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김한조씨 '어린이의 미래를 여는 역사' 펴내

역사에 대한 막연한 느낌이라고 하면 '어려운' '딱딱한' '복잡한' 등이 먼저 꼽힐 것이다.

최근 역사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중국의 대북공정,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으로 일반인들이 역사에 갖는 관심도는 높아진 것이 사실이나 그래도 여전히 역사는 '머리 아픈' 존재로 꼽힐 때가 많다.

이는 그만큼 역사가 어렵기도 하거니와 역사 속의 한 사건을 놓고도 다양한 해석들이 뒤따르기 때문인 듯 하다.

이처럼 난해한 역사를 어린이들에게는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어린이들이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한중일 세나라의 역사를 만화로 풀어낸 책이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화제작은 제주출신 김한조씨(33)가 엮어낸 '어린이의 미래를 여는 역사1·2'.

'만화로 보는 한중일 공동 역사교과서'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어린이의…'는 오랜 역사속에서 싸우고 화해하며 지내온 동아시아 3국의 최근 역사를 만화로 엮어냈다.

한중일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역사를 배웠지만 각국의 역사를 따로 떼내 단편적으로 배운 탓에 동북아역사 전체의 입체적인 이해가 어려웠던 교육체계에 비춰볼 때 그 시도 자체만으로도 신선하다.

'어린이의…'는 동북공정, 독도 영유권 분쟁 등 역사왜곡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시점에서 한중일3국 공동역사편찬위원회가 지난 2005년 세 나라에서 동시에 펴낸 역사교과서를 원작으로 하고 국내외 교과서의 역사왜곡을 바로잡는데 앞장 서온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의 감수를 받아 앞으로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역사를 바로 보는데 나침반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어린이의…'에는 주인공인 봄(한국), 왕타오(중국), 교코(일본) 등 세 어린이가 등장한다.

시간의 개인 '뽀삐루스'를 타고 떠는 시간여행.

1권에서는 19세기 이전의 한중일의 역사를, 2권에서는 청일·러일전쟁 등 동아시아를 휩쓴 전쟁과 개혁운동, 1차세계대전 무렵의 세나라, 일본 제국주의의 한국 통치, 일본의 침략전쟁 등 세나라에 본격적으로 밀려든 새물결을 각 나라별로 차례차례 고찰한다.

올 여름 완간되는 3권은 한국의 해방과 분단, 중화인민공화국의 탄생을 비롯한 일본군 위안부, 역사교과서, 야스쿠니 신사 등 '남아있는 문제'를조명, 역사적 진실규명과 화해를 통한 동아시아의 화해와 평화'를 과제로 던질 예정이다.

'어린이의…'에서 작가는 친근한 이미지의 캐릭터는 물론이고 때때로 등장인물이나 배경의 실제 사진, 지도, 세세할 해설 등을 곁들여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시간여행에 앞서 시간의 개 '뽀비루스'는 세 주인공에게 당부한다.

"우린 시간여행자일 뿐이니 과거의역사에 대한 어떤 간섭도 할 수 없다는 걸 명심하렴!"

이는 최근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 시도에 대한 경계 메시지로 '역사는 있는 그대로를 봐야 한다'는 작가의 의도가 읽혀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작가 김한조씨는 "조각난 지식으로 담아 두었던 역사 속 사건들이 알고보니 흩어져 있는 퍼즐조각들이라는 것을 깨닫고 나서부터 역사공부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며 역사를 어렵고 딱딱하게 느끼는 사고방식의 전환을 강조했다.

   
 
 
서울대 서양화과를 나와 한겨레 출판만화학교(3기)를 졸업한 김씨는 그동안 신문과 만화잡지에 '탐구생활' '공포의 대왕' '스포츠맨' '사과볼 이야기' 등을 연재하며 친근한 그림체와 익살맞으면서도 정다운 캐릭터들로 어린이들을 만나왔다.

또 그림책 '열무를 재우는 건 너무 힘들어'를 그렸으며 올 상반기에는 만화 단편집 '페르세포네'를 출간할 예정이다.

한창 응석 부릴 어린시절(초등학교 1학년)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탓인지 김씨는 그때부터 유독 혼자서 무엇을 만지거나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스스로 알아서 하는 습성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인들은 말한다.

한편 '어린이의…'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우수 기획만화로도 선정됐다. 도서출판=한겨레아이들, 각 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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