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미술학과, 표절 제기 관련 "같은 선생님 한테 그림 배워 비슷했을 뿐"
손일삼 교수 "표절 의혹 사실과 다르다" 일일이 해명

▲ 5일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제주대 김용환 지도교수(왼쪽)와 손일삼 조교수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에 설치된 무대장막의 원화에 대한 표절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제주대학교 미술학과 관련 교수들은 즉시 "그림의 화풍이 서로 다르다"며 "특정화가의 그림을 모방했다는 주장은 일부만을 보고 제기한 것으로 사실내용이 다르다 "는 입장을 밝혔다.

5일 오후 제주대 미술학과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요청한 김용환 지도교수(서양화)와  손일삼 교수는 "문제의 두 화가는 이미 돌아가신 김택화 선생의 제자들"이라며 "같은 선생님 한테서 그림을 배워서 조금은 비슷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주대 미술과내 교수는 모두 7명. 서양화가는 모두 3명으로 비구상 화가 2명, 구상화가 1명이다.

김용환 교수(서양화)는 "공적인 공간에 내걸리는 그림이어서 추상적인 작품보다 구체적인 작품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김방희 학과장과 논의끝에 손 교수를 추천했다"며 "가끔 한라산을 포함한 풍광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있어 제작을 맡겼던 것"이라고 작품 제작자 선정 과정을 간략히 밝혔다.

이날 직접 그림을 그렸다는 제주대 손일삼 교수(36.현 조교수.당시 전임강사)는 "이미지를 도용한 것이 표절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한라산을 전문적으로 그렸던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그릴 수 없는 소재는 아니지 않느냐"며 반박했다.

▲ 제주대 미술과 손일삼 교수가 5일 공개한 '한라산-봄기운' 작품. 손교수는 "특정 장소에서 그린 것은 아니지만 주로 서귀포시 컨벤션센터 방향에서 본 한라산의 모습쯤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필자의 표현기법은 수직적인 산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표현이 엷고 투명하다"며 "저의 한라산은 자연 그대로의 느낌을 담은 반면에 채 화가의 작품은 작가의 감정을 이입시켜 보다 역동적으로 표현했다"고 해명했다.

▲ 제주대 손일삼 조교수
또 "필자의 한라산의 능선과 유연한 곡선의 행태보다 산의 각에 의미를 두고 단순하게 표현했다"며 "반면 채 화가의 오름 능선은 유연한 곡선의 형태를 취하면서 볼륨감과 입체감이 강조되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또 손 교수는 "무대막의 사진 그림만을 보고 표절 문제를 제기한 것은 매우 문제가 있다"며 "캔퍼스에 그린 원작을 보면 분명히 다른 부분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미대 김용환 지도 교수도 "이미 돌아가셨지만 故 김택화 화가의 화풍을 이어받은 제자들이 많다"며 "손일삼 교수와 채기선 화가 모두 그분의 수제자다. 채 작가의 초가집 그림도 언뜻보면 작품을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김택화 선생 작품과 비슷한 화풍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화풍이 비슷하다고 표절을 주장하면 도대체 그림을 자유롭게 그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표절 의혹 제기가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련의 금전 거래 있었다"…또 다른 의혹 제기

한편 표절 의혹을 제기한 채기선 화가는 이에 앞선 기자회견 후 기자와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공공시설물에 대한 작품을 선정하는데, 개인의 노력이 담긴 작품을 무상으로 기증을 했다는 것은 미술계 풍토에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일"이라며 "실제 모 지도교수가 그림을 그린 교수에게 얼마간의 수고비를 건넸다는 증거가 있다"며 또 다른 모종의 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액수는 차치하고서라도, 무상기증을 했다는 학교측이 오히려 그림을 그린 작가에서 100만원의 금전을 전했다는 점은 분명 석연치 않은 대목"이라며 "이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이며, 만약 당사자들이 극구 부인한다면 언제든지 증거를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모 지도교수와 해당 작가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그런게 말한 사실도, 그런 사실도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다음은 손일삼 교수가 표절을 제기한 화가 작품과의 비교 설명 전문>

▲  평면적/입체적
필자의 원작은 전체적으로 평면적인 반면 작가의 원작은 화면 전체가 볼륨감과 입체감이 살아있다.

▲ 한라산의 크기
필자의 한라산의 크기는 수학적인 개념의 산의 높이인 반면 작가의 한라산은 역학적이고 상징적인 크기로 그 근본적인 접근 방식이 다르다고 본다.

▲ 자연에 대한 관심
필자의 한라산의 모습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의 모습인 반면 작가의 작품은 작가의 감정이 이입된 한라산의 역동적인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 사물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 (한라산의 주체성에 대하여)
한라산을 바라보는 필자의 시각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의 산일 뿐 그 상징성에 대해서는 크게 염두해 두지 않았다. 다만 화면에서의 조화를 염두에 두고 전체적인 구성이 이루어지게 바라보았다. 따라서 위에서 아래로 펼쳐져 보이는 자연그대로의 의미부여이다.
반면 작가의 시선은 있는 그대로의 한라산 보다는 관념적인 한라산의 위상에 중점을 두고 바라보았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다분히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다.

▲ 한라산의 위용을 강조하기 위해 원근법을 무시했다는 의혹에 대하여
원경, 중경, 근경의 3부분으로 분류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필자의 무대막에서의 원근은
한라산이다. 필자는 한라산의 수직적인 개념에 의거해 표현을 하였기 때문에 산 하나 만을 봤을 경우 그렇게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경우 중경의 오름의 형태가 선명하게 살아있고 근경의 풍경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중경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근경의 유채밭의 풍경은 전반적으로 다분히 흐트러진 형상을 취하고 있다.
반면 작가의 전체적인 원근의 표현을 살펴보면 단순하고 함축적인 중경의 오름처리에 비해 원경의 한라산의 입체감과 근경의 나무와 유채의 풍경 등을 부각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필자의 한라산은 그 위용을 강조하기 보단 고요하고 정적인 모습이고 오히려 접근이 쉬운 오름을 부각시키고 있다. 반면 작가의 작품은 보이는 그대로 오름의 형태조차 희미하나 한라산과 근경의 풍경 모두를 부각시키는 방법에서 정 반대의 강조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표현기법이 유사하다는 의혹에 대해
필자의 표현기법은 수직적인 산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서 산의 표현이 엷고 투명하다. 또한 중경의 오름과 근경의 유채밭 풍경은 짧고 거친 텃치로서 미묘한 변화를 표현하였다. 반면 작가의 산의 모습은 두터운 물감의 유연한 붓터치의 표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운무를 통해 공간의 변화를 준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근경의 풍경은 그 구분이 비교적 뚜렷하여 제주의 전체적인 모습보다는 한라산 중턱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 오름의 의미 차이
필자의 오름과 작가의 오름은 그 해석면에서 의미부여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본다. 작가의 오름은 한라산과 하나가 되어 그 오름의 의미부여가 약하지만 필자의 오름은 산에 비해 형태감이 작지만 부여하는 의미가 강하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자연 그대로의 오름으로써 사람들의 접근이 용이한 주변의 사물의 개념으로써 강조되었다.

▲ 한라산의 능선의 차이(직선/곡선)
필자의 한라산의 능선은 유연한 곡선의 형태보다는 산의 각을 의미에 두고 단순화 되어지게 표현되었다. 반면 작가의 능선은 유연한 곡선의 형태를 취함으로써 볼륨감과 입체감을 강조하는 차이가 있다

▲ 문예회관 대극장에 수를 놓아 설치된 무대막 작품. 손 교수는 '조명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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