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김만덕을 화폐인물로' 심포지엄, "김만덕 축제를 해야 할 때"
"가만히 앉아선 안돼…만덕 초상화 다양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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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화폐인물' 가능할까.

지난해 5천원권(이율곡)에 이어 1천원(이퇴계)과 1만원 화폐(세종대왕)가 새모습을 드러낸데 이어 올해 5만원, 10만원짜리 화폐 제작을 앞둬 '인물 선정'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열린우리당 김우남 의원
실제 재정경제부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새로 발행할 한국은행의 배경도안을 인물 초상을 정할 경우 남녀의 비율을 고려해 결정토록 하는 내용의 '한국은행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는 상황.

이 가운데 '의녀 김만덕을 화폐 인물로 삼자'는 불씨를 다시 지피는 의미있는 행사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철저한 반성이 필요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이날 열린우리당 김우남 국회의원은 "상황을 감안할 때 정치세력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며 "당장 행정이 앞에 나서는 등 김만덕 테스크포스팀을 꾸려야 한다"고 실질적 행동을 주문했다.

6일 오후 4시부터 제주상공회의소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의녀 김만덕을 화폐인물로' 심포지엄에서는 그 동안 머물렀던 학술적 논의에서 벗어나 실실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 한나라당 김미자 도의원

▲ 열린우리당 오옥만 도의원

▲ 사회 맡은 김은석 제주교대 교수

이날 행사를 개최한 한나라당 김미자. 열린우리당 오옥만 의원은 "김만덕에 대한 평가는 중앙에서보다 제주에서 더 뒤처져 있다"며 "이번 자리는 여성을 국내 화폐의 도안 인물로 등재해 양성평등의 본보기를 실현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김경애 동덕여대 교수
양대성 도의회 의장도 축사를 통해 "현행 화폐인물들은 세종대왕, 이이, 이황 등 남성위인들로 돼 있어 양성평등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다"며 "새 화폐 제조시 여성위인들에 대한 업적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라도 화폐에 여성이 등장해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만덕에 대한 화폐 여성인물 선정의 필요성을 처음 제기한 김경애 동덕여대 교수는 보다 다양한 모습의 초상화가 그려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현대사회에서의 김만덕 삶의 의미'라는 주제발제를 통해 "화폐 인물로 거론되는 여성인물 가운데 유관순과 허난설현이 있지만 여성의 표상으로는 적합치 않다"며 "김만덕이야 말로 여전히 계속되는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자아실현을 위해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주체적으로 삶을 개척하며 남성과의 관계를 설정해나가는 현대 여성에게 삶의 지표로 조금도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의 자선사업가와 할머니의 모습에서 나아가 금강산을 구경하는 모습 등 다양한 만덕의 모습을 비주얼하게 그려내고 아울러 영상화 작업도 병행했으면 좋겠다"며 "다양한 김만덕 초상화이 그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강명희 제주특별자치도 여성단체협의회장
또 "관광가이드에게도 교육을 시켜야 한다"며 "적어도 김만덕 묘를 지날때 만덕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고 전방위 홍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제 김만덕 축제를 할 때가 왔다"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쌀과 음식을 나눠주는 가장 큰 축제로 만들어 나가자"고 제안했다.

"전국적으로 김만덕을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그는 "교과서에 김만덕이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교육부를 찾아가는 등 교육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의 관심과 함께 독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원희룡 의원도 굉장히 관심을 갖고 있더라. 국회의원들의 파워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자리에는 김우남 국회의원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아울러 "가만히 있어서는 안된다. 우리가 신사임당을 어떻게 알겠느냐. 바로 교과서를 통해서 알고 있다"는 그는 "교과서 실리기 운동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 제주발전연구원 여성정책연구센터 연구원
화폐선정위원회에서 율곡 화폐에 신사임당의 그림을 넣었던 과정을 소개하며, "자신은 '신사임당은 여성표상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결국 그림을 넣더라"며 "이는 여전히 율곡의 어머니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한때 '김만덕 드라마' 제작을 추진했던 KBS 관계자를 만나 'TV드라마 제작'을 다시 권유했다는 김 교수는 "단막극 정도라도 만들어야 한다"며 "말로만으로는 안된다"고 재차 행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본인이 속한 여성민우회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앞으로 행동이 필요할때"라며 "행동 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첫 토론에 나선 강명희 제주특별자치도 여성단체협의회장은 "만덕 사업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실행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고 사업의 확대를 주문했다.

