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정해년 탐라국입춘굿놀이 신명나게 막올라
‘낭쉐몰이’ 큰 인기…‘제주민속문화의 해’ 선포식도

   
 
 
▲ 입춘굿 놀이 첫날 관덕정 앞마당에서 2007 제주민속문화의 해가 선포됐다.
올해로 ‘아홉번째’…2007 정해년 탐라국입춘굿놀이 ‘개막’

탐라국 이래 민관이 함께해 누대로 이어온 제주의 ‘새철맞이’ 풍습 ‘탐라굿입춘굿놀이’가 복원후 그 아홉 번째 행사를 개막했다.

‘2007 정해년 탐라국입춘굿놀이’는 3일 오후 4시30분 ‘열림 굿’ 행사를 시작으로 제주시청 마당과 목관아 일대에서 흥겹게 펼쳐졌다.

▲ 탐라국입춘굿놀이의 백미인 '낭쉐몰이'의 낭쉐는 해마다 새로 제작된다. 올해는 탐미협의 송문석 작가가 두달여에 걸쳐 한라산 등지에서 고목을 수집, 매우 역동적인 낭쉐를 탄생시켜 참가자들에게 큰 볼거리를 제공했다.

제주시 봉개동·일도2동 등 각 마을 민속보존회가 신나는 풍물놀이로 제장(祭場)을 청결히 하고 액을 막아 신(神)을 청하는 마당을 우선 열었다.

이어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낭쉐코사’를 초헌관 김영훈 제주시장, 아헌관 장덕현 (사)한국농촌지도자제주시연합회장, 종헌관 김수열 제주민예총지회장의 집전으로 거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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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문

유세차 2007 정해년 양력 이월 초사흘
묵은 철은 지나가고 신구세관 갈리어
새철이 돌아드는 입춘 전일 辛時에
제주절섬 만민백성들이 제주시청 너른 마당에
솟 매어 제청 차리고
새로 새남 낭쉐를 지어 부정서정을 가시며
하늘 옥황 삼천제석궁 도올라
상세경은 문국성 문도령
중세경은 자청비
하세경은 정이어신 정수남이 청해 모시고
지성 정성으로 비나이다.
만민백성 굽어 살피시던 세경할마님
영급 좋은 할마님의 은덕으로
올해에는 오곡풍등 육축번성 시켜주시옵고
집집마다 마을마다
산천마다 여 끝마다
시시로 드는 넋날 일 때때로 드는 혼날 일
만액을 막아주시옵고
제주백성 허는 만공사에 만부정을 가시어
막힘없이 걸림없이 망일게 하여주시옵소서
탐라국 시절 왕이 나서 적전하던 유풍을 이어
올수금년 정해년 입춘절에
볏 보습 매어 낭쉐로 새 땅을 일구나니
세경할마님이시여
입춘춘경 메 구월일석 큰 잔치에 오시어
천지풍화 손재풍재 막아 주시옵고
올금년 무사태평 시켜주시옵소서

▲ 낭쉐는 숫 소다. 큰 뿔을 내밀어 액운을 물리치는 기세가 매우 힘차 보인다.

이어 한 해 농사의 전 과정을 보여주고 풍농을 기원하는 ‘농사풀이’ 공연이 제주시 용담2동 민속보존회 회원들의 시연으로 펼쳐졌다.

농사풀이에 이어 ‘입춘굿놀이’의 백미인 ‘낭쉐몰이’가 제주시청 정문을 출발해 관덕정 마당까지 이어졌다.

낭쉐몰이에는 제주시내 12개 읍면동 마을 민속보존회가 참여, 한데 어우러지며 축제의 의미를 한층 승화시켰다.

한편, 이날 오후 7시부터 ‘2007 제주민속문화의 해’ 출범식이 관덕정 앞마당에서 펼쳐지기도 했다.

▲ 입춘굿놀이 개막식서 치러진 '낭쉐코사'에서 삼헌관이 제례를 거행하고 있다.

새철 드는 날 ‘입춘굿’통해 풍농과 안녕을 기원…제주시, 제주민예총 주최·주관해

입춘이자 행사 이틀째인 4일 오전 10시부터 '본굿'행사가 시작된다. 우선 제주시 12개 읍·면·동 풍물패가 옛 제주읍성 동·서·남문에서 각각 출발해 목관아까지 도착하는 '거리도청제(걸궁)'로 흥을 돋우고, 이어 오전 11시 관덕정 앞마당에서 장장 4시간여에 걸친 초감제, 석살림굿, 요왕맞이 등 본격적인 입춘 ‘굿판’이 벌어진다.

