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론] 홍성직 제주의료원장

제주의료원이 기름값이 없어 겨울철 난방과 온수공급을 중단해 환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했다는 공공서비스노조 의료연대제주지역지부의 성명에 대해 제주의료원 홍석직 원장이 해명의 글을 보내왔습니다. 반론권 보장 차원에서 이를 싣습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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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하십니까

제주 의료원 원장 홍성직입니다.

먼저 제주의 대표적인 공공의료기관의 책임자로서
좋은 소식도 아닌 의료원의 문제점이 지적되는 기사가 연이어 매스컴에 등장하게 된 점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제 도민 앞에 부임 6개월에 접어들고 있는 제주의료원의 원장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솔직한 고백을 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제주의료원이 안고 있는 지금의 재정 문제는 시내 중심에서 종합병원으로 운영되던 제주의료원이 원래의 건물을 제주 대학병원에 매각하고 2002년 산천단 위에 위치한 노인전문병원 제주 의료원으로 탈바꿈하면서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내 중심에 의료원이 있을 당시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보는 지방 의료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내와 거리가 먼 아라동 골짜기로 옮겨오면서 하루 천명에 가까웠던 외래 환자는 100명 이하로 줄어 들었습니다.그리고 입원 환자의 양상도 장기 요양이 필요한 환자들로 바뀌면서 입원비며 진료비 수입이 이전보다 형편없이 낮아졌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장기 요양환자들이 중심이 되어있는 저희 병원에서는 3개월 이상 장기 환자의 경우 보험공단에서는 무조건 입원 관리비를 40%가량 삭감하면서 연 5억원 이상의 적자요인이 되고 있으며 ,정상적인 진료를 하고도 제대로 진료비를 못 받는 이상한 현상이 제주 의료원에 누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폐쇄 정신 병동에 입원해 있는 취약계층에 속하는 급여환자의 경우는 단일수가제라는 이상한 보험제도로 인하여 어떤 종류의 진료나 약 식사 병실을 사용하여도 하루에 26820원 밖에 입원비를  받을 수 없는 제도에 묶여 원가이하의 진료비를 청구하게 되어있으며 이런 저가의 진료비마저도 급여 환자의 경우는 보험공단이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 정부가 지급하기로 되어있으나 정부가 예산 문제를 내세워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6개월 연체는 보통이고 1년까지도 연체되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입니다.

재정을 생각하여 국립재활병원만 해도 이런 급여 환자비율을 10%미만으로 유지하는 내규를 시행하고 있지만 제주의료원의 경우 정신과 급여환자의 비율이 70%에 이르고 있어 심각한 재정적자의 요인이 되고 있으나 저희는 정신과 급여환자들을 내칠 수 없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지역 요양원에서 케어를 받고 있는 취약계층이나 정신지체 장애우 들이 공공의료기관인 저희 병원을 통해 주로 외래 진료를 받게 되면서 대개 한달 기준의 약을 처방받아 가면 고스란히 저희 병원이 이들의 약값을 일년 이상 빚으로 껴안으면서 재정 적자가 높아지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런 외래환자의 수가 늘면 늘 수록 이익이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재정적자만 쌓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제주의료원이 이런 재정 적자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는 병원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인 치매 환자나 장기 요양환자를 가진 가족들은 저희 병원에 가족을 맡기고 싶어하고 계시며 저희 병원 병실을 방문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추호도 환자의 진료나 시설 관리에 있어서 국내 어느 병원 보다 뒤지지 않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전 직원들이 진료에 임하고 있습니다.

정말 진료와 시설 관리에 문제가 있는 병원이라면 입원을 원하는 환자들이 넘쳐 순번을 기다리는 지금의 현상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최근 중국 본토의 1000병상 이상의 100대 병원 병원장들이 저희 병원을 방문하여 중국에도 제주의료원 같은 시설이 훌륭한 노인전문병원이 꼭 필요하다는 말들을 하고 간 적이 있습니다.

등록된 1170명에 이르는 자원 봉사자들의 봉사와 자동화된 목욕시설운영으로 일주에 2번 이상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환자들이 따뜻한 물로 편안한 목욕을 할 수 있는 병원도 유일하다 할 것입니다.

그리고 노인 환자의 경우 도내 여타 병원의 경우 하루 6-8만원에 이르는 간병료를 부담해야 하지만 저희병원에서는 하루 2만원이라는 저렴한 간병비로 훈련된 간병사의 따뜻한 간병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이 도내에서는 유일하게 저희 병원입니다.   

저희 병원 식사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어느 병원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병원식을 제공하는 병원도 저희 병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글을 쓸 수밖에 없었던 것은 물론 저희 병원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있겠지만 전혀 근거 없는 사실이나 침소봉대된 내용이 매스컴을 통해 호도 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진실을 도민 여러분께 알리고자 하는 뜻에서입니다.

