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22일 북제주군 한림읍 금악리 산 67-1번지 일대 153만 7000여 ㎡에 대한 블랙스톤 리조트 개발사업을 승인했다.

블랙스톤 리조트는 도내 환경단체로부터 곶자왈 훼손과 지하수 함량저하, 오염, 고갈 우려가 집중제기 된 곳이다. 또한 제주중산간과 해안저지대를 잇는 녹지축이며, 개발면적의 40%에 해당되는 녹지자연도 7등급지는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동식물의 서식처를 제공한다며 원형보전의 필요성이 제기된 곳이다.

그러나 이곳은 이제 골프장 조성을 위해 파괴되게 되었다. 나무가 옮겨지거나 잘려나가게 될 것이다. 제주생명수인 지하수 함량이 저하되고 식물생육의 필요한 수분을 제공하던 곶자왈은 물이 스며들 수 없는 메마른 땅으로 형질이 바뀌게 될 것이다.

블랙스톤 리조트 조성지역은 제주 희귀·특산식물이 자생하는 지역이다. 개족도리, 덧나무, 돌동무, 바늘엉겅퀴, 밤일엽, 왕초피, 한라돌쩌귀 등 무려 16종으 희귀·특산종이 사업지구 전역에 걸쳐 자생하고 있다. 또한 산림청 지정 휘귀식물 새우란과 골고사리 또한 사업대상지 전 지역에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개발사업 시행을 막을 수는 없었다.

제주도의 지리정보시스템(GIS)는 제주도 희귀·특산 종이 자생하는 지역을 생태계보전 2등급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 블랙스톤 리조트 사업지구는 예외인 듯 싶다. GIS 상에는 3등급으로 분류되었고, 이에 대한 시정 조치는 없다. 제주도는 "희귀·특산 식물의 지정에 논란의 여지가 있고, 개발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는 입장 때문이다.

지난 8월 9일 블랙스톤 리조트 사업지구를 찾았다. 이미 이곳은 포크레인을 이용해 골프장 조성을 위한 기초 작업을 시작하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최종 사업승인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인데 골프장 조성사업이 시작된 것이었다.

개발행정은 주어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신속한 절차 이행을 강조한다. 이는 투자의욕을 꺾는 행정절차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낭비되고 있다는 개발논리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행정이 나서서 불법과 편법을 용인하는 개발행정의 난맥상을 확인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찌됐든 블랙스톤 리조트 조성사업은 시작됐다. 그럼에도 97%가 넘는 지하수보전 2등급지역과 대규모 곶자왈은 보호됐어야 했다. 왜냐면 제주의 곶자왈은 제주땅에 생명을 불어넣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이상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얼마 남지 않은 제주도내 곶자왈 지역의 훼손을 가져와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사진 : 블랙스톤 리조트 사업지구 내 포함된 곶자왈은 제주도 희귀.특산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생태계보전 3등급, 개발 가능 지역으로 분류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하늬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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