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탕'에서 '열탕'으로..뜨거운 물이 한반도에 덮치지 않기를...

'이라크와 알케다 연계'를 주요 이유로 이라크 침공(예방전쟁)을 감행한 미국은 지금 또 다시 새로운 '침공'을 준비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지난 주 '9.11 테러 진상조사 위원회'(9.11 Commission)는 이란과 알케다가 9.11 테러 이전 1년전부터 밀접한 연관을 맺어온 것으로 새로운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간 '타임스'(7월 16일) 인터넷 판은 보도했다. 물론 이것은 아직 공식 보고서로 채택 발표된 것은 아니고 그 위원회 (양당에서 추천받은 10인으로 구성)의 한 한 위원이 익명으로 말한 것이라고 한다.

이란의 아프가니스탄 국경지대 출입국 관리소에서는 알케다 요원들이 출입국시 스템프를 여권에 찍지 말라고 특별지시를 받았다으, 그로 인하여 14명의 핵심 항공기 납치범들 중 8명에서 10명가량이 2000년 10월 ~ 2001년 2월 사이에 이란을 경유 미국에 입국했다는 새로운 증거를 발견하고 이를 즉각 백악관에 보고했다고 한다.

고위층 관리는 타임스에 말하길 페르시안 만에 정박중인 USS Cole 함정을 공격한 사건 직후 이란은 알케다 지도부를 접근하여 장차 미국을 공격할 계획에 서로 협력할 것을 제안했지만, 빈 라덴은 이 제안을 거절했다는 것이다. 라덴은 사우디 아라비아에 있는 자신의 지원자들을 고립시키길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워싱턴 포스트(7월 18일)에 의하면, 9.11 진상조사 위원회는 미국의 현재 정보국들을 대거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이 보고서에는 치명적인 항공기 납치 공격을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을 하지 못한 백악관과 국회 그리고 행정부의 다른 부서들의 실정을 폭넓게 비판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7월 26일(법정기일)자로 공개되는데, 그 날이 민주당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날이어서 무슨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5인의 민주당 측 조사위원 중 한 사람인 티모디 로머(전 인디아나 주 하원의원)는 "우리는 역동적인 구조변화를 겪게 될 것이며 조직들을 역동적으로 개편하여 이제 냉전(Cold War)에서 열전(hot jihadist threat)의 위협에 대처하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CIA와 FBI 그리고 다른 정보국들을 대대적으로 개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포함되는 하나의 흥미로운 사항은 이 조사위원회가 마이클 무어 감독의 "화씨 9.11"을 의식하고, 그 다큐 영화에서 주장하는 '백악관이 2001년 9월에 빈 라덴 일가친척들이 미국을 빠져나가도록 특별항공편을 제공했는지"를 답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더욱 흥미로운 사항은 빈 라덴과 사담 후세인과의 관계인데, 한 때 빈 라덴은 이라크 내 이슬람계 과격단체의 게릴라들을 지원하여 세속적인 사담 후세인 정부를 전복하고 종교적(모슬렘)인 정부로 대치하려는 노력을 해 왔다는 것이다.

동시에 조사위원들은 보고하길, 빈 라덴이 1991~1996년 사이에 수단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을 때 수단 정부는 --후세인과 국교를 유지하기 위해서--빈 라덴에게 압력을 가하여 반 후세인 게릴라들을 지원하는 일을 중단하도록 하였으며 이라크와 알케다 고위층들과의 회합을 주선했다고 한다. 1994년 이라크의 고위 정보관료가 수단을 방문하여 빈 라덴을 만났다. 그러나 그후 빈 라덴이 이라크 정부에 무기와 군사훈련의 도움을 요청했을 때 이라크 정부는 "분명하게" 반응하지 않았고 한다.

빈 라덴의 일가친척들을 태운 항공기는 3명의 사설 보디가드를 동반하고 9월 20일 26명의 승객들과 함께 워싱턴 디씨를 떠났다. FBI는 탑승한 승객들 중 22명을 인터뷰했으며 그들에게 아주 상세한 심문을 했다고 조사위원들은 보고했다. FBI 요원들은 다양한 데이타베이스를 체크했으며 아무런 메치가 있음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결국 그 승객들은 조사할 가치가 없었다고 결론내렸다.

왜 9.11 테러 공격이 일어났는가, 미 정보국들은 사전에 그것을 예방할 수 있었는가, 그리고 어떤 개혁들이 미래에 그러한 공격들로부터 미국을 가장 최선으로 방어할 수 있는가?

진상조사 위원들은 항공기 납치범들의 납치행위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단순히 이론적으로만 가능하고 실제는 그렇지 못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위원들은 이전에 이해했던 것보다 납치범들의 조직을 분쇄할 더 많은 구체적인 기회들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엄청난 세부적인 증거들을 이미 제시하고 있다.

9.11 테러공격 3~4일전 뉴욕시내 라듸오 뉴스를 통해서 필자가 들은 바에 의하더라도 사전에 테러공격이 임박한 사실을 정보당국은 알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테러 공격에 대한 황색경보가 일본과 한국에 내려졌다. 테러조직에서 미국 정보당국의 관심을 미국외로 쏠리도록 하는 역정보를 흘려보내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강하게 일었다.

지금 미국은 '열전'에 휘말려 곤욕을 치루고 있다. 한반도 정세와도 밀접한 관계가 없지 않다. 주한미군과 주독미군중 약 2개 사단을 빼내어 중동으로 재배치 하는 문제다. 라이스 곤잘레스는 최근 서울을 방문하여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면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주겠다는 이전에 들어보지 못한 강도 높은 메시지를 전하고 갔다. 이 메시지의 이면에는 중동을 확실히 장악하겠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곤 본다.

제발 '열탕'의 뜨거운 물이 한반도에 덮치지 않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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