이어 "김만덕제 행사에 참석한 느낌을 소개하면 좀 더 각계 각층을 총동원해 만덕의 규휼정신과 여성경제인의 활약상을 널리 알렸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들었다"며 "좀 더 적극적인 사업들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찬식 제주대 연구교수
정영태 제주발전연구원 여성정책연구센터 연구원은 "김만덕을 알게 된지 얼마되지 않았다"며 김만덕기념사업회의 바람직한 사업 방향을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만덕봉사상과 만덕봉행제'는 김만덕기념사업회의 적극적인 노력과 함께 민관이 함께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며 "김만덕과 관련된 사업을 NGO단체간 네트워크를 통해 풀어나가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극 부각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공헌과 책임에 대해 김만덕을 조명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좀 더 열린마음을 갖고 김만덕을 알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찬식 제주대 연구교수는 "김만덕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비판의 화살을 돌리고, "오히려 김만덕에 대해 타지방 화가 등 문화예술인들이 더 관심을 갖고 있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그는 "김만덕의 역사성을 어떻게 드라마로 잘 표현해 낼 수 있을 지가 관심거리"라며 "김만덕은 그러한 풍부한 소재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밤에 묶이고 일부 유지들에게 묶여 있는 김만덕을 대중들에게 빨리 풀어내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영란 특별자치도 여정정책특별보좌관
김영란 제주특별자치도 여성정책특별보좌관은 "TV를 보다 화폐인물로 신사임당이 나오는 것을 보고 큰 일 났다"며 경각심을 갖게 됐다며 세계 여성인물들이 화폐 인물로 당당하게 실리고 있는 사례를 통해 '김만덕의 전국화'를 강조했다.

"중국의 2엔짜리 화폐에는 다민족 우대차원에서 조선족 여인이 등장한다. 북한에는 10원짜리에 홍명희 여배우가 등장한다"며 "세계화폐에는 노래, 음악, 그림 등을 잘하는 여성들이 당당하게 화폐에 등장한다"고 소개했다.

이날 3학년 2학기 사회 교과서 내용을 들고 나온 김 보좌관은 "교과서 35쪽을 보니 "11살에 기생이 됐다. 양민으로 환원시켜주면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겠다고 하고 기생에서 벗어나..."라는 잘못된 기술이 있었다"며 "스스로가 역사에 대해 정확하게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화폐에 인물이 실리는 기간은 2~3년밖에 안된다. 최근에 만난 한국은행 관계자들도 김만덕을 알지도 못하더라"며 "김만덕을 전국화하는데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사회를 맡은 김은석 제주교대 교수는 "초등학교 교과서는 교육감의 교과편성에 대한 자율권이 있다"며 "김만덕을 초등학교 사회교과서에 실리는 것은 당장 교육감의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교육당국의 관심을 촉구했다.

▲ 이날 김우남 국회의원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는 "현실적으로 정치적으로 힘을 키워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시대에 어떠한 여성도 김만덕 처럼 자료가 많이 남은 경우는 없다"며 "당대 최고의 김정희 박제가 등에 김만덕의 이야기를 써왔다. 오늘날 김만덕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은 후손들의 직무유기일 수 밖에 없다"고 따끔하게 일침을 가했다.

이날 김우남 의원은 "홍보의 부족함은 내부의 문제다. 지금 집중할 때가 아니다"며 "현재 화폐인물을 선정하는 시기의 절박성이 있다"며 "2~3년내에 무엇을 하는가가 중요한데 바로 정치세력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관이 좀 더 앞장서고 각계 단체가 지원하는 식의 '테스크포스팀'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며 "도민이 공감대를 형성하면 충분히 화폐 인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화폐 인물이 되면 전 국민이 공부하지 말라고 해도 김만덕 할머니에 대해 공부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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