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현 제주대 교수, 연구총서 '평화번영의 제주정치' 제기
군사적 과잉대처와 안보딜레마 경계해야…'해군기지 논쟁 재평가'

양길현 제주대 교수(52.제주대 평화연구소장)가 제주해군기지의 논쟁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화군항 해군기지의 중무장화를 통해 남한의 군사안보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통적 안보논리는 재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제주대 양길현 교수(제주대 평화연구소장)
양 교수는 최근 연구.발표 논문을 묶은 '평화번영의 제주정치'란 연구총서를 통해 최근 제주지역 최대 이슈로 부상한 '제주 평화의 섬과 해군기지'에 대한 일련의 입장을 비판적 재평가 시각에서 전달했다.

그는 "해군기지 건설문제는 제주도 주민의 삶의 질 내지는 미래비전과 관련해 제주 평화의 섬의 적극적 평화 실천전략에 대한 심층적 논의를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며 "21세기 탈냉전 이후 대두되고 있는 협력안보와 인간안보의 가능성과 유용성에 대한 검토를 새삼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론적으로 '군사적 대결을 준비하는데 기초한 과거전략은 새로이 대두되는 도전들에 대응하기는 적절치 않다'는 인식에 기반해 '협력적 수단을 통한 위협의 예방'이라는 협력안보의 정신과 방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화순항 해군기지의 중무장화를 통해 남한의 국가안보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통적 안보논리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해군본부가 지적하고 있는 해상안전, 마약거래, 밀입국 등 종래의 군사적 위협을 넘어선 다양한 안보위협의 직면 문제는 일국의 군사적 접근이 아닌 다자간 협력과 외교적.경제교류적.문화적 접근 등 다각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요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사회경제적 비용효과에 대한 분석없이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긍정적 파급효과만을 편파적으로 제시하지 말고 보다 균형된 입장에서의 자료제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평화의 섬 제주는 하나의 실현태가 아니라 실험이자 정책일 뿐"이라는 그는 "사실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은 '세계평화의 섬'은 대한민국과 제주도민 모두에게 국가성을 넘어 세계를 향하는 개방성과 창의성이 요구된다"며 "군가안보를 운위하며 경제적 실리를 내세우고 해군기지의 건설에 의존하는 방책으로는 세계평화의 섬은 하나의 구호이거나 허상에 불과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 제주대학교 평화연구소 연구총서 세번째로 발간한 '평화번영의 제주정치'.값 1만5천원
그는 또 "화순해군기지 문제는 중무장화된 자위력 강화와 같은 군사적 접근이 아닌 100년 이후의 화순지역 미래상이라는 큰 그림속에서 부분적으로 위치하고 역할을 하는 최소한의 자위력에 그쳐야 한다"고 말했다.

"어느 누구도 최소한의 자위력까지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그는 "다만 과잉대처와 안보딜레마를 경계하고 거부할 뿐"이라고 중무장화된 군사적 접근을 경계했다.

이어 "경제적 상호의존의 증대와 다양한 영역에서의 교류협력의 증진이 대세를 이루면서 상생과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21세기 현재 시대에 제주 평화의 섬 역시 협력안보와 인간안보 그리고 적극적 평화를 실현해 나가고자 하는 하나의 실험이자 시도로 볼 때 해군기지는 잘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이러한 결론을 도출한 '화순항 해군기지 논쟁에 대한 비판적 재평가' 논문에 앞서 "해군기지 건설과 평화의 섬 지정은 서로가 양립이 어렵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는 해군기지 건설로 제기된 안보 및 평화의 섬 논쟁에 대한 후속연구로, 향후 대안마련과 화순지역의 내생적 발전 방향에 대한 후속관심을 촉구하는데 목표를 뒀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21세기 제주정치는 3가지 중요한 정치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번영의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한 국제자유도시호 출항,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창출-정착-심화를 위한 전초기지로서 세계평화의 섬 지정, 지역균형발전 시범으로써 특별자치도 출범을 꼽았다.

따라서 "제주가 세계를 향하고 세계는 제주를 오가도록 하는 다양한 상생-교류-협력-공동번영의 다리 역할을 제주도가 해야 한다"며 "남과 북, 중국과 일본에서 등거리에 위치한 지정학은 동북아 평화번영을 선도할 역할가능성을 부여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총서 '평화번영의 제주정치'는 총 4부로 구성돼 있는데, 제1부 '세계평화의 섬 제주'에는 제1장 제주 평화의 섬 구상, 제2장 세계평화의섬 제주 지정, 제3장 제주도 세계평화의 섬 실천사업이 소개돼 있다.

또 제2부 제주도지역협력과 제주도의 역할에는 제4장 남북한 지역협력과 제주도의 역할, 제5장 제주도의 남북한 교류협력을 묶었고, 제3부 화순항 해군기지에 대한 재논쟁 평가에서는 제6장 제주평화의 섬과 화순항 해군기지, 제7장 화순항 해군기지 논쟁에 대한 비판적 재평가 등 두개의 논문을 묶어냈다.

끝으로 제4부 국제자유도시와 특별자치도에는 제8장 동북아중심국가와 제주국제자유도시와 제9장 제주특별자치도와 도민공감대, 제10장 5.31제주특별자치도 선거와 후보공천과정을 담아냈다.

한편 제주대 윤리교육과 부교수인 양길현 평화연구소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석사, 서울대대학원 정치학 박사를 받았다.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정치학과 방문교수와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조교수를 지냈다.

현재 한국국제정치학회와 한국정치학회 이사, 북한연구학회 이사, 제주평화통일포럼 연구위원장, 제주지방자치학회 이사, 제주지역통일교육센터 소장, 한국지방정치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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