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객총량제·입산예약제 시급히 도입해야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올해 부터 많은 등산객이 한라산을 찾고 있다. 특히 한라산의 겨울 설경을 즐기기 위한  요즘 한라산에는 육지부의 산악회원들이 주말마다 방문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지난 주말(20일) 오랜만에 한라산에 올랐다. 성판악으로 올라가서, 관음사로 내려오는 9시간 여에 걸친 겨울산행이었다. 하지만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들이 곳곳에서 목격이 되어서, 산행길이 즐겁지 만은 않았다.

먼저 너무나도 많은 등산객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좁은 등산로에 사람들로 가득차서 메워지는 '교통혼잡'이 벌어졌다.

   
 
 
   
 
 

올라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육지부 산악회원들. 이들은 금요일 저녁 인천과 부산 등지에서 배를 타고 제주를 찾고, 토요일 아침부터 등산에 나선다. 하지만 돌아가는 뱃시간이 저녁이기 때문에 넉넉치 않은 시간동안 한라산 정상 정복에 나서는 것이다. 

각자 유명 등산의류들로 몸을 치장하고, 양손에는 스틱을 잡고 줄줄이 무리를 지어서 등산에 나서는 사람들. 그리고 먼저 올라갔다가 하산하는 사람들로 등산로는 비좁아 지고, 점점 등산로를 넓히기도 하고, 혹은 새로운 길을 만들기도 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등산로를 밟고 다녀서 답압에 의한 훼손이 발생하기도 한다. (물론 겨울철에 1500m 이상의 고지대에는 눈이 많이 쌓여서 그렇지는 않지만 그 아래의 등산로는 훼손이 불가피하다.)
  
등산을 하는 것은 나쁘지는 않지만,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다면 한라산 자체 뿐만 아니라, 등산객 들에게 서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올해초 제주도가 시행하려고 검토중인 '입산객 총량제'를 일찍 실행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제주의소리 2007년 1월 4일 보도) 주말에 집중된 등산객들을 분산시킬 필요도 있고, 한라산 보호를 위해서도 도입을 시급히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많은 등산객들이 산을 찾는 와중에 일부 몰지각한 등산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먼저 정해진 등산로 이외에 '천연보호구역'을 침범하는 일들이 있었다. 특히 성판악 코스 중간에 있는 '사라오름'을 찾기 위해 등산로 밖으로 나가 조릿대와 눈밭을 헤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또한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국립공원관리사무소 직원들이 그렇게 들어가지 말라고 방송을 해대도  목재 보호책이 설치된 구역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물론 이곳처럼 진달래밭이나 한라산 정상 부근에는 항상 관리소 직원이 있기 때문에 감시의 눈이 존재하지만, 그렇지 않은 구간에서는 정말 몰지각한 등산객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일부는 취사·야영 금지 현수막이 걸린 곳 앞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워대고, 버너로 라면을 끓여먹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관음사 코스로 내려오는 곳에 위치한 왕관릉 바로 위편 언덕, 그리고 용진각 대피소가 그곳이다.

위와 같은 몰지각한 일부 등산객들로 인해 전체 등산객과 한라산이 아파하고 있다. 입장객 총량제와 입산예약제를 통해 가능하면 적당한 수의 사람들이 한라산에 오를 수 있어야 하고, 적정한 수준으로 통제·관리하는 것이 한라산을 보호하는 길이며, 즐거운 산행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 등산객들을 싣고 온 20여대 이상의 버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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