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5주년-제주의소리에 바란다] 임병도 1인 미디어(아이엠피터TV 대표) 

[제주의소리]를 알게 된 것은 2009년이다. 당시 귀촌을 생각했던 나는 [제주의소리]를 통해 다양한 제주의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제살모’와 같은 인터넷 카페가 사는 이야기를 알려줬다면, [제주의소리]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해줬다. 

2010년부터 제주에 내려와 살면서 [제주의소리]는 내가 쓰는 기사의 아주 중요한 원소스였다. 매주 연재하던 제주 관련 기사나 데이터저널리즘 스쿨의 프로젝트 제출 때도  기사 발제에 많은 도움이 됐다. 

[제주의소리]는 강정 해군기지, 제2공항, 난개발 등 사안마다 빠르고 깊이 있는 연속 취재로 육지 언론사들도 종종 기사를 받아 쓴다. 문제는 풍부한 자료가 포함된 기사와 정보, 콘텐츠가 귀퉁이에 켜켜이 쌓여만 가고 있다는 점이다. 

오래전부터 언론 관련 강의를 할 때마다 도내 언론사에 제발 SNS를 하라고 했다. 1인 미디어는 기본이고 육지 지상파와 인터넷 언론사, 뉴미디어까지도 SNS를 통해 자사의 콘텐츠를 홍보하고 알리는 것이 기본이 됐다. 하지만 도내 언론사의 SNS 활동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지금은 도내 언론사들도 조금씩 SNS에 노력을 기울이지만, 아직도 미흡하다. 

도내 언론사가 굳이 타지 사람들에게까지 제주 뉴스를 알릴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언론이 가져야 할 무기 중의 하나가 영향력이다. 언론사의 영향력은 웹사이트 하나 만으로는 가질 수 없다. 

2016년 제주에 폭설이 내려 공항이 마비가 됐을 때 제주 도민들이 박스를 팔면서 폭리를 취했다는 육지 언론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나는 대형 박스의 원래 가격이 1만 원이라는 기사를 썼고,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육지 언론의 오보였음이 밝혀졌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 등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지역을 뛰어넘는 시대가 됐다. 지역 언론이라고 단순히 자사 웹사이트 하나만 붙잡고 사는 것은 퇴보했다고 봐야 한다. 제대로 된 기사와 좋은 콘텐츠는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유통해야 한다.  

[제주의소리]는 우리나라에 인터넷 언론사들이 처음 생기던 시기에 설립됐다. 벌써 15년이다. 인터넷 생방송 초창기 [제주의소리]는 랜선으로 현장 생중계를 했던 매체이다. 그만큼 발 빠르게 움직였던 제주의 뉴미디어가 지금은 그저 그런 인터넷 신문사가 되어가고 있다. 남들처럼 경마식 중계 보도만 할 것인가. 힘들게 탐사 보도했던 유의미한 기사들도 웹사이트에 잠시 올라왔다 사라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저 포털사이트에 기사를 올리는 흔하디 흔한 인터넷 언론사로 남을지, 제주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언론사가 될지는 [제주의소리] 기자들의 손에 달렸다. 

아이템피터는?

대표적인 국내 정치·시사 블로거이자 1인 미디어. 2002년부터 글을 써온 아이엠피터는 여느 블로거, 기자, 언론사 이상의 시야와 통찰력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그의 목표는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글’이다. 지난해 4월부터는 ‘아이엠피터TV’를 설립해 보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제주에 터전을 잡은 이주민 아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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