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번째 작품 '천년학' 제주시사회…정일성·오정해씨
"제주, 큰 돈 없이도 영화제 개최 최적지"

한국 영화의 '마이에스트로' 임권택 감독이 제주도를 "굉장히 아껴놓았던 땅"이라며 영화촬영 장소로 최적지임을 밝혔다.

임권택 감독은 4일 오후 6시 제주영상위원회에서 자신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을 촬영한 제주에서 도민을 상대로 '무료시사회'를 가졌다.

시사회에 앞서 임 감독은 영원한 동지 '정일성 촬영감독'과 배우 오정해씨와 함께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천년학은 '서편제'의 완결편으로 배우 오정해씨(송화)와 조재현씨(동호분)가 나오는 영화다.

그동안 100편의 임 감독 영화 중 유일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임 감독은 "사랑 얘기를 찍은 것은 맞지만 일반적인 달콤한 사랑이 아니라 남녀가 사랑을 찾아 평생 헤매고, 만나고 헤어지는 어쩌면 슬프고 비탄스러운 사랑얘기를 찍었다"고 밝혔다.

제주 자연과 영화에 대해 임 감독은 "관광지로서의 제주도가 아니라 숨어있는 제주를 찾아 찍었다"며 "오래전서부터 제주라는 자연만의 판소리를 입혀보면 서로 잘 어울릴까 생각한 곳으로 굉장히 아꼈던 곳"이라고 말했다.

임 감독은 "어떤 평론가는 걸어가고 있는 주인공과 제주 자연이 하나로 녹아들어가는 느낌이라고 소회를 밝혔었다"며 "제주에 적은 부분을 소개하고 있지만 영화속에서 제주의 인상은 굉장히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정일성 촬영감독도 "제주도는 일반적으로 관광코스를 따라 멜로적인 영상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번 영화는 그런 것과는 차별되는 영상을 찍었다"며 "저는 제주도를 보면 슬프다. 슬픈 미학이 뭘까. 훼손되지 않은 자연에서 역사의 질곡을 살아온 남녀가 조화롭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많은 시간은 아니더라도 가슴에 와닿는 것이 있을 것"이라며 "저의 아내는 제주도 장면이 나오는 곳에서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차기 작품'에 대한 질문에 임 감독은 "1년이 될 지 2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쉬면서 다음 작품 생각으로 무엇보다도 100번째 작품이라는 옥좨임을 당했다"며 "이제는 100번째 작품이 끝났으니 다음 작품은 중압감에서 벗어나서 훨훨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작품도 정일성 감독과 같이 하느냐는 질문에 "나이가 들면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 있는 친구나 관리를 잘하자는 말이 있다"(웃음)며 "정 감독이나 나나 같은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차기 작품도 같이할 뜻을 암시했다.

제주 영화제에 대한 것에 대해 임 감독은 "도민들은 애향심이 부산보다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관심을 영화제에 더 쏟도록 노력해야 하고, 어떤 개성있는 영화제를 할 것이냐에 대해 잘 생각하면 큰 돈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다. 할 수 있으면 제주도에서 영화제가 해야 한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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