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ACS 제주캠퍼스 설립계획에 전교조 등 '불허' 촉구

제주영어교육도시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영어교육도시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지역에 다섯번째 국제학교가 개교할 움직임이 일면서 전교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3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주)ACS제주는 최근 싱가포르 학교인 ACS(Anglo-Chinese School)의 제주캠퍼스 설립계획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2월 20일 최초 설립계획승인 신청이 이뤄졌고, 한 차례 반려된 후 올해 2월 11일 보완 자료를 제출했다. 지난 7일에는 국제학교설립운영심의위원회가 열려 심의가 이뤄졌다.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ACS는 서귀포시 대정읍 제주영어교육도시 부지 11만3830㎡(연면적 5만4030㎡)에 유치원(k-9)부터 고등학교(Grade-12)까지 12학년 56학급 1130명의 학생을 수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설립목적은 '영어, 중국어, 한국어의 다중언어 교육을 기반으로 해 국제적인 비전, 도덕성, 지성, 기독교 신앙과 가치를 기반으로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을 갖춘 미래의 지도자들을 양성한다'고 명시했다. 개교 예정일은 2020년 10월 26일이다.

이와 관련 전교조 제주지부와 제주주민자치연대는 성명을 내고 "제주도교육청은 영리학교가 될 ACS국제학교 설립을 불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제주 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는 한국 교육 불평등의 대표적 상징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로, 일부 학교는 연간 학비가 6000만 원으로 넘어서고 있다. JDC가 추진한 국제학교의 경우에도 연간 5500만원 수준에 이르는 등 사실상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일반인들은 접근할 수 없는 그들만의 교육, 귀족학교로 전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제학교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내국인 학생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입학생 가운데 35%가 소위 ‘서울 강남 3구’ 출신으로 채워져 가고 있다며 "특히 ACS 국제학교의 경우 언론보도 등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싱가포르 학교의 직접 진출도 아닌 민간자본 투자 유치를 통해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식회사인 영리법인 학교인지 등 그 실체에 대해서도 아직은 구체화한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들 단체는 "ACS 국제학교 역시 연간 학비가 5000만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또다시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교육을 서열화시키는 ‘귀족 교육’, ‘주식회사 교육’을 확대하는 정책에 불과하다"며 ACS국제학교 설립 불허를 거듭 촉구했다.

한편, 제주도교육청은 설립계획이 제출됨에 따라 앞으로 3~4차례에 걸쳐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갖고 검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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