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종군' 요구 일부수용 사태 해결 가닥…'공대위' 28일께 입장 정리

'취중 폭언'으로 물의를 빚은 강영철 제주시의회 의장이 공무원노조측의 '백의종군' 요구를 일부 수용했다.

이로써 강 의장의 폭언을 둘러싼 파문은 2개월 여만에 해결 국면에 진입했다.

강영철 의장은 25일 '제주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하반기에)평의원으로 의정활동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장직 사퇴 요구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강 의장은 이날 의회를 통해 이 글을 '공직사회개혁과 공무원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제주지역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측에 전달했다.

앞서 제주시의원들은 오전에 비공식 회의를 열어 강 의장 거취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장은 글에서 "제주시민과 동료의원, 지역구 주민들에게 제 부덕의 소치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한 마음 금할 길 없다"고 다시한번 '불미스런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

강 의장은 "이번에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을 통감, 이제 마음을 비우고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백의종군해 평의원으로서 의정활동에만 전념하겠다"고 약속했다. '백의종군'은 하반기 원구성때 의장은 물론 상임위원장 등 아무런 감투도 쓰지 않겠다는 뜻이다.

강 의장은 폭언 파문이 불거진 후 공직사퇴 요구에 직면하자 "하반기에 다시 의장에 도전해 심판을 받겠다"며 의장 출마 의중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이어 "모든 일에는 끝이 있어야 시작이 있다"면서 "(백의종군을)결심하기까지 제가 겪어야 했던 심적 고통과 어려움에 대한 구차한 변명은 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강 의장은 "그동안 따뜻한 성원과 애정어린 질책을 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강 의장이 이날 평의원으로 남겠다는 뜻을 공식 표명함으로써 공대위도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공대위와 공무원노조는 당초 강 의장의 모든 공직 사퇴 등을 요구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으나, 지난 14일 열린 간담회에서 의원직 사퇴 요구를 거둬들이면서 '의장직 사퇴'와 '후반기 백의종군'을 새 카드로 들고 나왔다.

당시 강 의장은 공대위측의 거듭된 거취표명 요구에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다. 솔직히 마음속으로 여러분의 요구를 50%는 수용했다. 26일까지 기다려달라"고 말해, 사태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공대위는 오는 28일쯤 회의를 열어 강 의장의 이날 거취 표명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강 의장은 지난 4월21일 오전 11시20분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제주시장실에 전화를 걸어 그곳 여직원에게 폭언을 가해, 공무원노조 등으로부터 사퇴압력을 받는 등 큰 파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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