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감독 협의없이 내정…수석단원 등 줄줄이 사퇴 표명

도립예술단 주요 단원들이 문화진흥원이 일방적인 예술단 안무자 위촉에 맞서 사퇴서를 제출하는 등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문화진흥원은 '안무자, 오페라지휘자, 사무장, 운영지원담당은 원장이 예술감독과 협의 추천으로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도지사가 위촉한다’는 조례가 있음에도 예술감독과의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도립예술단 안무자로 무용가 김정희씨를 내정했다.

뒤늦게 문화진흥원에서 안무자 내정 사실을 알게된 도립예술단 수석단원 한명정씨 등 9명은 7일 오후 2시 문화진흥원장을 면담하고 사퇴서를 제출했다.

한씨 등 9명의 단원은 사퇴서에서 "문화진흥원의 업무처리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보직단원에서 사퇴한다"며 "우리는 양성옥 안무자와 고춘식 지도위원을 보좌하며 도립예술단과 무용단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이번 안무자 선정과정의 부당함은 열심히 노력하는 예술가의 자존심에 먹칠을 하는 결과가 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단원들은 "지도위원 심의에서 탈락된 사람이 안무자로 선정된 것 또한 이해할 수 없다"며 "양성옥 안무자와 고춘식 지도위원 체계에서 위촉된 보직 단원으로 새로운 안무자가 위촉되면 그 안무자에 맞는 무용단 체제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화진흥원 공연과장은 "현 안무자 임기가 만료되고, 그만두겠다고 표명하자 후임자는 제주출신 인물로 해보자는 내부 방침에 따른 것"이라며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무용협회 제주도지회에 2명을 추천의뢰 받아 경력과 나이를 고려해 김정희씨를 내정했고, 도립예술단 운영위에서 적합하다는 심의 결과를 받았다"고 말했다.

공연과장은 "운영위 심의 통과 전에 예술감독과 문화진흥원장이 협의를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일 뿐"이라며 "조례 규정에는 사전 협의일 뿐 합의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행정절차상 큰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사퇴한 단원들은 수석단원 4명과 차석단원 3명, 의상담당 1명, 총무 1명 등 총 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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