발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의미도 없다. 효율적인 리더쉽, 그것은 주민참여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예나제나 권력은 정보로부터 나온다. 주민들의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지방자치에 대한 참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지방자치라고 하고 게다가 그것이 성공적이기를 기대한다면 당연히 주민들에게 지역사회에 관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주민들이 자신들이 내는 세금의 행방에 대해서, 자신들의 운명을 좌우할 지도 모르는 이러저러한 행정사항들에 대해서 알지 못한 채로 자신이 갖고 있는 물적․지적․정신적․심정적 자원을 제공하려 하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어릴 때부터 천문학자를 꿈꾸어오다 이케코 미군주택건설 반대운동에 뛰어들면서 인생행로가 결정적으로 바뀌어 시장에까지 당선되게 된 일본 이즈시 전시장 도미노 기이치로의 시책은 곰곰이 씹어볼만하다. 직업정치가 출신이 아닌 아마추어 시장으로서 그가 역점을 두었던 것은 정보공유를 통한 주민의 정책참여였다. 주민들이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한데 제대로 된 자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믿었던 그는 명실상부한 자치를 위해서 정보를 과감하리만치 주민들과 공유해 나갔다. 그때까지의 정보 공개란 “관이 갖고 있는 정보를 시민들에게 보여준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첫째, 행정당국의 시혜로서가 아니라 주민의 권리라는 입장에서 정보를 공개했다. 둘째, 공개된 정보를 행정의 기준에 따라서가 아니라 제3자가 판단하도록 옴부즈만 제도를 도입했다. 그리고 셋째, 미성숙정보를 공개해 나갔다. 그래야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주민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 취지였다. 그런 맥락에서 그는 , 한달에 한번 내는 공보를 통해서 “이런 일을 하고 싶으니 관심이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응모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응모자들은 시청직원들과 함께 계획의 초기단계부터 참여할 기회가 주어졌다. 주민들 중에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이런 인적 자원을 시가 무료로 활용하는 셈이 되었다. 도미노 시장의 경우는 정보공개를 위한 발상의 전환과 시스템 구축을 동시적으로 실행해낸 좋은 사례이다. 특히 미성숙 정보를 공개한 것은 본래의 정보공개 취지에 딱 들어맞는다.

지역의 발전 전망과 정보가 공유되는 것을 전제로 한 시민운동은 참여의 방식이며 동시에 참여를 위한 매개이다. 지방자치가 실시되기 전에는 주민들의 생활상의 요구를 정책과정에 투입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는 주민 직선에 의한 지방자치제의 실현으로 그러한 요구들이 정책과정에 투입될 수 있는 채널이 마련된 셈이다. 그때 시민운동은 주민들의 생활요구를 행정과 정책과정에 투입할 수 있는 전위이자 통로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시민운동의 의제설정(Agenda Setting)을 통해서 지방자치는 점진적으로 내실을 기해갈 수가 있게 된다. 반대로 그것을 시민운동의 관점에서 보면 지방자치는 시민사회의 많은 아젠다를 실현시킬 수 있는 현실적 공간이며 정치적 장치가 되는 셈이다.

지방자치와 관련한 시민운동의 과제 중 하나는 지역사회내의 생활상의 주요 쟁점들을 찾아내어 이를 보다 넓은 의미공간에서 일반화함으로써 보편타당성을 획득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것을 지방행정이나 언론과 공유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소득 창출.교육과 문화 .환경보호.복지와 관련된 문제들의 그런 것들이다.

지방자치에 있어서 주민들의 생활요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민세력이 형성되어야한다. 일단 규모가 어떻든 구심이 될만한 시민세력이 형성되면 시민운동은 지역의 가능한 모든 자원, 즉 인적.물적 정보와 문화 그리고 사회적 관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능한 자원을 동원하여 다시 한번 시민운동의 주체를 확대 형성할 필요가 있다. 그 말은 시민운동은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지방자치단체와 의회.언론.기업.학생과 문화인 등 폭넓은 정치적 스펙트럼을 가진 시민연합을 지향해야 한다. 시민연합은 참가자들의 독자적인 영역을 존중하면서도 시민적 공간의 확립과 그것을 세력화하는 데 공감하는 사람들로 구성된다. 이를테면, 지역의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만들어지는, 정치적 신조와 계급을 초월한 지역연대가 그 좋은 사례이다.

