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위한제주종교인협의회(준)’ 이라크 추가파병 반대성명

평화와 생명을 존중하기 위한 이라크 추가파병 철회에 제주의 종교인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23일 오전 11시 천주교 중앙성당 회의실에서 '평화를 위한 제주종교인협의회(준)'(이하 평화종교인협(준))은 '이라크 파병 반대 종교인 성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평화종교인협(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비극적 전쟁이 끝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그 슬픔이 그칠 줄 모르는 오늘, 미국이 내세운 이라크 침략의 명분에 동의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며 "테러가 더 큰 테러를 부르고, 전쟁이 더 큰 전쟁을 일으키는 이런 비인도적 상황에서 정부가 말하는 '국익'은 남의 불행에 편승하는 부끄러운 이기심에 다름 아니"라고 정부의 명분없는 추가파병을 지적했다.

▲ 보문사 강설 스님이 성명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들은 "재건을 위한 평화적 파병이라고 하나 김선일씨 피랍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라크 민중이 원하지 않는 도움이라는 것이 드러났다"며 "진정 이번 파병이 이라크의 재건과 평화를 위해서라면 정부는 민간 평화재건 인력을 파견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이미 1차 파병을 통해 표명되었으니, 이제는 전 세계 인류와의 관계를 생각하여 파병 대신 민간 재건단을 파견해야 옳다"고 밝혔다.

평화종교인협(준)은 "인간의 양심이 이기주의와 폭력 앞에 굴복하지 않도록 깨어 있을 때 비로소 인류와 한반도의 장래가 밝을 것"이라고 한 후 "전쟁종식을 염원하는 이라크 민중과 인류 평화 그리고 한 사람의 생명도 국익과 바꾸지 않는 생명 존중에 기초하여 제2차 이라크 파병은 철회돼야 한다"고 정부의 추가파병 철회를 촉구했다.

평화종교인협(준)은 제주를 진정한 '평화의 섬'으로 건설하는데 종교인들의 힘을 모으고자 도내 불교, 원불교, 천주교, 개신교 4개 종단 대표들로 구성된 단체로 8월말 지역 현안을 공유하는 2차 준비모임을 가진 후 오는 9월에 공식 창립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불교의 보문사 강설 스님, 개신교의 늘푸른교회 이정훈 목사, 원불교의 제주교구 한도운 교무, 천주교의 중앙성당 임문철 신부 등이 참석해 성명을 발표했다.

▲ 중앙성당 임문철 신부가 '평화를 위한 제주종교인협의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앙성당의 임문철 신부는 평화종교인협을 '평화·생명·환경을 지키기 위한 종교인의 모임'이라고 규정하고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수호하는 것이 종교인의 역할 중 급선무라고 생각해 준비위 단계에서 '이라크 추가파병 철회 성명'을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평화를 위한 제주종교인협의회는 기존의 성직자 중심의 성향을 탈피하고 각계 각층의 평신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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