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해군 총장, 조속한 결정 김 지사 강하게 압박송 총장, 김 지사 말 중간에 자를 정도로 서로 격앙된 분위기

▲ 김태환 지사가 송영무 해군 참모총장의 방문을 받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송영무 해군 참모총장이 김태환 지사에게 “지난 4년 동안 한 일이 없다”면서“그동안 제주도민과 김 지사의 입장을 많이 봐줬는데 시간이 너무 아깝다”며 압박했다. 지난 4년에 대해 '허송세월'이란 극단적 표현도 썼다.

하지만 김태환 지사는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맡겨 달라”고 맞섰다. 

송영무 해군 참모총장은 31일 오후 3시 제주도를 방문, 김태환 지사를 면담한 자리에서 해군기지와 관련한 찬반토론으로 시간을 끌지 말고, 조속히 결정 내려 줄 것을 요구했다.

김 지사와 송 총장의 간담회는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취재진으로 둘러 쌓여 부담스런 탓도 있지만 서로 인식의 차가 너무나 뚜렷했다. 또 송 총장은 김 지사의 이야기를 중간에 자르면서 조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10여분 동안 진행된 대화는 다소 격앙됐다.

송 총장은 김 지사 집무실에 들어와 카메라에 잠시 포즈를 취한 후 자신과 제주에 얽인 이야기를 잠깐 한 후 시종 일관, 제주도가 추진하는 도민토론회에 불만을 드러내며 조속히 결정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 

송 총장은 “해군기지 문제를 찬성과 반대 토론으로 나가면 도민들 사이에서 서로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 있어 염려된다”면서 “적당한 선에서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어떻게 수용해서 기지를 건설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 총장은 또 “논리적이고 진실이 아닌 것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 보고받았다. 사실이 아닌 것은 언론이 규명해 달라. 토론과정에서 사실이 아닌 것을 자꾸 침소봉대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송 총장은 이어 “해군기지 문제가 참여정부 4년을 끌어왔다. 이제는 결정될 시기가 왔다. 빠른 시일 내에 했으면 좋겠다. 4년이란 기간이 너무 길다. 굉장히 긴 시간이다. (지금까지) 한 일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 송 총장은 "그동안 제주도민과 김 지사의 입장을 많이 봐 줬다. 지난 4년 너무 시간이 아깝다"는 말로 해군기지 문제를 조속히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송 총장은 “작년 말에 대통령이 ‘너무 시간을 끌면 예산도 많이 든다.’는 말을 할 정도 관심을 쓰고 있다”고 전하고는 “지금까지 해군이 제주도민의 편의를 봐 줬다. 도지사 입장도 봐줬다. 기다리는데 시간이 너무 소요되고 있다”며 조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송 총장은 “제주도의 입장을 충분히 알고 있으며, 지휘계통을 통해 장관과 국무조정실, 청와대에도 보고하고 있다”면서 “국방부 차원에서도 T/F를 구성해 제주도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송 총장은 “해군이 도민과 도지사를 속일 마음은 전혀 없다”면서 “항당 국가를 생각하고 제주도지사, 도민을 생각하고, 도민과 함께하는 해군이 기본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송 총장의 압박에 대해 김태환 지사도 분명한 입장을 전했다.

김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도 후보자 시절에 제주에 왔을 때 도민동의를 말씀하셨고, 이해찬 전 총리도 국회 답변을 통해 도민의 동의를 말씀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도당국에서는 도민들이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찬반토론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20분가까이 진행된 김 지사와의 면담에서 송 총장은 김 지사의 이야기를 중간에 잘라가면서 '언제 결정을 내릴 거냐'는 식으로 압박, 분위기가 다소 격앙됐다.
김 지사는 “찬성하는 분이나 반대하는 분이나 제주도를 걱정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라면서 “어제 토론회도 찬성과 반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상당히 유익한 부분이 있었다”며 토론회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지사는 조속한 결정을 촉구하는 송 총장 요구에 대해 “그런 것은 맡겨 달라. 지금은  도의회에서도 특위가 구성돼 활동하는 등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해군기지에 대해서는 제주도민의 관심이 많다”면서 “해군도 좋지만 정부가 입장을 팔요하는 게 필요하다”며 거듭 정부의 입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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