그렇게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자원 동원의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 가운데 전개되는 시민운동은 그 과정에서 각종 시민포럼.정책토론.캠페인 등을 통해서 지역공론을 형성해 나가게 마련인데 따라서 점차로 광범위한 사회변혁 운동으로 승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단계에서 시민운동은 지방자치단체에 대해서 혹은 지역의 생활구조를 교란 시키는 기업에 대해서 협상.정책제언.정책협상 등의 교섭력을 가질 수 있다. 이때 교섭력은 시민의 참가와 동원, 그리고 강력한 시민여론에 비례한다. 시민단체들이 각종 사업이나 행사에 참가하는 사람의 머리수에 집착하고 언론플레이에 열중하게 되는 것은 다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요컨대 지방자치에 대한 주민참여는 조직화된 시민세력을 축으로 하는 시민운동의 한 측면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발전의 조건

어느 수준이 되었든 발전의 전망을 갖추고 지방자치에 대해서 시민운동을 통한 주민참여가 활발하게 전개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발전’은 자동적인 것이 아니라 현실적 공간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며 따라서 과학적이고 공학적이 접근이 필요하다.

자원의 유무.다소가 지역발전의 결정적 관건이 아님은 21세기 성장가능성 제1위로 평가받는 싱가포르의 경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다른 자원은 물론 물조차도 그들은 이웃 말레이시아로부터 사다 먹어야 하는 형편이다. 인적 자원이라 하더라도 식민 모국이었던 영국 유학생 출신들이 더러 있긴 했으나 그들의 특출한 역할로써 오늘의 싱가포르를 이루어냈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 오늘의 싱가포르를 있게 만든 것은 단순하다. 즉, ‘세계가 우리에게 생존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확실한 인식, 그리고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집요하게 추궁해 들어간 결과 도달한, ‘지속적인 해외시장 개척, 외국인 투자 확대, 상품과 서비스의 다양화. 고급화, 해상의 길목이라는 전략적 입지를 고려한 조선과 선박수리, 정유와 원유 생간, 석유개발과 시추, 첨단기술의 정교화를 통한 군수산업과 제조업.금융.통신 등의 분야’에 대한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였다.

