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 '아가의 집' 원생들과 연동배드민턴클럽회원들의 즐거운시간
▲ 같이 즐기는 장소 함덕 체육관입니다. 이날은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
ⓒ 강충민 |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더불어 즐길 수 있으면 참 좋은 일입니다. 치열한 삶의 전장에서 벗어나 같이 열중하다 보면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틈만 나면 산을 오르고, 새벽공기를 가르며 학교운동장에서 공을 차는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땀을 흘린 후의 상쾌함을 알기에 사람들은 동호회를 만들고, 클럽을 만드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자신들이 즐기는 운동을 클럽 체육관이 아니라 다른 장소에서 같이 즐긴다면 봉사일까요? 같이 즐기는 대상이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매주 네 번째 토요일 오전 9시가 되면 제주시에 있는 연동배드민턴 클럽 회원들은 체육관 앞에 모입니다. 제주시 함덕에 있는 '아가의 집'(사회복지법인 혜정원) 원생들과의 약속 때문입니다.
2007년이 되면서 사회복지시설과의 프로그램봉사 참여를 통해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아가의 집'은 정신지체아를 위한 보육, 재활시설입니다. 김석종 연동클럽회장의 제안에 회원들이 동참했고 마침 '아가의 집' 강정인 사무국장이 클럽 회원이라 자연스레 만남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9시 반이 조금 넘으면 같이 즐기는 장소인 함덕중학교에 거의 같은 시각에 도착합니다. 서로 반갑게 하이파이브도 할 정도로 많이 친해졌습니다. 이름도 다 기억하고요. 반갑게 포옹을 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장난도 곧잘 칩니다.
▲ 운동 전 몸풀기는 필수입니다. |
ⓒ 강충민 |
'아가의 집' 송영선 선생님이 원생들의 비 맞은 머리(이날 제주에도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를 일일이 수건으로 닦아주며 저를 부끄럽게 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생색 혹은 잘 포장된 자비를 선행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이고요.
같이 배드민턴을 시작하기 전 가벼운 몸 풀기를 합니다. 어떤 운동이든 준비운동은 당연한 것이니 가장 잘하는 회원이든, 원생이든 예외 없습니다.
이날은 처음으로 게임을 한다고 하니 원생들도 많이 기대되는 모양입니다.
▲ 김석종 연동배드민턴 클럽 회장입니다. 제주대학교 교수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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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트너 찾아!"를 외친 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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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풀기가 끝나고 목소리 큰 여자회원이 한마디 했습니다.
'파트너?' 순간 의아했는데 곧 풀렸습니다. 사회체육의 배드민턴게임은 전부 복식인데 시합 때의 짝을 파트너라고 부릅니다. 세 번째 방문이다 보니 '아가의 집' 원생과 연동클럽회원들의 짝이 서로 거의 정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파트너와는 특히 더 친밀하고 가까웠습니다.
▲ [왼쪽 사진] 같이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스매싱이 참 좋았습니다. [오른쪽 사진] 이렇게도 담소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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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회원들이 일일이 셔틀콕 하나하나를 던져 주는데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는 송영선 선생님의 말이 새삼 떠오릅니다. 원생들이 정말 잘합니다. 저 역시 배드민턴 레슨을 받을 때 많이 힘들어했던 과정이었습니다.
▲ 이렇게도 웃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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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가 아니고 같이 즐기는 거지."
게임 중간에 잠시 휴식 시간 도중 원생들과 음료수를 마시는 틈에 끼어 얘기를 나누는데 클럽회원이 한마디 합니다.
▲ 아가의집 강정인 사무국장이 원생들을 꼼꼼히 챙깁니다. 사진찍히는 줄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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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을 끝내고 모두 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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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 같이 만나 배드민턴을 즐기는 그 일이 봉사라고 하든, 할 수 없든 같이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사는 맛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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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실려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