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훈 사진작가, 동자석 150기 등 200점 담아 '제주동자석' 펴내

우리나라의 무덤에 석상(石像)이 등장하는 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이다.

아직도 신라시대의 왕릉이나 오래된 옛 묘에서 마모가 심하지만 형태가 온전한 석상들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석상들은 유구한 우리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해 왔다.

▲ 문인석
현재 제주의 분묘에 있는 석상 중에 묘비와 문중의 기록상 가장 오래된 석상은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는 ‘김○(金○)’ 묘의 화강암 석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묘의 문인석은 대략 1560년대의 석상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재질이 화강암이며 형태나 모양이 육지부에서 제작하여 유입된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이후의 석상으로는 헌마공신(獻馬功臣)으로 유명한 '김만일(金萬鎰)'공 묘소의 석상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 묘소의 동자석은 이미 도난 되었고, 현재 조면암으로 만들어진 문인석 1쌍만 남아있다. 김만일공의 묘소는 대략 1632년경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존하는 동자석 중 가장 오래된 석상은 서귀포시 호근동의 김공 묘소의 석상으로 대략 추정연대가 1668년 정도다.

1700년대로 들어오면서는 제주도 전역에서 그야말로 천(千)의 얼굴을 한 다양한 형태의 석상들이 나타난다.

'천의 얼굴' 동자석을 다시 한권의 사진집으로 엮어냈다.

제주영상동인 회장을 맡고 있는 이창훈씨(40). 그의 '제주동자석'은 작가가 2003년 3월부터 제주동자석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으로 촬영작업을 시작, 어느덧 4년 가까운 시간 동안 제주도 전역을 다니며 석상에 대한 모습을 담아냈다.

   
 
 
제주동자석 연구는 이미 2003년 8월 미술평론가 김유정씨가 12년 동안 온 섬을 뒤져 제주의 동자석을 찾아내 엮은 '아름다운 제주석상 동자석'(도서출판 파피루스·5만원)을 낸 바 있다.

그 동안 세부 사진촬영과 구체적인 조사를 병행하고 있는 작가는 현재 분묘에 소재해 있는 약 870여기의 제주동자석과 300여기의 다양한 분묘의 석물에 대한 촬영을 마쳤다.

▲ 사진작가 이창훈
그 중 일부 석상에 대해서는 상세한 조사를 실시하여 치수측정, 조사표 및 GPS데이타, 목록 등을 작성하는 등 데이터베이스화를 시도하고 있다.

또한 육지부의 박물관이나 도내 박물관 등 분묘를 이탈한 동자석들도 약 350여기를 촬영, 자료로 보관 중이다.

이러한 동자석에 대한 애정은 지난해 5월에 문화재청으로부터 '1문화재 1지킴이(비지정문화재 -제주동자석)'로 위촉돼 활동 중이다.

이번에 발간된 210쪽의 사진집에는 그중 제주분묘에 현재 소재하고 있는 석상 가운데 중요석상으로 판단되는 150여기의 제주동자석과 40여기의 석물, 그리고 제주분묘 사진 등 총 200여점의 사진을 수록하고 있다.

이창훈씨는 "사진집은 지난 12월에 제주문화예술재단에서 실시한 2007년도 제주문예진흥기금 지원사업중 '제주동자석의 전수조사를 통한 사진전 및 사진집 발간' 사업이 '우수기획창작사업'으로 선정된데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 3년간 제주동자석의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매년 1회씩 중요 석상에 대한 사진전과 사진집을 발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제주동자석에 대한 조사가 모두 이뤄지면 제주동자석 전체에 대한 종합적 조사 보고서를 만들어 보고 싶다"며 "올해 '제주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제주동자석의 소중함과 가치성을 널리 알려져 반드시 문화재로 지정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이 씨는 지난 1월 12일부터 17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제주동자석’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다.

▲ 돌잔
   
 
 
▲ 동자석
▲ 망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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