의료연대제주지역지부의 성명서에 따르면

1. 지난 1월 5일, 제주의료원에서 병실히터와 온수 사용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지금   까지도 일부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 하고 있는데 그 실상은 이러합니다.

사실 저희 병원은 겨울철이어도 해가 있는 낮 시간에는 난방 가동시 온도 상승으로 창을 열어 환기를 하거나 방마다 있는 난방 조절기를 꺼놓는 일이 예사입니다.
 
1월 5일 금요일 일기예보에 이번 주말 강추위가 예상된다는 말이 있어 주말을 보내는  사이 최근 유류공급에 애로를 가지고 있어 혹 유류 부족에 따른 난방의 문제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금요일 낮 12시부터 각  병실의 온도를 확인 하면서 난방을 서너 시간 중단했지만 이로 인한 문제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으며 당일 5시 이후 충분한 유류 확보이후 지금까지 정상적인 난방을 가동 중이며 난방 중단 당시에도 온수사용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성명서의 온수사용 중단이나 지금까지도 일부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얘기는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는 사실을 밝히는 바입니다. 

2. 성명서에서 언급한 갑작스런 장례식장 리모델링 얘기는 저희 병원 와 보신 분은 잘 아시겠지만 내부 장례식장은 넓고 식당도 상가 별로 이용하게끔 잘 시설되어 있지만 장례식장으로 출입하는 입구가 좁고 어두워 불편하다는 이용자들의 잇따른 민원에 따라 출입구 부분만 조명시설, 벽, 입구 비가림을 할 수 있는 시설, 바닥 부분 등을 보강하고 비용을 아끼기 위해 최근 가족이 입원시킨 적이 있던 화가에게 특별히 부탁을 해서 무료로 제공한 이미지를 이용해 타일 벽화를 만들어 붙인 사실이 있으며 아직 공사비도 지불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또한 염소난방 시설 운운은 병원 울타리를 따라 자라난 칡 덩굴이 병원의 잔디밭을 덮고 침범해 이를 해결하기도 하고 산책하는 환자들이 이 염소들을 보면서 작은 위한을 얻을 수 있을까 해서 관광고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시가 20만원 짜리 흑염소를 8만원에 사들여 기르게 되었습니다.

당시 임신이 의심되는 염소가 있어 관리자가 겨울에 출산을 하게 되면 염소 움막에 석유곤로라도 들여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냐고 지나가는 얘기로 한 사실은 있으나 그 후 임신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어 해프닝으로 끝난 일들을 가지고 염소 난방 운운하면서 환자가 염소만도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는 말로 대중을 호도하는 것은 성명서의 저의를 의심케 하는 일이라 할 것입니다.

3. 또한 성명서에 의료원 벽에 붙어 있다는 수백만원짜리라는 그림이나 사진들은 제주의료원 건축 당시 일부 지인들이 기증한 작품이거나 구입한 작품이긴 하지만 아무리 재정이 어렵다할지라도 이 그림을 팔아 약이나 유류 외상값을 갚을 일은 아닌 것이고  그림을 벽에 붙이는 일도 다 환자들의 정서 함양을 위한 일이라 할 것입니다.

4. 성명서에서 원장의 수억원 짜리 관사만 처분해도 기름 값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했지만 겨울에는 한달 기름값이 4000 - 5000만원에 이르고 있으며 몇 년 전 관사 매입당시 가격이 1억 7천 만 원이었으나 지금 판다고 얼마를 받을지도 모를 일이며 그 돈으로 몇 달 기름값이나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의료원이 관사를 간직하고 있는 이유는 물론 집이 있는 저는 전혀 관사를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예전 전셋집을 관사로 쓰면서 전세 비를 돌려받지 못한 예도 있고 집이 없는 원장이 임명 될 수 있는 상황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는 견지에서 처분하지 말자는 이사회의 의견에 따른 것입니다.

5. 섬기고 나누며 인간 중심의 병원이 되기를 원하는 마음이 의료연대제주지역지부 보다 덜한 제주의료원 식구는 한사람도 없다고 생각하며 성명서에서 언급한 것처럼 반환자적 작태 운운 한 것은 지나친 표현일 뿐만 아니라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 할 것입니다.

정말 환자를 위하는 마음이 의료연대제주지역지부에도 있다면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제주의료원과 제주의료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해서 근거 없는 유언비어로 병원밖에서 비난하며 논란거리 만 만들 일이 아니라 의료원의 한 식구로서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기 위해 자기희생과 서로를 배려하는 일에 함께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이처럼 제주의료원의 어렵다는 얘기와 어두운 소식만 전하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변명 아닌 변명을 위해 도민 여러분을 찾아뵙게 된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리는 바입니다.

그러나 제주의료원 식구 모두는 도민 여러분의 건강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함께 제주의료원이 점점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으며 제주 특별자치도의 자랑스러운 공공의료기관 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여러분 앞에 하면서 제주 의료원에 대한  도민 여러분의 관심과 많은 이용을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주 의료원 원장 홍성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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