‘세계가 우리에게 생존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것은 싱가포르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는 바로 우리가 고민해야할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가 처해 있는 주. 객관적 여건을 전제로 한 앞서와 같은 인식과 진지한 고민은 발전을 위한 제의 선행조건이다. 지역내외의 전문가들이 집중적으로 투입되어 도출해 내야 할 과제가 바로 그것이다. 지역주민들이 관심을 집중해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그것은 지역성 산업, 혹은 지연산업이라는 것으로 좁혀져서 구체화되기도 하겠는데, 말하자면 싱가포르가 그랬듯이 그 지역이 현재적으로나 잠재적으로 갖고 있는 인적.물적.역사적 자원과의 밀접한 관련 하에 표적산업이 발굴되고 진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연(地緣)산업을 키우는 것은 안정적 지방세원을 키우는 것이며 동시에 지역발전에 따른 부가가치가 주민들에게로 환원 분배될 수 있는 직접적 통로를 확보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한 발전 전략에 곧바로 뒤따라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웠던 지난 날의 우리 지방행정은 이제 막중한 책임이 부과되는 시점에 이르러서는 거의 불가항력적으로 무능함을 탄식하는 지경에 처해 있다. 오랜 동안의 과도한 중앙 집중 권력의 폐해의 결과로 지나치게 비대해진 관료제의 경직성에다 행정 관료들의 무능과 무책임함은 시급한 혁신의 대상이다. 혁신은 지방정부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반에 걸쳐 일대 전환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주민직선을 통한 지방자치제가 재개되기 시작한지 얼마 된지 않아 아직은 굳어진 채로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는 공무원과 지역사회의 자치 환경을 쇄신하기 위한 경영전략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은, 최근 들어 새로운 경영혁신 패러다임으로 등장하고 있는 학습조직(Learning Organization)이다. 시시각각으로 급변하는 외부환경과 그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대응력을 위해서는 새로운 지식의 습득과 이용은 불가결하다. 여기에서 학습전략이란, 외부에 산재해있는 무수한 정보들을 신속하게 입수 가공하고 이를 새로운 지식으로 창조하여 조직의 전 구성원이 공유하며, 나아가 당면과제에 즉각 적용하는 활동을 반복적으로 전개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첫머리에서 캘혼 위크는 학습의 의의를 오리의 물 갈퀴질에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다. 즉, 잔물결조차 일으키지 않으면서 매우 유연하게 물위를 움직이고 있는 물오리도 사실은 그 물밑으로 미친 듯이 물갈퀴를 저어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기업에서 획기적인 주요한 성공을 추진하고 촉진하며 그 성공에 대한 조용하고 은밀한 자원이 되는 것은 바로 학습이라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자본주의 이후 사회>에서 “지난 100여 년간의 폭발적인 생산성 향상을 통해 선진국 경제를 창조한 것은 작업에 대한 지식의 적용이다.”라고 단호하게 선언한다. 새로운 지식을 지속적으로 습득하고 이를 바로바로 현장에 적용해감으로써 발전을 도모하고 학습전략은 지방정부 내부에서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할만한 방안이다. 온 지역사회의 평생학습화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남 장성군의 사례는 깊은 관심을 갖고 ‘벤치마킹’이라도 할만하다. 여러 해전 사례이고 장황한 감이 들긴 하지만 이를 인용해보면, 한국경제신문 97년 12월 8일자는 다음과 같은 기사를 싣고 있다.
“전남 장성군은 지난 95년 7월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최고의 자치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평가는 장성군이 실시하고 있는 교육프로그램이 남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장성군은 직원들과 군민의 자질향상을 위한 교육 분야에 관해서는 여느 대기업의 직무교육 프로그램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평하고 있다. 장성군이 이 같은 교육체계를 갖춘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21세기 장성 건설은 인재개발에서 시작한다.』는 김홍식 군수의 교육철학 때문이다. 김군수는 민선자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치단체 공무원의 자질향상이 선행돼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군청 내무 과에 교육계를 신설, 직무교육에 관한 계획을 짜도록 했다. 또 주민들의 자질이 향상 돼야 지방자치제가 성공할 수 있다고 보고 다양한 사회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이밖에 사고영역의 확대와 창의적 사고를 위해 KOEX 견학을 의무화 하고 주요 전자전자.정보통신전.상품전 등 각종 전시회도 빠짐없이 참여하도록 했다. 또 민간기업의 경쟁원리 도입을 위해 기업체에 직원을 파견, 생산현장을 체험토록 하는 등 체험학습을 중요한 교육프로그램으로 활용했다. …장성군은 군민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95년 9월부터 시작된〔21세기 장성 아카데미〕는 다른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만큼 명성을 얻었다.

공무원과 주민에 대한 교육투자는 각 부문에서 눈에 띌 만큼 효과를 보았다. 공병주 계장은『올해 군내에서 부실공사가 완전히 추방됐고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 쌀농사 종합평가 최우수상, 농림평가 최우수상 등 8개의 종합최우수상을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자랑했다.”
별도의 인터뷰 기사에서 김홍식 장성군수는, 군수로 취임한 뒤 교육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한 것은『지역사회가 눈앞에 닥친 거대한 파고에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그는 『지금까지는 의식개혁과 자질향상을 목표로 총론 교육에 주력했지만 앞으로는 보다 세부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해 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영전략이니 뭐니 하기 이전에 학습이야말로 당면한 장애물을 타개하고 미래를 대비해나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것이다.

그런 장성군이니 다른 단체들이 수억의 거금을 들여 홍보용 CD나 홈페이지 하나 개발해놓고 ‘정보화’를 생색낼 때 그들은 전자자동 결재시스템을 개발, 30분 걸리던 지적민원서류를 단 3분만에 발급할 수 있도록 정보화를-이제는 거의 보편화되었지만 당시에는 그게 아니었다- 실용화해낸 것이다. 정보화 시대에 걸맞는 사업과 재정투자의 우선순위는 이렇게 학습 여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지방정부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를 학습조직화해낼 수 있을 때 그것은 발전 전망을 담아내는 경쟁력 있는 지방자치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된다.

