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연, '세계습지의 날' 기념 논평…"하천정비·습지복원사업 친환경적으로"

2월2일 세계 습지의 날을 맞아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논평을 내고 "하천정비사업을 복원으로 전환하고 생태·민주적으로 습지복원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습지의 날은 1971년 2월2일 이란의 람사에서 열린 국제습지회의를 기념하고 이를 통해 습지의 중요성을 국제적으로 알려나가기 위해 람사협약 결성 25주년인 1996년에 제정됐다.

람사협약은 수자원 보호, 습지의 현명한 이용, 생물종 다양성 보호를 위한 국제협약으로 현재까지 100여개 국가가 가입했으며 1600여개의 습지를 람사사이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최근 제주도의 '물영아리오름' 습지도 람사협약 습지로 등록됐는데 우리나라에서는 5번째, 세계적으로 1648번째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물영아리오름 습지가 람사협약 습지에 등록된 것은 제주의 습지에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직까지 파괴의 위협에 직면한 곳이 적지 않으며 새롭게 복원하는 곳도 복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환경연은 "이호유원지 개발사업으로 매립되고 있는 해안습지인 이호 조간대가 그러하고 세계적으로 1000여 마리 밖에 없는 희귀철새인 저어새가 찾아오지만 개발을 위해 매립을 구상중인 성산포 내수면 통밭알도 그 중 하나"라며 "이 뿐 아니라 중산간으로 올라서면 한라산과 바다를 이어주는 하천이 끊임없는 하천정비사업으로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연은 "올해에만 제주시 총 공공건설분야 예산의 15%인 330억원, 서귀포시 총 공공건설분야 예산의 20%인 410억원이 투입돼 하천 및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이 시행될 예정이지만 제주지역 하천의 특성에 알맞은 하천정비를 기대하기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2270억원을 투입해 공사를 진행했고 앞으로 1780억원을 계획하고 있지만 하천정비사업의 수해예방과 복구라는 목적을 달성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사후 평가는 없었고 앞으로 그럴 계획도 없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환경연은 "수천억원의 혈세를 단순히 배수로 만들기에 투입하고 있는 현실은 지금 즉각 재고돼야 하며 제주하천의 생태환경과 경관, 그리고 지역주민의 이익을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하천정비를 파괴에서 복원으로 전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습지복원과 관련해 "습지복원사업은 장소를 선정하기 전에 환경단체와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접근성과 편의성 등 주민활용도, 생태복원의 필요성 등을 기준으로 삼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복원지역을 선정해야 한다"며 "복원방법은 생태적인 방법을 통해 향후 지속가능한 관리·이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각 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제주시 7곳, 서귀포시 3곳의 습지를 복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객관적인 선정절차의 부실함과 복원방식의 미흡함, 그리고 향후 관리방안의 부재 등 습지복원사업에 대한 문제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연은 "3년마다 열리는 람사총회가 내년에는 대한민국 경남의 창원에서 열리는 것으로 잠정 결정됐는데 이 기회에 제주도도 올해를 제주의 습지들이 파괴에서 보전으로 전환되는 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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