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속개 우여곡절 끝에 ‘제2공항 갈등해결방안 마련 촉구 결의안’ 채택

 

제주도의회가 국토교통부가 발주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중단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기본계획 수립 추진’을 전제로 당정이 합의한 갈등해소 노력을 위한 5개항에 대해서는 “도의회의 갈등해소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제주도의회는 27일 오후 제36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어 더불어민주당 정민구 의원(삼도1․2동)이 발의한 ‘제2공항에 대한 갈등해결 방안 마련 촉구 결의안’을 재석의원 39명 중 찬성 23명, 반대 13명, 기권 3명으로 채택했다.

결의안 발의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원철, 김경미, 양영식, 강철남, 고현수, 현길호, 이승아, 송창권, 좌남수, 홍명환, 강민숙, 강성민, 강성의, 이상봉, 김용범 의원 외에 정의당 고은실, 바른미래당 한영진, 무소속 허창옥 의원이 찬성 서명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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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안 채택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표결 직전 더불어민주당 고용호 의원(성산읍)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제주지역 국회의원 3명이 국토부와 당정협의회를 열어 재검토위원회 2개월 추가 연장 등 5개 사항에 합의했다. 여전히 찬․반 양론이 충돌하고 있고, 어제 도의회가 주관한 토론회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정회를 요청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같은 당 홍명환 의원(이도2동 갑)은 반대토론을 신청 “우리는 지방의회다. 중앙의 하부기관이 아니다. 도의회는 나름대로의 뜻과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며 정회 없이 표결을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제주도의회 고용호 의원(성산읍, 왼쪽)과 홍명환 의원(이도2동갑).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고용호 의원(성산읍, 왼쪽)과 홍명환 의원(이도2동갑). ⓒ제주의소리

표결은 30분 간의 정회 뒤에 이뤄졌다.

이어진 표결에서 대부분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찬성 표를 던졌지만, 송영훈(남원읍), 임상필(중문.대천.예래동), 김경학(구좌읍.우도면), 조훈배(안덕면), 박호형(일도2동갑) 의원 등 6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결의안은 찬․반 의견을 떠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절차적 투명성’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작성됐다. 이 결의안은 청와대와 국토부에 전달될 예정이다.

결의안은 먼저 제2공항 갈등이 확대되는 이유가 도민사회 내부의 충분한 공론화 과정의 부재, 입지 선정과정의 불투명성과 그 불투명성을 해소하는 과정에서의 불공정성에도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제2공항 추진 과정에 대해 “성산 후보지에 대한 입지적절성, 군 공역 중첩평가 누락, 안개일수 오류 등 사전타당성조사 내용의 각종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쟁점과 논란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운영된 제2공항 사전타당성 재검증 검토위원회는 쟁점 해결은커녕 결국 파행으로 종결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각종 문제점들과 의혹들이 해소되지 않은 채 기본계획 수립 절차를 국토부가 강행, 사회적 논란만 커지고 있다”면서 “지금과 같이 도민공론화 부족과 의혹에 대한 객관적 해소 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제2공항 추진에 따른 갈등은 더 큰 파국을 만들 뿐”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토부를 향해 “공항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과 입지 선정에 따른 모든 의혹들이 명명백백하게 객관적으로 해소되기 전까지 현재 진행중인 기본계획 수립 용역 절차를 중단해줄 것”을 촉구했다.

또 “이제라도 제2공항 추진과정에서 형식적인 절차만을 고집해서는 안된다”면서 “도민과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소통부재의 일방적 설명회, 반쪽 설명회가 아니라 국토교통부, 제주도를 비롯해 찬성·반대 단체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공개적이고 객관적인 토론회 개최 등 공론화 과정을 적극 추진할 것”도 촉구했다.

결의안 본회의 회부에 앞서 열린 환경도시위원회에서는 이날 오전 발표된 ‘당정 협의’ 결과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상봉 의원은 “오늘 아침 너무 실망스런운 결과를 접했다. 의혹해소를 위해 노력하자는 마당에 당정 협의 결과는 어제 환도위 토론회 내용과는 동떨어진 최악의 내용들로 채워졌다”며 “3명의 지역 국회의원이 참여한 당정협의에서 일방적으로 합의하고, 언론에 배포한 것은 도의회의 갈등해소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강한 유감”이라고 말했다.

강성민 의원은 “초선의원으로서 불만이 많다. 이처럼 중요한 현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토론하고 의결조율하는 과정이 전혀 없다. 11대 의회 들어 의원총회를 몇번이나 해봤느냐”라면서 “의회는 토론하는 곳이다.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이날 본회의 표결이 진행되는 본회의 장 앞에서는 제2공항 강행을 규탄하는 도청 앞 천막촌 사람들의 피켓 시위가 진행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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