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적색경보, 토양수분함량 60%대로...기우제라도 지내야 할판

마른 장마에 이어 고온 건조한 날씨가 지속돼 토양유효수분 함량이 60%대로 떨어지면서 제주지역의 농작물 가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제주도는 최근 육지지방과는 달리 마른 장마로 인하여 강수량이 예년의 31∼39% 수준에 불과하고 기온이 높아 농작물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전 시·군에 농작물 가뭄대책을 마련토록 시달했다. 한편 제주지역에서는 지난 26일부터 도, 시·군, 읍·면·동에 '가뭄대책 상황실'을 설치한 바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27일 현재 제주 해안지대 토양유효수분은 동서부 지역 가릴 것 없이 68.5%까지 떨어졌다. 중산간지대도 서부 70.2%, 동부 72.4%를 보이고 있다.

밭작물의 경우 일반적으로 토양유효수분이 65% 이하일 때 가뭄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가뭄 적색경보'가 내려진 셈이다.

엽채류와 고구마. 감자. 마늘의 경우 유효수분함량이 70% 이하로, 콩. 당근. 무 등은 68% 이하로 내려갈 경우 가뭄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하니, 이미 일부 작물의 경우 가뭄피해가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주도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부분의 작물의 생육상태는 양호하다 하나, 콩, 참깨, 땅콩, 밭벼 등 토심이 얕고 자갈이 많은 일부 밭에서는 한낮에 잎과 줄기가 시들다가 밤에 회복되는 '위조(잎말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증상이 심해지면 말라죽는 피해가 나타난다.

그나마 파종을 제때 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던 당근 주산지인 구좌읍 등 일부 지역에 27일 국지성 소나기가 내려 농민들의 속타는 마음을 조금 달래줬지만 가뭄 해갈에는 역부족이다.

한편 제주지방기상청 주간예보에 따르면은 현재 일본 남쪽 해상에서 북서진하고 있는 제10호 태풍 '남태우른'의 간접 영향으로 다음달 1∼2일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하여 기대를 걸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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