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안덕면 '왕이메' 오름 '복수초 군락지' 도채꾼 극성새해 인사 선물로 일본.중국 '인기'…무분별 대량 유출 우려

▲ 복수초가 훼손된 자리(제공=야생화 사랑모임 '나도풍란')
최근 제주의 희귀암석 도채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심지어 제주의 봄 전령사로 알려진 자생식물인 '복수초' 도채까지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행복과 장수'를 의미하는 복수초는 중국과 일본에서 인기를 끌면서 야생화 애호가 사이에선 일부 도채꾼들이 도외로 팔리는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무분별한 자생식물 반출에 대 우려가 일고 있다.

지난 주말인 21일 오름을 즐겨찾는 도내 '야생화사랑' 모임은 남제주군 안덕면 광평리에 있는 왕이메 오름을 찾았다가 '복수초' 군락지가 곳곳에 훼손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도채꾼 극성으로 '복수초 군락지'  등 훼손 우려

▲ 제공=야생화 사랑모임 '나도풍란'

이들 회원들은 해마다 눈이 올때면 사진을 찍으러 어느때 처럼 일찍 꽃이 피는 왕이메 오름을 찾았으나 상당수 복수초들이 깜쪽같이 사라진 사실을 발견 한 것.

실제 '야생화 사랑 모임'의 강갑순씨는 "지난 일요일에 갔다가 일부 훼손흔적을 본 이후 어제(23일) 다시 왕이메 오름을 찾았다가는 처음 본 모습과 다른 모습에 깜짝 놀랐다"며 "복수초 군락지였는데, 누군가 파내간 흔적이 확연이 드러나 있었다"고 분개했다.

강 씨는 "처음에 호미로 표시를 해놓은 흔적이 보였는데 어제 가보니 초토화 됐더라"며 "바위나 나무 뿌리 있는 부분은 몇개 남아 있었지만 대부분 손으로 낙엽을 긁었던 흔적이 보이는 등 상당부분 도채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다른 회원도 "성인 3~4인이 조를 이루면서 마대를 짊어지고 무분별하게 파내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도내 복수초가 피는 곳이면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남제주군 안덕면 광평리 산79번지 일대에 위치한 왕이메오름은 탐라국 왕자가 3일동안 기도했다고 하는 오름으로 611m의 해발고도에 비고가 100여m정도의 깊이를 갖고 있다. 사진가들이 많이 찾는 복수초 군락지로 알려져 있다 .

그런데 야생화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해마다 복수초가 대량으로 일본으로 반출되고 있다는 소식이 나도는 등 희귀식물 유출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 식물 애호가는 "예전에 복수초 1만 여본이 일본으로 넘어갔다는 뜬소문이 꾸준히 나돌았다"며 "제주복수초에 대한 선호도가 늘면서 복수초를 캐가는 사람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우려했다.

▲ 훼손된 복수초 군락지(제공=야생화 사랑모임 '나도풍란')
특히 제주 야생에서 피는 복수초는 '새복수초'로 불리며 타지방에서 '복수초' 또는 '개복수초'로 불리는 것과 품종이 다르다. 꽃도 상대적으로 크고 화려한게 특징으로 관상가치가 높아 식물 애호가들이 즐겨 찾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 식물애호가에서는 국내 유출은 물론 일본 등 해외까지 '복수초'가 팔려나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다음 불로그(http://blog.daum.net/bong405060)를 운영하며 야생화 알리기에 나서고 있는 한봉석씨는 "복수초를 카메라에 담더라도 웬만하면 도채꾼들 때문에 지명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이처럼 집단적으로 도채를 이뤄지는 것을 회원들이 직접 목격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 씨는 "복수초는 씨앗에서 꽃이 피는데 9년이 걸린다는 학설이 있을 정도로 희귀함을 자랑한다"며 "더욱이 마대자루에 무조건 담아 운반하는 방식으로 인해 1년도 살지 못해 죽을 경우 상인들이 다시 캐는 상황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고 복수초 고사 위기를 우려했다.

▲ 군락을 이룬 복수초 모습.제공=나도풍란

"차라리 '보급.생산' 통해 대량증식...양성화 하자"

제주환경운동연합 이영웅 사무국장은 "육지지방에서는 복수초를 화분에 담아 팔기도 하는 등 제주 복수초가 상당부분 유출이 이뤄지고 있다"며 "군락을 형성해서 한꺼번에 도채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완벽하게 단속을 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에서 보다 근본적인 처방과 대책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대량 증식 방안을 제시했다.

이 국장은 "문주란의 경우 천연기념물이지만 도처에 널려있어 희소가치가 떨어지는 바람에 몰래 도채될 가능성은 적다"고 지적하곤,  "차라리 식물 같은 경우는 대량 증식해서 보급하고 판매하는 등의 양성화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생식물과 희귀식물에 대한 대량 증식을 통해 양성화할 경우 몰래 도채되는 보존지역에서의 훼손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오래된 산고의 결과물인 복수초(제공=야생화 사랑모임 '나도풍란')


일본과 중국에서 새해인사 선물로 '인기'...행복과 장수, 인내  상징

한편 복수초는 각 지방에 따라 '측금잔화' '복수초' 원일초' 설연화' '아도니스(초)' '얼음새꽃' 등으로 불리는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 꽃이다.

   
 
 
옛 문헌에도 우리나가 북부지방과 만주지방 산 계곡에 자란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이름봄이 오기전 새순이 올라와 눈속에서 꽃이 핀다고 해서 예로부터 '설연(雪蓮)'이라고 불렸다.

눈속에 파묻혀 있다가 꽃 주변에 있는 눈이 녹으면서 눈을 뚫고 나온다고 하지만 눈속을 뚫고 나오는게 아니라 꽃이 피어있는 주변이 동그랗게 눈이 녹기 때문에 착각을 하는 것이다.

이로인해 얼음새꽃, 눈색이꽃으로 불리며 '생명력이 강하다'해서 복수초, 이른 봄 산에서 가장 먼저 핀다고 해서 '원일초'라고 불리기도 한다.

꽃말이 '행복과 장수'를 의미하는 복수초는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에서 어른들에게 새해 인사를 갈 적에 복수초 화분을 선물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복수초는 보통 12월부터 한창 피기 시작해 4월까지 절정을 보인다./도움말=한봉석

▲ 훼손된 복수초 군락지(제공=야생화 사랑모임 '나도풍란')
▲ 제공=야생화 사랑모임 '나도풍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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