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여성능력개발본부, '제주여성문화개념 정립 보고서' 발간

여성문화? 여성사? 제주여성문화?

최근 여성문화란 용어가 인구에 회자되고 있지만 명확한 개념 규정은 여전히 모호하다.

▲ 제주여성문화'에 대한 개념정립 연구보고서.
소극적 영역이었던 여성문화가 적극적 영역으로 확산되면서 '관심' 만큼 폭넓게 '회자'되고 있지만 정작 꼬집어서 말하기는 쉽지 않은 탓이다.

이 가운데 '여성문화'와 한걸음 더 나아가 '제주여성문화'에 대한 개념을 정리한 보고서가 나왔다.

제주특별자치도 여성능력개발본부(본부장 오경생)가 펴낸 '제주여성문화 개념 정립'연구보고서는 쉽지 않은 특정 분야의 개념에 대해 여러 문헌과 선행 연구물을 토대로 한 심도있는 연구를 거쳐 '제주여성문화'의 개념 정립을 시도했다.

보고서는 소극적 영역에서 관심을 받았던 '여성문화'가 적극적 영역으로 확산되고 한 지역의 역사에 얼마나 귀중한 요소였는지를 찾아보려고 애썼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제주여성문화란 제주여성이 역사의 주체가 되어서 문화를 생산하고, 여성의 위상을 확고히 하며, 여성의 삶을 지배하는 유형·무형의 요소들을 말한다.

따라서 기존의 남성적 시각을 벗어나서 여성의 시각으로 세상을 다양하게 바라보고 사유하고 표현하는 것이며, 이러한 여성문화에는 여성들의 삶이 총체적으로 반영되어 있다고 본다.

이 보고서에서 논의하려는 제주여성문화의 창조 범위는 과거 제주라는 역사적·지리적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온 여성들, 즉 제주도에서 출생하여 나름대로 제주사회의 형성에 기여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포함된다.

또 제주의 딸로 태어나서 제주문화를 향유하면서 살다가 젊은 시절에 고향인 제주를 떠나 타향살이를 하지만 제주여성문화의 요소를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제주출신 여성들의 이야기 등도 해당된다.

▲ 고난했던 제주여성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故 홍정표 작.
이에대해 어느부분까지를 제주여성문화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 문순덕 여성문화조사팀장은 "먼저 환경적 요인으로 제주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한 제주여성의 출생 및 성장과정이 제주에 한해 연구범위를 한정지었다"며 "아울러 심리적 요인으로 제주여성의 강인한 여성상에서 부터 제주에서 출생한 후 멀리 이국(일본, 미국, 중국 등) 등에서 생활하지만 제주여성의 문화를 인식하고 보존한 제주여성으로 한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조사연구를 위해 우선 서양·동양의 여성문화를 개괄적으로 살펴보고 한국의 여성문화를 논의한 후에 이에 기초하여 제주여성문화의 제특성을 살폈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은 역사의 뒤안길에서 남성의 조력자에 머물렀지만 여성주의 관점이 대두대면서 여성이 자신과 세상의 주인이 될 수 있고, 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이 인식되었다고 봤다.

이런 점에서 여성 문화는 여성이 주체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역사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려는 의지가 강하게 표현된 생산물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세계여성문화의 공통점으로 연구자들은 분석했다.

제주여성문화의 연구 범위 또한 무한하다. 여성사 정립 측면에서 보면 ▲ 역사 속의 여성, ▲제주신화 속의 여성, ▲제주전설·민담 속의 여성, ▲ 현대사 속의 여성, ▲ 해외동포 속의 여성문화 등이 꼽힌다.

여성생활문화사 측면에서는  ▲ 개인생활사 기록의 자료화는 물론 ▲ 세시풍속, ▲ 민요, ▲ 민속놀이, ▲ 일생의례(통과의례), ▲ 제주도 전통음식, ▲ 제주도 전통복식, ▲ 제주도 전통가옥, ▲제주여성의 가정신앙 ▲ 각종 예술행위와 ▲여성어(제주방언) 등을 들 수 있다.

▲ 의녀반수가 된 김만덕. 제주여성의 한 표상이다.
따라서 이 보고서는 무엇보다 제주여성문화 개념을 처음으로 정립하고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아울러 개념 정립에 따라 ‘제주여성문화’에 해당하는 유형·무형의 문화재를 결정지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보고, 앞으로 이러한 심층연구를 토대로 여성문화유산(유형, 무형)을 어떻게 발굴하고 보존할 것인가에 대한 향후 과제도 남긴 셈이다.

오경생 제주특별자치도 여성능력개발본부장은 "특별자치도 원년을 맞아 제주 여성의 위상과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해 제주여성문화에 대한 개념 정리가 절실했다"며 "특히 제주여성사 정립사업과 제주여성역사문화전시관 건립 추진 문제와 맞물려 있어 보다 명확한 정의가 필요했던 상황"이라고 연구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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