오후 2시부터 목관아 내 홍화각 앞마당에선 ‘세경놀이’와 ‘우리춤꾼’ ‘다섯 광대마당’ 등 축하공연도 펼쳐져 도민과 관광객 등 관객들의 ‘ 덩실덩실 어깨춤’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오후3시부터 한시간 동안 관덕정 앞마당에선 ‘입춘 탈굿놀이’도 벌어진다.

관객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전통문화 한마당’ 체험행사도 마련돼 있다. 홍화각 앞마당에서 오후1시~2시까지 판소리 마당과 가야금 산조 등 아름다운 전통음악의 향연이 펼쳐지고 이어 오늘 준공을 맞은 망경루 앞마당을 비롯한 우연당 앞마당, 관아내 회랑, 망경루, 귤림당 등 곳곳에서 오전 11시30분~오후4시까지 ▶떡만들기 체험과 시식 ▶조릿대 차가 제공되는 다도 체험 ▶바람개비 만들기 ▶춘첩그리기 및 서예퍼포먼스 ▶가족사진 찍어주기 ▶연만들기 ▶탁본뜨기 등이 관객들 눈과 귀와 입을 쉴 새 없이 즐겁게 할 것이다.

이밖에 부대행사도 다양하다.

오전11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목관아 일대에서는 입춘국수가 무료제공되는 먹거리 마당과 제주 동자석과 입춘탈 등 독특한 제주문화상품 판매가 이뤄지는 살거리 마당도 열린다.

이어 참여마당으로 마련된 박재동 화백의 ‘얼굴그리기’, 서예가 한곬 현병찬 선생의 ‘가훈 써주기’, 조성택 선생의 ‘신년운수 보기’ 등이 새철 맞는 기쁨을 흠뻑 만끽하게 할 것이다.

끝으로 관덕정 마당에서 오후 4시부터 시작되는 ‘대동풍물놀이’의 어울림 마당으로 ‘2007 丁亥年  탐라국입춘굿놀이’ 대단원의 막을 닫게 된다.

▲ 낭쉐코사 제단이 마련된 제주시청 청사 입구

▲ 낭쉐코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돼지 머리에 복돈을 꽂아 풍농과 무사안녕을 기원했다. 돼지 머리 '복 터졌네~'
▲ 어린이들도 낭쉐코사에 참여해 절을 하고 있다. 무슨 소원???
   
 
 

▲ 낭쉐코사가 끝날 무렵 축문을 불살라 풍농은 물론 '제주백성' 집집마다 마을마다 올 한해 무사태평하기를 기원하고 있다.

▲ 용담2동 민속보존회가 이날 낭쉐몰이에 앞서 한해 농사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풍농기원 '농사풀이' 공연을 선보였다.
   
 
 
▲ 조천읍 민속보존회

   
 
 

▲ 봉개2동 민속보존회

▲ 입춘굿 낭쉐코사를 마치고 삼헌관을 선두로 시민들이 낭쉐몰이를 위해 제주시청 정문을 빠져나와 관덕정을 향해 가고 있다.

▲ 매해 새로 제작되는 낭쉐는 특히 올해 역동적인 모습으로 제작돼 참가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힘찬 숫소는 척박한 제주자연을 일구어 가던 노동력의 상징이다.

▲ 하귀2리 부녀회

▲ 제주시 중앙로 사거리에는 사방으로 '입춘 초롱'이 화려하게 내걸려 2007 입춘굿놀이 축제분위기를 한층 돋웠다.

▲ 신광섭 민속박물관장은 이날 "'제주민속문화의 해'는 중앙의 문화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한 마음으로 지역의 민속문화를 문화관광자원으로 육성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박양우 문화관광부 차관은 축사를 통해 "제주도는 우리 민속문화의 원형을 풍부하게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며 "이제는 단순히 명승지를 구경하고 지나가는 관광이 아니라 문화를 자원으로 삼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 2007 제주민속문화의 해 선포식을 갖는 김태환 지사가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 2007 제주민속문화의 해 선포식에 이어 환영사를 하는 김영훈 제주시장

▲ 목관아 진해루에서 내려다본 2007 제주민속문화의 해 선포식 축하공연마당
▲ 민속문화의 해 선포식 축하공연에 참여한 풍물단원들
▲ 2007 제주민속문화의 해 선포를 축하하며 목관아 밤하늘에 화려한 불꽃놀이가 수를 놓았다. 관덕정 진해루 처마와 회랑 지붕 사이로 불꽃놀이가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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