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제주도에 바란다(7)] 정구철 탐라대 교수
산남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직설적 제안

2007년 새해를 맞아 제주도에 바라는 각계 인사의 바람을 연재한다. 일곱번째로 정구철 탐라대 교수의 글을 싣는다. 옥고를 보내주신 님께 감사드리며, 새해에는 모든 이들이 소망이 이뤄지고 명실상부한 특별자치의 기틀이 완성되는 한해가 되길 제주의소리는 희망한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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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자치도 출범전도 그랬지만 출범 후 산남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산남지역 소외’ 인식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부정적인 의식이 형성되고 있는 배경에는 벌써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경제 불황과 미덥지 못한 리더십 그리고 행정서비스들에 대한 불신 등으로 주민들의 체감경기와 소위 행복지수가 악화된데 기인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특별자치도가 시행되면 형편이 나아질까? 기대했었으나 오히려 새로운 행정시스템에 대한 이해부족과 개선될 것 같지 않는 어려운 경제 여건이 행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직결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이런 상대적 소외인식은 서귀포시 지역 내에서 심각하다. 지금 서귀포지역의 경제는 거의 고사 직전 상태라고 할 만하다. 금명간에 어떤 파격적인 정책적 지원이 없으면 심각한 결과가 우려된다. 이렇듯 상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행정의 리더십은 산남지역 불균형 상태의 고착화 위험에 대한 이해가 절대 부족한 듯 여겨지는 주장을 공식석상에서 쉽게 하고 있다.

그들에 따르면 이미 산남지역에 국제자유도시개발을 위한 7대 선도프로젝트 사업들인 신화역사공원, 예례동 휴양단지와 서귀포 미항개발을 비롯하여 영어마을건설과 제2관광단지개발, 혁신도시, 등이 산남지역에 집중되었고 그 외에도 경쟁력있는 관광시설들이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거론되고 있는 개발 예정 프로젝트들은 아직 요원하여 지역 불균형해소와는 전혀 관계없는 상태이며, 설령 개발이 완료된다고 할지라도 과연 해당지역들에 경제적 유익이 될지는 의문이다.

이미 운영되고 있는 크고 작은 관광시설들 역시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보기엔 미미한 수준임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여겨진다. 이런 결정적인 이유는 해당지역들이 배후지역들로서 기능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기왕 내친김에 직설적으로 산남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문제점들과 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2007년에는 산남지역 관광시설들을 지원하는 배후 도시들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과감한 행. 재정적 지원을 기대한다. 예를 들면 몇 개의 관광지나 시설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패키지로 묶어서 판매하고, 배후지역으로 접근이 용이하고 다양한 편이성이 제공된다면 지역경제에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지역별 특성을 최대화하여 볼거리를 풍성케 하며 현재의 도시나 마을 중심부를 관통해 지나치게 설계된 도로구조에 변화를 주어 가능한 통과시간이 지연될 수 있게 한다면 해당 지역들에 머무르는 효과가 있게 되며 경제활동 비율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둘째, 파격적인 정책 지원책으로 면세지역을 시범적으로 운영해 줄 것을 기대한다. 제주도 전역을 면세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중앙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자치도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전략이다. 제주도 전역을 동시에 시행하기 보다는 부분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선은 서귀포 시내 지역을 시범지역으로 시행했으면 한다. 물론 사전에 충분한 교육과 홍보는 절대필요하다. 지금과 같이 의류 중심의 단순한 상업 구조에서 관광객들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군들을 배치하여 관광객들로 하여금 발품을 팔만한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면 기대효과가 현실화 될 것이다. 

셋째, 현재 극한 상황을 견뎌내는 지역 상가들과 주민들에 대한 과감한 감세 조치와 탄력적 세율적용을 기대한다.

넷째, 7대 선도 프로젝트중 하나인 서귀포 미항개발은 크게 축소되어 시행될 조짐이다. 서귀포항 지역의 미관 개선사업 중심이 될듯한데 내친김에 서귀포 시내 전역을 아주 특색있는 도시로 디자인했으면 한다.

자동차 우선으로 설계된 시내 중심지의 도로구조를 대폭 재조정하여 휴양도시에 걸맞게 시내 중심을 공원과 같이 보행자를 우선하는 구조로 재정비하여 자동차로 시내 중심을 지나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예를 들면 일자로 곧게 뻗은 도로형태를 S자 형태로 변화를 주고 일방통행이나 보행자구역으로 지정하여 중간 중간에 쉼터와 거리 공연장이나 전시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지금 보다 훨씬 활력있고 편안한 느낌을 주어 관광휴양지 중심가로서 잘 어울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도시의 얼굴이랄 수 있는 각종 간판들을 대폭 정비하여 깔끔한 도시 이미지로 전면적인 정비를 기대한다. 모든 업체 마다 밖으로 내걸 수 있는 간판의 수와 크기를 엄격하게 정하여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시내 분위기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사실 간판이 크거나 많음이 고객들의 관심과 호감을 받는 결정적 원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섯째, 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바란다. 서귀포 지역을 중심으로 스포츠 산업이 우리 제주도의 미래 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지자체들이 스포츠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특별 육성책들을 마련 중이다.

제주도 입장에서는 발 빠르게 시장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와 스포츠 시설들을 보강해주고 세계적 브랜드로 키울 수 있는 스포츠 종목을 선택하여 세계적인 대회를 연례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있길 희망한다. 월드컵 축구대회를 유치하여 세계적인 축구전용경기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 같이 동아시아 대회를 비롯한  유니버시아드 대회 같은 우리 능력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메가 스포츠이벤트를 유치하여 낙후된 스포츠시설들을 재정비하거나 새롭게 건설하여 스포츠 산업에 대한 국제 경쟁력을 키워 나갈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에서 대학교육기관은 매우 중요한 사회적 인프라이다. 산남 지역 유일한 대학인 탐라대학교를 지역 발전을 위해서 지혜롭게 이용할 필요가 있음에도 우리 사회가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주된 이유는 서귀포시보다는 오히려 제주시가 탐라대학교의 배후도시로서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역발전과 청년문화를 선도하고 함께 Win-Win할 수 있도록 긴밀한 파트너-쉽이 필요하다. 새로이 부임한 서귀포시장께서는 서귀포를 대한민국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공허한 외침이 되지 않기를 기대하며 2007년도에는 산남지역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파격적인 리더십을 기대한다.


[ 정구철 탐라대학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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