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호성- 2007년 대선에 거는 기대

정해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황금 돼지해이며 대통령을 뽑는 해이기도 하다. 복 돼지해의 대길운수로 국민들에게 행복을 안겨 줄 훌륭한 대통령이 뽑혔으면 한다.

언론에 거론되는 대선주자와 潛龍들이 십여 명에 이르고 있다. 국가의 장래를 위하여 인물이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사서오경 중에 《대학》편을 보면 ‘학이치용(學以致用)’과 ‘불사무의(不仕無義)’란 말이 있다. 배운 것을 써먹으라는 뜻이고 배운 사람이 벼슬을 하지 않으면 옳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하게 공직자의 큰 덕목으로서 ‘수기치인(修己治人)’과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주문하고 있다. 풀어 말한다면 덕망과 정직, 능력과 복력(福力)을 갖춘 통합형 리더쉽을 강조하는 것이다.
 
대권고지를 향한 주자들의 민심잡기를 위한 발걸음이 빨라졌다.  앞치마를 두르고 연탄을 배달하거나  군복을 착용하고 전방을 순시한다거나 결식아동 바자회에서 차를 파는 등 전국 민생투어를 하는 것은 물론 박정희 생가와 3김을  앞다투어 찾아가고 만난다. 물론 표를 의식한 즉흥적인 선심성 발언도 서슴치 않고 지나친 이념 논쟁도 불거진다. 좌파다 우파다 뉴라이트다 하면서 편가르기를 하고, 성장이냐 분배냐를 놓고 설전하는가 하면 여당과 야당은 의견이 다르다고 국회 파행을 일삼는다. 대통령의 돌출적인 발언들도 자주회자된다.

이런 기사들이 연일 신문지면과 방송을 통하여 국민들의 이목을 빼앗는  동안 민생은 피폐해지고 사분오열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가고 있다. 이 나라가 진정 백성의 나라인지 벼슬나리들의 국가인지 분간하기어렵다.  이제 더 이상 스스로에게도 당당하지 못하고  재탕 삼탕으로 국민들도 식상해하는 그런 모습들은 절제했으면 한다.

그간 선거도 많이 치러 보았고  최근 50년 동안 산업화, 민주화도, 이념 논쟁도, 정보화, 개방화도 모두 훌륭하게 경험하였다.   구태의연한 색깔논쟁, 얄팍한 선거전략이나 정치쇼에 이제는 흔들리지 않는다.  이제 네편 내편 하는 이념 논쟁은 극복하자!    복싱선수가 레프트를 쓰던 라이트를 쓰던 관객은 개의치 않는다. 축구도 좌측 센터링, 우측 센터링 모두 가리지 않을 때 공격수는 보다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고 골도 많이 넣을 수 있는 것이다.

건강한 자본주의와 행복한 민주주의의 운동장에서 희망의 골을 많이 넣어 국민들이 환호를 보낼 수 있는  그런 감동의 정치가 그립다. 첨단과학의 시대에 걸맞는 글로벌적 사고와 창조적 아이디어로  건설적인 정책대결을 하고 화이부동의 정신으로 국민통합의 정치를 이루어지길 바란다.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 대선에 나설 주자는 실력도 있고 ‘운’도 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운이라는 것은 시대의 운이고 이것은 곧 그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읽어낼 수 있는 힘이다.《로마인이야기》를 보면 아무리 똑똑하고 인기가 있어도 천운을 받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시대에 태어나지 않으면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황금돼지 운수로  부디 능력(能力)과 복력(福力)을 갖춘 훌륭한 대통령이 나와서 부강하고 편안하게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 김호성 전 행정부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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