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영 대법원장, 김영란 대전 고법 판사 임명제청...사상 첫 여성대법관 탄생전망

대법원은 23일 최종영 대법원장이 내달 17일 퇴임하는 조무제 대법관 후임으로 여성인 김영란 대전고법 부장판사(47.사시 20회)를 노무현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했다고 밝혔다.

관심을 모았던 이홍훈 제주지법원장은 이번에도 아깝게 임명제청되지 못했다.

최 대법원장은 "법원 내외의 각계 각층으로부터 제출된 의견을 두루 고려하고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재판능력과 건강, 자질, 인품 및 국민을 위한 봉사적 자세 등에 관한 철저한 심사작업을 통해 김 부장판사를 임명제청했다"고 대법원은 전했다.

최종영 대법원장이 23일 김영란 대전고법 부장 판사(사시 20회)를 조무제 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명한 것은 여러 측면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우선 기수와 서열 위주의 인사 관행에서 벗어난 기수 파괴형 인사를 통해 첫 여성 대법관 탄생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장관급 여성법관이 탄생한 것은 작년 8월 첫 여성 헌재 재판관이 된 전효숙 재판관(사시 17회) 이래 두 번째지만, 김 부장판사는 48년 제헌헌법 공포 이후 첫 여성 대법관이라는 점에 더 큰 의미가 있다.

따라서 이번 대법관 지명은 사회적 소수로 분류되는 여성.장애인.아동 등에 대한 섬세한 배려와 함께 전향적인 판결을 바라는 사회적 여망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김영란 후보자가 앞으로 어떠한 판결을 내릴 지에 관심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사시 20회인 김 부장판사는 작년 9월 임명된 김용담(사시 11회) 대법관보다 아 홉기수 아래 후배법관으로, 많아봤자 두 기수를 넘어서는데 불과했던 종전 대법관 인사와 비교해 파격적이다 못해 혁신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법원 일각에서는 4명의 대법관 후보 중 유력했던 이홍훈 제주지법원장(사시 14회)이 탈락한 이유가, 이를 지명할 경우 12∼13회 법관들의 거취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법원 조직의 안정을 고려, 여성 법관을 지명했다는 해석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이홍운 지법원장은 작년은 물론 올해에도 대법원장 후보로 거론된 바 있어, 내년쯤에는 대법원 입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최종영 대법원장을 비롯, 변재승.유지담.윤재식.이용우.배기원 대법관이 줄줄이 퇴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편 대법관 제청자문위원회는 지난 16일, 조무제 대법관 후임으로 이홍훈 제주지법원장과 전수만 서울고법 부장판사(18회), 김영란 대전고법 부장판사(48·20회), 그리고 박시환 변호사(51·22회) 등 4명의 법조인을 후보자로 압축, 최종영 대법원장에게 보고했었다.

이에 앞서 이 지법원장은 김영란 부장판사, 박시환 변호사와 함께 참여연대와 한국여성단체연합,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4개 시민사회단체로부터 후보자로 추천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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