지역사회의 학습조직화를 지방자치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라면 인재양성은 그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동력을 확보하는 과정이다. 80년대 초부터 이른바 ‘일촌일품(一村一品)운동’이라는 독특한 농업소득 배가운동을 벌여온 일본 오이타현의 히라마쓰 모리히코지사는, 처음 지사로 당선되고 나서 지역을 순시하는데 저마다 예산이 모자란다고 불만들이 많자, “그런 불평을 할 시간이 있으면 각 지방에 맞는 특산물을 하나씩 개발하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해서 역사적인 ‘일촌일품(一村一品)운동’은 시작되었는데, 그는 운동의 세 가지 원칙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 지역의 특산물을 세계적 특산물로 만들라. 둘째, 어떤 특산물이냐는 주민 스스로 선택하라. 셋째, 인재를 양성하라. ‘일촌일품(一村一品)운동’이 성공한 마을에는 반드시 훌륭한 지도자가 있었다면서 그는 기회 있을 때마다 인재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곤 했다.

국내외적으로 유명하게 된 ‘일촌일품(一村一品)운동’에 이어서 이제 오이타현은 농촌과 도시를 하이테크 통신망으로 묶어 전산업의 기술고도화를 실현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그 사업은 지방자치사업이라 보기에는 참으로 거창한 계획인데, 현은 현과 업계가 공동으로 출자해서 종합경제정보센터와 23개의 각종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및 기술자 양성 교육기관을 모아 ‘소프트 파크’를 건설, 운영해 오고 있다. 이 소프트 파크 내에는 인재육성센타라는 기술자양성소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일촌일품(一村一品)’운동의 세 번째 원칙인 ‘인재를 양성하라’는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것인데, 이곳에서는 현내 각 기업의 직원들이 퇴근 후 저녁 6시부터 9시까지의 교육을 통해 첨단기술을 습득하고 있다.

부문별 전문 인력의 양성에 실패한다면 다른 모든 부문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지역발전을 담보해내는 데는 실패한다. 더구나 지식경제의 시대에, 당대 최고의 경영자문가로 일컬어지는 피터 드러커가 “지난 100여 년간의 폭발적인 생산성 향상을 통해 선진국 경제를 창조한 것은 작업에 대한 지식의 적용이다.”라고 단언하는 마당에, ‘작업에 적용할만한 전문적 소양과 지식’을 가진 인재를 길러내는 데 실패한다면 발전은 없다. 생존조차 어려워지고 말지 모른다. 1997년 9월에 서울에서 열렸던 “지속가능한 시민사회를 향한 세계적 변화”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미국 미시간 주립대 코리 교수는, 말레이시아 ․ 싱가포를 ․ 미국 등의 정보기술과 국가발전정책을 설명하면서 인류의 미래를 가장 충격적으로 바꾸는 힘은 정부와 시민이 정보기술(IT)을 포괄적으로 활용하는 데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보기술을 국가발전계획에 가장 먼저 적용한 싱가포르가 다른 나라들보다 빨리 발전해 온 것은 당연하다고 보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

모두에서 지적했듯이 지방자치의 과제는 크게 보아 두 가지이다. 하나는 지역주민들의 생활상의 요구를 해결하는 것이요, 또 하나는 그런 해결능력을 지속적으로 구사하는데 필요한 자치역량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그것을 국가나 중앙정부가 아니라 거의 전적으로 지방정부의 기획과 집행력에 의존하여 실현해내야만 한다. 우리는 그 단초를 주민참여로 보았다. 주민참여는 발전전망과 정보의 공유, 그리고 시민운동의 역량에 의해서 담보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발전을 위한 조건으로 냉철한 상황인식, 지역사회 전반에 걸친 학습조직, 그리고 전문성을 가진 인재양성 등을 지적했다.

발전 없는 참여는 무의미하며 참여 없는 발전은 불가능하다. 참여를 통한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이것이 지역주민이 창출해야 하는 자치문화의 방향이다.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할 대안적 과제이다.
<김학준의 우리는 이어도로 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0 / 400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