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현장취재(4)]자녀둔 가정주부들 사교육비 지출로 엄청난 스트레스

사교육비 문제는 오늘의 문제가 아니고 오래전부터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며 교육의 현안문제를 풀기 위하여 다른 장관보다도 교육부장관의 교체가 아마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속시원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고 임시방편의 대안으로 인하여, 이래 저래 일관성없는 교육정책으로 당사자인 학부모와 학생들만 시달리고 있다.

이번 현장취재는 경제여건이 상당히 좋지 않은 상황에서, 빠듯한 집안살림에도 불구하고 가계비중에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교육비 지출로 인해 고충을 받고 있는 가정주부들의 목소리를 담아 보았다.

지난 5월 25일 제주도 방문한 안부총리는 이날 제주학생문화원에서 교장과 학부모 등 2백여명을 대상으로 한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사교육비 경감과 제추진 중간보고회’ 특강에서 “일관된 교육부의 정책과 국민들의 신뢰회복을 통해 한국의 교육을 살려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안부총리는 이날 “가장 큰 현안인 사교육비 부담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부는 단기대책으로 e-러닝 학습체제, 사이버 가정학습체제, 수준별 보충학습 등을 추진하는 한편 중기대책으로는 수준별 이동수업, 대입선발 다양화, 교원평가 등의 시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교육부에서는 최근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경감대책에 대한 일환으로 고액과외로 대표되는 사교육을 대체하기 위해 EBS 교육방송에서 수능 강의를 하고 강의한 내용 중에서 대학입시수능 문제를 출제한다는 것과 교사 다면평가제를 도입해 경쟁원리를 학교사회에도 도입한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3명의 자녀(중2학년, 중1학년, 초등교 3학년)를 둔 연동에 거주하는 황모씨(39세)는 "사교육비로 한달 평균 1백만원이 가계비에서 지출된다"고 설명하면서 남편이 정해진 월급에서는 도저히 충당할 수 없어 최근에 조그만 부업에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났다.

그나마 지금 자식들에게 하고 있는 과외는 가장 기본적인 학과공부인 영어, 수학이고 최근에 한문을 추가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형동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씨(36세)는 두명의 자녀(초등교 4학년, 초등교 1학년)를 두고 있는데 "사교육비 지출금액이 한달 평균 70만원이 소요된다"고 말한다.

첫째 아이한테 사교육비 50만원이 지출되는데 영어, 수학, 미술, 그리고 학습지 구입비라고 했다.

둘째 아이는 태권도, 미술, 독서교실으로 20만원이 지출되는데 아직은 나이가 어리고 첫째 아이에게 많은 지출이 되고 있어 작은애한테는 신경을 그리 쓰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사교육비 지출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다면서 "학교에서 시행되는 있는 교육이 중 상위권 수준으로 진행되므로 과외를 안할 수가 없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리고 한번 과외를 하게되면 중간에 중단할 수도 없는 상태이고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도이동에 거주하는 강모씨(41세)는 자식들이 자랄수록 사교육비는 더 많이 소요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고, 예체능 교육은 희망자에 한해 방과후에 학교에서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학과공부도 떨어지는 과목에 대해서도 학교내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북에 거주하는 김모씨(34세)는 최근에 해외유학과 이민을 가는 이유는 우리나라 교육현실이 학부모와 학생들을 지나치게 혹사하고 있다면서 학교성적을 비관하여 자살하는 청소년을 보면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용담동에 거주하는 65세 현모씨는 우리나라 교육체계를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대책이 없다고 말하면서 학교성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되는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모든 청소년의 비행, 탈선문제도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결국 인성교육이 부족한데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도 1동에 거주하는 한모씨(45세)는 고등학생과 중학생을 두고 있는데 입시문제에 시달리면서 시험때만 되면 독서실에서 밤12시가 넘어서 귀가하는 자녀를 볼 때마다 너무나 안스럽고 꼭 이렇게까지 해야만하는가라는 회의감을 갖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라고 말했다.

마음껏 뛰놀면서 자기소질을 개발하고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이 당연하건만 학교성적이 좋지 않으면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작금의 교육현실에 불만을 얘기했다.

이에 대해 어느 교육관계자는“앞으로 방과후 학교가 사교육비를 줄이는 교육활동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교장과 교사, 학부모들의 도움이 절대적인만큼 이에대한 학부모들의 협조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교육청에서는 지난 6월2일 도내 사교육비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제주대 교육대학원에 용역을 의뢰하였고 올 하반기에 중간발표 및 최종보고회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용역은 도내 전 지역의 초·중·고교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생 개인별 학원 수강 실태와 가정별 사교육비 지출등에 대해 설문 또는 면접조사 방식으로 추진된다.

도교육청은 이번 용역을 통해 도내 사교육비의 정확한 실태, 사교육 의존 이유 등을 파악해 중·장기적으로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교육비와 관련하여 시민의 목소리를 청취하면서 느낀 점은, 성적비관으로 자살하는 청소년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나라 교육이 무언가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느낀면서도 현실여건에 따라갈 수밖에 없고 뛰어 넘어야할 벽이 너무나 두텁다는 것이다.

이제 21세기는 물질보다 정신을 추구하는 시대이다.
학교성적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고 이기적 사고만을 키우는 경쟁심리는 결국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만의 문제는 아니다. 청소년의 근본 문제도 따지고 보면 잘못된 교육에서 파생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인성교육에 관심을 갖을 시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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